8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행안부 경찰국 설치 두고 여야 설전윤희근 "궁극적으로 수사·기소 분리돼야""'검수완박은 부패완판'에 동의하지 않아"
여야는 8일 진행된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지난 2일 출범한 경찰국에 대한 윤 후보자의 입장을 물었다.
서울경찰청장 출신의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행안부에 경찰국을 신설하는 핵심 명분과 이를 일선에서 집단 반발하는 논리의 핵심이 무엇이라 생각하나'라고 질의했다. 이에 윤 후보자는 "경찰국을 설치하려는 취지는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방안의 일환"이라며 "또 현장 경찰관의 지금과 같은 상황은 대한민국 경찰이 가진 독특한 역사에 대한 우려였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고위 경찰 간부, 총경 이상을 임명할 때 경찰청장의 추천으로 (행안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다"며 "우려의 핵심은 경찰청장의 (인사) 추천권이 실질적으로 형해화돼 (행안부 장관의) 제청권이 너무 강화된다는 것을 우려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청장이 중심을 잡고 하면 어떤 정권이 들어와도 제대로 할 수 있다"며 "추천권을 행사하는 경찰청장이 중심을 잡고 제청권자 장관과 잘 협의해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할 책무가 있다"고 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경찰국 설치 반대 이유인 '정치적 중립성'이 이중잣대라는 논리로 전국총경회의 등의 경찰 내 반발 움직임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경찰국 설치를 반대하는 일부 총경급 인사들이 '경찰국 설치가 정치적 중립성을 해하고 국민을 위해 모인 것'이라고 한 주장에 대해 "과연 국민들이 얼마나 공감할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또 서울경찰청장이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수사를 촉구하며 유튜브에서 처벌이 되니 수사하라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이런 식으로 정치적 중립성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서 무슨 경찰국 문제가 정치적 중립성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그 누구도 자성의 목소리를 낸 적이 없다"며 "막상 정치적 중립성이 처참히 무너졌을 때는 아무 말 안 하다가 왜 갑자기 무너질 수도 있다고 하니까 모여서 정치적 중립성을 외치는 의문스럽다"고 했다.
같은 당 박성민 의원 역시 경찰국 신설과 관련해 "과거 정부에서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밀실에서 일괄적으로 경찰 인사나 관리나 통제를 하던 것을 이제는 경찰국을 신설해서, 행정안전부 장관을 통해 제대로 양성화하자는 취지가 아니냐"며 "경찰의 일반적인 행정적 업무는 행안부를 통해서 지원하는 게 효과적이고 바람직하고, 경찰 수사 등 치안 업무는 경찰청 내에서 독립적으로 담당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윤 후보자는 "지적한 부분의 일정 부분에 공감한다"고만 짧게 답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기본소득당 등 야당은 경찰국이 법률이 아니라 시행령에 의해 설치된 점을 지적하며 정면으로 헌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윤 후보자에게 "경찰국 설치는 법률에 근거했나. 시행령에 근거했나"라고 물으며 "헌법 제96조에는 행정 각부의 설치 조직과 직무 범위는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돼 있다. 경찰국 설치는 헌법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조직법 제34조에는 행정안전부 장관 사무의 치안을 제외했고, 경찰청의 조직 범위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따로 법률로 정한다고 돼 있다"며 "이 법률이 경찰법인데 경찰법에 경찰청은 행안부 외청으로 두고 국가경찰의 인사 예산 등에 관한 주요 정책 및 국가경찰 업무 발전에 관한 사항에 대해 국가경찰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국 설치에 대한 심의 의결 거쳤나"라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자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고, 문 의원이 "경찰법 위반한 것 아닌가"라고 재차 묻자 윤 후보자는 "그 부분에 대해 지금 법적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문 의원은 "누가 봐도 알 수 있지 않나. 법조문대로 해석해 보면. 심의 의결을 거치지 않았으니까 경찰법을 지키지 않는 건 맞지 않나"라고 거듭 따지자 윤 후보자는 대답하지 못했다.
김철민 민주당 의원도 "14만 경찰들 당사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이해시키고, 무엇보다 가장 큰 권력인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시킨 다음 경찰국을 설치해야 한다"며 "이러한 절차 없이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찍어 내리듯 일방적으로 경찰국을 설치했다는 데 가장 큰 문제점이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윤 후보자의 전국총경회의 해산 명령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분명 대통령실 실력자나 이상민 장관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지시를 받은 적이 있나"라고 묻자, 윤 후보자는 "없다"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이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이 대기발령을 받고 징계 대상에 올랐다. 이분이 역모를 꾀한 것도, 쿠데타·반란을 일으킨 것도 아닌데 후보자가 힘이 있다면 징계를 받는 총경을 징계 해제해 경찰들 사기를 올려줄 수 있는 의향이 있느냐"고 따졌다.
윤 후보자는 "사실관계 확인중이라는 말씀을 드린다. 이후 사안의 경중에 따라 판단하겠다"며 "당일 회의 참석자들을 일괄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개인별 사안의 경중에 따라 사실 조사 후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윤 후보자는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에 대한 질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검수완박은 부패완판'이라는 주장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윤 후보자에게 "검찰이 현재 부패범죄·경제범죄 2대 분야에 대해 직접 수사 개시권을 가지고 있는데, 이 2대 분야에 대해서도 수사개시권이 경찰로 완전히 이관되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느냐"고 묻자 윤 후보자는 "궁극적으로 수사·기소는 분리돼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용 의원이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에 '검수완박은 부패완판'(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가 완전히 판치는 사회)이라는 말로 검경 수사권 완전 분리에 완강한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검찰의 수사관이 경찰로 완전히 이관되면 부패가 판을 칠 것이라는 인사권자의 견해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질의했다.
윤 후보자는 "저는 (경찰청장) 후보자로서 그 말씀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 용어를 대다수 국민이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뉴스웨이 문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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