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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부산이전 질타'에 호된 신고식(종합)

2022 국감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부산이전 질타'에 호된 신고식(종합)

등록 2022.10.20 18:57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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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로드맵도 없이 본점 이전 강행" 맹공 강석훈 "판단은 정부가···국회 설득할 것""대한항공이 아시아나 지원해야" 주장도

KDB산업은행, 대우조선해양-한화그룹 2조원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 체결.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전략적 투자유치 절차 개시와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 회장은 이날 대우조선해양과 한화그룹이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KDB산업은행, 대우조선해양-한화그룹 2조원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 체결.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전략적 투자유치 절차 개시와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 회장은 이날 대우조선해양과 한화그룹이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출석한 국정감사에서 본점 부산 이전과 '우량여신 이관' 논란, 조선·항공 등 기업 구조조정 현안을 둘러싼 정치권의 날선 질의에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특히 강석훈 회장은 정부가 직원의 의사와 절차를 무시한 채 산업은행 본점 이전을 강행하려 한다는 야당 측의 연이은 지적에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절차 무시한 정부"···野, '산업은행 이전 강행' 질타=2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의 화두는 '산업은행의 이전' 건이었다.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산업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옮기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를 놓고 은행 안팎에서 갈등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본점을 지방에 두면 기업 구조조정과 해외진출 지원, 혁신 생태계 조성 등 핵심 기능이 위축될 것이란 이유다.

무엇보다 산업은행을 이동시키기 위해선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는 한국산업은행법 4조 1항을 수정해야 하는데, 국회의 동의도 없이 은행 차원에서 준비에 나선 게 화근이 됐다.

먼저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를 패싱하고 일방적으로 이전을 진행하기 때문에 직원과 노조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것"이라며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진행이 될 수 없고, 이전지가 왜 부산인지도 설득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재호 의원도 "몇몇 직원을 내려 보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며, 정부가 공공기관 이전을 결정했다면 국회와도 논의해야 한다"면서 "더 이상 지역 사회에 희망고문을 하지 말고 국가가 어떤 차원에서 로드맵을 만들었는지 제시해 달라"고 촉구했다.

박성준 의원 역시 "정부가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공약을 파기한 것으로 안다"며 "큰 그림도 없이 산업은행만 이전하면 지역이 발전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김성주 의원은 "국민연금공단 본사가 전주로 이전한 2013년엔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통과한 뒤에야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승인 등 후속 절차가 이뤄졌다"면서 "정부가 앞질러 가고 있는 게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강석훈 회장은 "산업은행법이 개정돼야 부산 이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뚜렷한 계획 없이 은행만 옮긴다고 해서 지역이 발전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판단은 정부가 하는 것이고, 은행으로서는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해명했다.

이어 "공공기관장으로서 국회를 설득하는 게 제 역할이라 생각한다"면서 "직원과도 은행 경쟁력 유지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시가 산업은행에 45층 신사옥 건립안(사업비 4000억원 규모)을 제시했다는 소문엔 "통상 이전하는 기관이 관련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모른다"고 일축했다.

◇"우량여신 이관은 폐기된 사안···검토한 바 없어"=국감 중엔 '국책은행의 우량여신 민관 이관' 의혹에 대한 질의도 잇따랐다. 앞서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산업은행의 SK하이닉스와 현대제철 등 기업 여신 이관 시나리오 분석 문건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기 때문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마찬가지로 강 회장도 "검토한 바 없다"고 반박했지만, 산업은행이 문건 유출자 색출에 나선 게 재차 도마에 올랐다.

이용우 의원은 "국책은행 자산 이관 문제를 실무자끼리 협의한 것은 물론 이를 윗선에 보고하지 않은 것 자체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오기형 의원도 "인사부 감찰 담당자가 문건 유출자를 색출한다는 제보가 있는데, 공익신고자법 위반 이슈가 있다"면서 "우량자산 이관을 검토한 적도 없다면서 제보한 사람을 찾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백해련 정무위원장 역시 "제보자를 색출할 게 아니라 산업은행의 자산을 요구하는 금융위에 문제를 제기하는 게 맞다"고 거들었다.

강 회장은 "은행 법무실에서 공익신고자가 아닌 것으로 검토했고, 내부자 단속도 아니다"라면서 "다른 기관과 의견 교환 과정에서 폐기된 사안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을 방관하는 게 CEO의 역할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시아나항공, 자본잠식 상태···대한항공 지원 필요"=대우조선 아시아나 =강 회장은 최근 한화그룹으로의 매각이 확정된 대우조선해양, 대한항공과 통합 작업을 앞둔 아시아나항공 등 구조조정 현안에 대한 입장도 공유했다.

항공사 통합과 관련해 강 회장은 "미국 경쟁당국의 심사가 가장 중요한데, 합병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지금으로서는 통합이 무산되는 데 따른 '플랜B'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강 회장은 "환율 상승과 맞물려 외화부채가 많은 아시아나항공이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라면서 "합병이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회사 스스로의 자구 노력과 대한항공의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미국·영국·EU 등 5개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 들어 코로나19로 정체됐던 심사가 재개되는 양상인데, 지난달 호주 당국은 두 항공사의 합병을 승인했다.

강 회장은 대우조선을 불과 2조원에 매각했다는 이른바 '헐값' 논란엔 "2008년엔 대우조선이 시가총액 10조원 규모의 기업이었지만, 최근엔 그 수치가 2조원으로 줄었다"며 지금의 가치를 반영했음을 강조했다.

이밖에 대우조선 고용승계 건을 놓고는 "수주 실적을 봤을 때 인력이 필요한 시기"라면서 "한화그룹이 R&D 투자 등으로 더 많은 인력을 고용하도록 지원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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