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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보험업계 "카카오 사태 이후에도 기업 재해보험 관심 미미"

금융 보험

보험업계 "카카오 사태 이후에도 기업 재해보험 관심 미미"

등록 2022.10.25 10:01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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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맞춘 '종합배상책임보험' 리뉴얼 상품 등장"업체측 리스크 인식 확대 없인 변화 어려워""제도적 변화도 힘들 듯···기업마다 사정 달라"

남궁훈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 대규모 먹통 사태 대국민사과-경기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 모습.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남궁훈(왼쪽) 카카오 각자대표가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한 대규모 먹통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진행한 19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 모습.남궁훈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 대규모 먹통 사태 대국민사과-경기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 모습.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남궁훈(왼쪽) 카카오 각자대표가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한 대규모 먹통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진행한 19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 모습.

'카카오 먹통 사태'를 계기로 기업 보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커졌지만 정작 우리 기업의 관심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보험사에서 사이버 위험까지 보장하는 상품을 취급하기도 하나, 보험업계는 리스크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기업의 인식 전환 없인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걱정은 카카오가 주 데이터센터로 쓰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의 화재 사고로부터 출발한다. 이로 인해 카카오 서비스 이용자가 막대한 피해를 입고도 보상을 받을 길이 없어서다.

물론 SK C&C도 재산종합보험과 배상책임보험 등 의무 보험에 가입했다. 그러나 이는 건물과 서버가 입은 화재 피해를 주로 보장하기 때문에 카카오 소비자와는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상품이다. 카카오 등 입주사의 일반 배상책임보험 보상한도 역시 7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무료 서비스 이용자까지 보상하기로 한 카카오가 수백억원을 들여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적은 액수다.

결국 카카오 측의 안일한 대비와 이번 사고에 적합한 보험 상품의 부재가 또 다른 고민을 낳은 셈이다.

다만 상품이 없었던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B2B(기업간 거래)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보험의 특성상 개별 사안에 대한 상품이 존재하기 어려워서다.

일반적으로 소비자 피해에 대한 보험 등 특수한 상품(특종보험)은 기업체의 요청에 의해 설계된다. 가령 '가구 구독보험' 사업을 하는 업체가 가구 훼손에 대한 보험 상품을 요구하면, 보험사는 데이터 분석 후 요율을 조정해 이를 인수한다. 대부분 비슷한 조건으로 판매되는 개인 상품과 차이가 있다.

A보험사 관계자는 "기업보험의 경우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상품이 설계된다"면서 "기업 재해보험이나 재산종합보험 등 의무 보험을 넘어서는 상품은 이미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기업체의 사고가 바뀌어야만 보험사도 보다 다양한 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B보험사 관계자는 "중대재해보상법 재정 이후 사회적 인식 변화로 점차 해당 보험에 가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면서 "이처럼 의무보험을 넘어선 기업보험은 반드시 기업체의 의지가 있어야 판매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시의적절하게 상품을 내놓은 곳도 있다. 일례로 에이스손해보험은 카카오 먹통 사태 이후인 지난 19일 '제조업종합배상책임보험'을 영업·생산물배상 보장에 제조 오류나 사이버 리스크까지 보장하는 쪽으로 리뉴얼 했다.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로 기업 배상책임보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리라는 기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 이후에도 기업의 배상책임 보험 가입 의지는 미미한 실정이다. 손해보험사 측에 배상책임보험 관련 요청이나 문의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C보험사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선 관련 문의가 크게 늘거나 하는 움직임은 없다"면서 "국회에서 기업의 보상책임 한도를 높이는 등 조치가 실질적으로 있을 수 있으나, 기업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실현되기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카오 먹통 사태와 같은 대형 재해가 일어난 시점에만 반짝 사회적인 이슈가 됐다가 금방 관심이 없어지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사업체 입장에서는 의무보험 이상의 상품 가입은 비용이 되기 때문에 인식 변화 없이는 이같은 이슈는 되풀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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