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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강아지 전문약' 개발 몰두나선 제약사···1.3조 시장 공략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강아지 전문약' 개발 몰두나선 제약사···1.3조 시장 공략

등록 2022.11.29 14:37

수정 2022.11.29 18:02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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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파이프라인 활용한 반려견 '영양제·당뇨약' 임상 활발신약개발 기업들, 뇌질환·암 등 치료에 필요한 전문약 개발도 반려동물 시장 6조원 전망, 제약 부문도 전년比 10% ↑

'강아지 전문약' 개발 몰두나선 제약사···1.3조 시장 공략 기사의 사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반려동물 의약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영양제부터 질환에 쓸 수 있는 전문약까지 범위도 다양하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이들이 늘면서 건강과 관련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고, 기존의 역량으로 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웅그룹 지주사인 대웅은 지난해 8월 한국수의정보를 인수하고 반려동물 헬스케어 전문 자회사 '대웅펫'을 출범시켰다. 2019년 설립된 한국수의정보는 반려동물 의약품 임상시험, 비대면 진료 기기 개발 및 컨설팅업을 제공해왔다.

'대웅펫'은 1년여간의 개발 및 준비 기간을 거친 후 최근 반려동물용 프리미엄 영양제 '임팩타민펫' 2종(임팩타민펫 강아지, 임팩타민펫 고양이)을 출시하며 반려동물 시장에 출사표를 알렸다. 해당 영양제는 계열사인 대웅제약의 스테디셀러인 '임팩타민'을 반려동물 전용 비타민 제품으로 개발한 것이다.

그간 국내 반려동물 시장에서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원료를 사용한 점을 강조하는 '휴먼 그레이드'가 주목을 받아왔다. 대웅펫은 이를 넘어 '휴먼 스탠다드'라는 원칙을 세워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휴먼 스탠다드는 원료 선정, 생산, 품질관리, 영양성분 표시의 기준까지 사람이 먹는 건강기능식품에 맞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대웅펫 관계자는 "내달 초 반려동물 전용 브랜드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대웅제약의 주요 제품들을 반려동물 전용으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재봉 대웅펫 대표도 "대웅펫은 제약 바이오 분야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반려동물 건강보조제품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웅제약은 계열 내 최고 신약으로 개발 중인 SGLT-2 억제제 경구용 제2형 당뇨병 신약 '이나보글리플로진'(DWP16001)을 반려동물 대상 의약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현재 두 차례의 연구자 주도임상으로 유효성 및 안전성을 확인한 상태다.

반려견의 당뇨병은 약 300마리 중 1마리, 반려묘는 약 200마리 중 1마리에서 발생되지만, 당뇨병 치료 목적의 경구용 동물의약품은 없고 대부분 인슐린 주사로 치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 반려견의 경우 투여 용량에 민감한 인슐린 제제의 특성상 과량 투여 시 저혈당 쇼크 및 케톤산증 등의 부작용을 주의해야 하고 소량 투여 시 혈당 조절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인슐린과 경구용 당뇨치료제인 'DWP16001'을 병용 투여해 낮은 인슐린 용량으로 우수한 혈당 조절 연구 결과가 확보된다면 현재 인슐린 주사 치료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약개발 기업 지엔티파마는 자사의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 신약 '제다큐어 츄어블정(제다큐어)'이 반려견 뇌수막염에도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제다큐어 품목허가 임상시험을 총괄한 연구팀들은 뇌수막염 환견과 쥐 모델에서 제다큐어의 효과를 확인한 상황이다.

제다큐어는 뇌신경 및 퇴행성 뇌질환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지엔티파마의 실용화 제품 1호다. 사람의 알츠하이머 치매와 유사한 인지기능장애증후군을 앓고 있는 반려견에서 기억력과 일상생활개선 효과가 뚜렷하고 안전하다는 사실이 입증돼 지난해 2월 국내 최초 동물용의약품 합성신약으로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승인을 받았다. 유한양행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현재 1300개가 넘는 동물병원에서 처방되고 있다.

그래픽= 박혜수 기자그래픽= 박혜수 기자

HLB(에이치엘비) 그룹사인 비임상 유효성 검사 기업 노터스는 '펫 케어 전문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HLB생명과학의 반려견 유선암 치료제 개발에도 동참하고 있어 그룹 내 시너지도 높일 계획이다.

HLB생명과학은 지난 3월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반려견 유선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허가용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확증 임상이 진행중이다. 노터스 관계자는 "반려동물 용품 외에도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동물 치매 치료제,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 플랫폼 기업인 인벤티지랩은 반려동물 심장사상충 예방약 'IVL2001'의 제품화에 성공해 국내 출시했으며, 올해 글로벌 동물의약품기업 버박과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을 체결하기도 했다.

동국제약은 간판 제품인 잇몸약 '인사돌'과 유사한 성분으로 만든 반려견 잇몸병 치료제 '캐니돌 정'을 판매하고 있다. 캐니돌 정은 치아지지조직질환과 치은염에 효능·효과가 있는 동물의약품으로,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코스닥 상장기업 대한뉴팜은 반려동물 전문의약품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반려동물병원 전용 브랜드 '디앙쥬'를 론칭하고 첫 제품으로 복합생균제인 'UD 프로'를 출시했다. UD프로 반려견과 반려묘에서 신장질환 개선효과가 확인된 제품이다.

대한뉴팜은 연내 항구토제, 심장사상충 예방약, 항진균제 및 NSAIDs 제의 반려동물전문 의약품과 췌장기능개선제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새로운 브랜드 론칭과 함께 반려동물에게 흔히 발생하는 신장질환에 효과적인 제품을 출시했다"며 "앞으로도 반려동물의 건강을 우선으로 하는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2015년 1조9000억원에서 2020년 3조4000억원으로 5년간 78.9% 성장했다고 보고 있다. 오는 2027년에는 6조55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펫 제약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동물약품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동물용의약품, 동물용의약외품, 동물용의료기기 등을 포함한 동물약품 시장규모는 1조3481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국내 반려동물 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더라도 의약품 시장의 성장잠재력이 크고 제약사들의 역량을 바탕으로 의미 있는 상품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펫사업은 중소기업 난립이 심했다. 반면 제약사들은 동물 임상 데이터를 많이 가지고 있고, 동시에 임상시험 진행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투자를 본격화하는 것"이라며 "경쟁회사가 많아 살아남기 쉽지 않겠지만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다. 제약기업들의 진출로 의미 있는 제품이 나올 거라는 기대가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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