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 계열사 사장단 26일 용인서 회의 개최내년 경영여건 악화···상황공유·대응전략 논의 삼성전자, 내년 영업익 올해 대비 37% 감소 전망비상경영 돌입···반도체 부문 1~2분기 적자전망도
2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삼성그룹 전 계열사 사장들은 지난 26일 경기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올해 경영 성과와 내년 계획을 점검했다. 현재 동남아시아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불참했다.
삼성 사장단이 모인 것은 내년 경영 여건이 예상보다 나빠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함께 대응전략을 모색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은 그동안 위기 상황이 생길 때마다 경영진들이 모여 사장단 회의를 진행해왔다. 올해의 경우 6월 전자 계열사 사장단 회의가 열렸으며 9월에는 전자 및 금융 계열사 임원들이 모여 글로벌 경영환경을 공유하고 대비책을 모색했다. 특히 당시 이 회장이 회의가 끝난 뒤 오찬에 참석해 주목 받기도 했다.
삼성은 중심축인 삼성전자의 실적이 흔들리며 위기감이 커졌다.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는 최근 사업부에 따라 경비 절감을 지시하는 등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직원에 지급하는 하반기 TAI(목표달성장려금)도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이 반도체 업황 악화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하락한 73조6222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47.6% 줄어든 7조2714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전인미답의 매출 300조원 시대를 열었다고 볼 수 있으나 이익이 전형적인 상고하저의 용두사미 추세를 보이며 매출 300조원이라는 마일스톤의 의미가 퇴색됐다"고 말했다.
내년 전망도 어둡다. 금리인상의 누적 효과로 인한 수요 둔화와 메모리 재고 조정으로 반도체 기업의 실적 추가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매출액 294조3614억원, 영업이익 29조4715억원을 거둬 올해 대비 각각 3.7%, 36.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적자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적자를 기록한다면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NH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내년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밝혔으며 대신증권 1분기 695억원, 2분기 674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뒤 3분기부터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업계 내 최고의 원가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4분기 낸드 영업적자를 시작으로 내년 2분기에는 D램까지도 영업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당 부문을 감안 시 삼성전자 역시 하반기부터는 공급 조절에 동참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외에 삼성전기, 삼성물산 등도 내년 소폭의 역성장이 우려되고 있다. 삼성전기의 경우 IT제품 수요 감소폭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며 실적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다.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개선 효과를 크게 본 삼성물산도 내년의 경우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예고됐다.
한편, 재계에서는 이재용 회장 복권 이후로 계열사 사장단들의 회동이 잦아지며 사장단 회의가 정례화 될지 주목하는 모습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재용 회장의 취임 이후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 대외 거시경제 지표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고된 상황"이라며 "이 같은 상황이 맞물려 사장단 회의가 열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도 경영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사장단 회의를 열고 직접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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