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문별 수익모델 고도화 주문하고IB·글로벌 등 신사업 확장도 예고
그러면서도 이들 CEO는 IB(투자은행)·자산관리·글로벌 등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고 신사업에도 신경을 쏟음으로써 다가올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2일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2023 신년사'를 통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작금의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덩치를 키우는 게 아니라 혹한기·빙하기가 왔을 때 견딜 수 있는 체력을 기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업부문별 내실 있는 성장과 수익기반을 공고히 하자"면서 "비우호적이고, 불확실한 시장 환경을 감안해 부문별 전략방향을 정립하고 핵심사업을 끈덕지게 추진해 수익모델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글로벌 위기의 폭풍이 거세고, 3고 현상이 불러온 저성장 앞에 우리 사회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더욱 험난한 환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역시 "올해도 전세계적으로 시장 환경은 한층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 밝은 새해를 보면서도 기대보다는 불안감 속에 한 해를 시작하게 됐다"며 "희망론을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글로벌 최고 금융회사 CEO가 한목소리로 걱정하는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더 크게 느껴진다"고 언급했다.
이날 취임한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도 첫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올해 많이 어려울 것 같다"면서 "경각심을 갖고 도전 정신으로 적극 개척하겠다"는 소감을 공유했다.
이처럼 주요 금융그룹 회장이 무거운 화두로 새해를 시작한 것은 금융권을 둘러싼 어두운 전망에 기인한다. 원자재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 등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에 언제든 불길이 옮겨 붙을 수 있으니 '지속가능하고 내실 있는 성장'을 도모할 때라는 판단에서다.
동시에 이들 CEO는 기업금융이나 글로벌 사업을 중심으로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매진해달라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함으로써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찾아 나서자는 얘기다.
윤종규 회장은 "미래성장동력 강화를 위해서는 글로벌 사업의 확대가 필수"라면서 "글로벌 영업기반을 안정화하고, 비금융사업의 성과를 창출하는 동시에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일환으로 계열사의 동남아 네트워크를 추가로 확장하는 한편, 선진국 시장에선 싱가포르·런던·뉴욕 등 주요 거점을 대형화하고 국내 고객의 해외투자 수요 증가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기업금융(IB)·외국환·자산관리·캐피탈·신탁 등 잘하는 것을 전면에 내세워 강점을 극대화해야 한다"면서 "보험·카드·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M&A를 포함한 모빌리티·헬스케어·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투자로 업의 범위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IB·자금·자산관리 등 강점과 노하우가 명확한 분야를 기반으로 해외에 진출해 핵심사업으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지역·업종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M&A와 디지털 금융을 통한 하나금융의 글로벌 영토를 확장할 것"이라고도 자신했다.
이와 함께 손태승 회장은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시장 환경이 어려울수록 수익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손 회장은 "올해 최우선 전략은 '차별적 미래성장 추진'을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증권·보험·벤처캐피탈(VC) 등 비은행 부문 인수에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울러 손 회장은 자산운용·관리, 연금시장, CIB(기업투자금융), 글로벌 분야의 경우 2023년이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그는 "자산운용 본원 경쟁력을 확보하고 연금시장 역시 소비자 주도형 자산관리 트렌드에 맞춰 질적·양적 성장을 이뤄야 한다"면서 "CIB 분야는 우량자산 비중을 높이면서 비이자수익은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은 동남아시아 법인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등 효율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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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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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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