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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실 없는 성장만···거품 빠진 수제맥주

내실 없는 성장만···거품 빠진 수제맥주

등록 2023.01.05 15:57

수정 2023.01.06 15:53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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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수제맥주 매출신장률 두 자릿수대로 '뚝'제주맥주·세븐브로이·어메이징브루잉 등 성장세 꺾여

내실 없는 성장만···거품 빠진 수제맥주 기사의 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홈술·혼술' 열풍으로 한때 인기를 끌던 수제맥주 시장의 거품이 서서히 빠지는 모양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에서 3년 동안 세 자릿수의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던 수제맥주 매출은 지난해 두 자릿수대로 하락했다.

CU의 수제맥주 매출신장률은 ▲2020년 498.4% ▲2021년 255.2% ▲2022년 60.1% 순으로 하락했다. GS25 또한 매출신장률이 ▲2020년 381.4% ▲2021년 234.1%에서 지난해 76.6%로 떨어졌다.

최근 몇 년간 수제맥주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지난 2019년 여름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아사히', '삿포로' 등이 밀려난 자리를 수제맥주가 채워나갔다. 주세법 개정에 이어 코로나19로 집에서 간단히 술을 마시는 트렌드까지 확산한 것도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에 벤처캐피탈들의 뭉칫돈이 몰리기도 했다. 세븐브로이는 2021년 14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2021년 4월 8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이어 지난해에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로부터 3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더쎄를라잇브루잉은 2021년 10월 다산벤처스·티인베스트먼트·마젤란기술투자 등으로부터 총 47억원을 투자받았다.

하지만 이 같은 외형 성장이 질적 성장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맥주 소비가 다시 가정시장에서 유흥시장으로 돌아온 데다 그간 업체들이 우후죽순 제품 출시를 이어온 탓에 경쟁을 더욱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수제맥주 업계는 내실 없는 성장만 거듭한 셈이다.

먼저 제주맥주는 2015년 법인 설립 이후 적자를 지속하는 중이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제주맥주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8.3% 감소한 6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3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억원가량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다. 3분기 누적으로도 매출액은 8.7% 줄고 영업손실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지만, 주가는 1000원대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상장 직후 장중 6000원을 넘겼던 주가는 내림세를 거듭하며 지난해 11월에는 1250원까지 내려앉기도했다. 4일 종가는 1325원이었다.

흑자를 내던 세븐브로이맥주 또한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지난해 연결기준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74억원, 영업이익은 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 35.8% 감소한 수치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또한 지난 2021년 2024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지만, 이를 잠정 중단했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테슬라 상장 요건 충족이 어려워 포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가정시장이 활성화하며 수제맥주 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났고 제품도 수없이 많아졌다"면서 "하지만 엔데믹 이후 소비자들이 다시 유흥시장으로 돌아오면서 수제맥주 업계의 거품이 빠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고 이름이 알려져 투자를 받은 업체조차 휘청이는데 이보다 더 영세한 업체들은 사정이 더욱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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