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지났는데 지난 1차 간담회 수준에 그쳐초저금리 금융지원 및 주거지원 실효성 '글쎄''빌라왕' 피해자 '절반'이 보증보험 미가입자피해자 "제대로 된 전세사기 지원책 제시해라"
"설명회 내용은 단톡방에서도 이미 다 나온 내용이다. 여긴 모인 피해자들은 전세보증보험 미가입자 방안을 들으려고 여기 모인 것인데 전부 '검토중' 이라고만 답변하고 대응책은 찾아 볼 수가 없다"
"차관님이나 여기 설명회 오신분들 중에 실제로 전세피해지원센터가서 상담 받아보신분 있느냐. 피해자들 사이에선 '별 의미 없다', '원론적인 이야기' 일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제대로 된 지원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이른바 '빌라왕'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책을 내놨지만 대응책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설명회는 지난 1차 설명회 이후 두 번째로 열렸지만, 발표 내용이 1차 간담회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10일 국토교통부는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2차 전세사기 피해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전세보증보험 미가입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새롭게 발표된 내용은 '보증보험 미가입자의 전세자금대출 만기 연장을 위한 은행 협업'과 '임차인별 피해 상황 파악'(HUG) 등 두 가지에 불과했다. 보증보험 가입자 대상 피해 간담회가 열린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세부 현황 파악은 아직 시작조차 못 한 모습이다.
설명회에서는 전세 사기 피해자 보증금 반환의 핵심인 빌라왕 김씨 부모의 상속 여부나 경매 집행사항 등에 관해선 언급되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인 정보를 이유로 법원에서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사항이 파악되지 않았다"면서 "파악되는 대로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전세사기 일당 부당이익 환수 등 보증금 반환을 위한 실질적 대응 진행 상황과 관련해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이원재 국토부 1차관은 "부당이익 환수와 관련해선 경찰에서 수사 협조를 요청하는 경우 부동산 거래와 자산 현황 자료 등을 제공하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필요하면 이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전세사기 피해자 A씨는 "설명회 내용은 전세사기 피해자 단톡방에서도 이미 다 나온 내용이다. 여긴 모인 피해자들은 전세보증보험 미가입자 방안을 들으려고 여기 모인 것인데 전부 '검토중'이라고만 답변하고 대체 대응책은 어디 있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현장에 모인 보증보험 미가입자는 상황은 더 심각하다. 보증보험 가입자는 김 씨 부모가 주택 상속을 결정하면 보험 처리를 거쳐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미가입자는 강제 경매 절차를 거쳐 보증금을 회수해야 한다. 경매 절차를 밟아도 보증금 전체 회수는 어렵다.
전세사기 피해자 B씨는 "경매 낙찰받아서 집을 되팔아도 우리에게 얼마가 남겠느냐"면서 "집값은 떨어졌고, 대출이자는 이렇게 높은데 결국 전부 빚이다. 이런 이야기 들으려고 연차내고 이자리에 온게 아니다"며 울분을 토했다.
실제 빌라왕 피해자의 46%(525명)는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토부는 보증보험 미가입자를 위해 초저금리 금융 지원과 거처 제공 등을 약속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국토부는 앞서 보증보험 미가입자를 대상으로 가구당 최대 1억6000만 원을 연 1%대 금리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저리 지원금액은 수도권 빌라 평균 전셋값보다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주거지원 역시 HUG 강제관리주택 입주 실적은 10건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지역에선 전세사기 피해자의 LH 매입임대주택 입주 지연 사례도 보고됐다. 이에 국토부는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심사 등이 완료되는 대로 공공임대 입주절차를 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토부의 전세사기 피해 예방과 임차인 지원안을 담은 종합대책은 이달 발표될 전망이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jhchul37@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