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화물연대 파업···정상화기간까지 최대 2달 손해 봐원베일리 시공사 삼성물산도 조합에 2달 공기 연장 요청건설협회, 전국 현장 지체보상금 1일 1600억원 규모로 추산
지난해 말 화물연대 파업의 여파가 전국 건설현장에 불어 닥치고 있다. 파업 복귀 후 정상화기간까지 고려하면 약 2달가량 공사가 지체돼 비용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공사 입장에선 사업주와 공사기간 연장을 협의하지 못할 경우 막대한 지체상금을 물거나 법적 공방을 벌여야 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건설업계는 원베일리 사례처럼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공사 중단했던 현장들의 공사기간 연장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사기간을 연장하지 못한 상태에서 준공 기한을 넘기게 되면 작게는 일일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까지 지체보상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보름가량 진행됐던 화물연대파업기간 동안 전국 1269개 건설현장 중 751곳(59.2%)에서 레미콘 타설이 중단됐다. 이외에도 철강 등 자재 운송에 차질을 빚어서 공사가 늦춰진 곳까지 더하면 900곳이 넘는 현장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었다.
대한건설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이 현장들의 지체보상금을 더하면 그 규모가 하루에 약 1600억원에 달한다. 파업한 기간은 보름가량이지만 현장을 정상화하는 데 걸린 시간까지 고려하면 1달 반에서 2달가량 공사가 지연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9조원이 넘는 금액이다. 사업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증가한 대출이자 등 금융비용 등을 고려하면 업계가 입을 손해액은 이보다도 더 커진다.
시공사들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공사가 지연된 것은 업체의 탓이 아니라 거스를 수 없는 외부 요인에 해당하기 때문에 공사기간을 연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토교통부와 대한건설협회도 지체보상금을 부과할 수 없다는 취지로 유권해석을 하고 있다.
문제는 건축주 대부분이 공사기간 연장을 탐탁지 않게 여긴다는 것. 거의 대부분의 건축주는 사업비용을 대출을 받아 조달하기 때문에 공사기간이 길어지면 금융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 보상금 없이 공사기간을 연장해주면 그 손해를 건축주가 고스란히 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을 일으킬 때 연체이자율을 산정하는데, 공사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은 연체이자율을 기준으로 사전에 금액이나 비율을 정해놓고 일할 계산한다"면서 "이 때문에 특히 재개발‧재건축 등 금융비용 증가에 민간한 조합 사업 등에선 공사기간 연장에 대한 거부감이 더 크다"고 했다.
만약 건축주와 시공사가 공사기간 연장에 대한 합의를 하지 못할 경우엔 법적 분쟁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시공사는 공사기간이 지연되면 사전에 작성한 계약서에 따라 지체보상금을 줘야 하는데 이 금액이 과도하다고 판단하면 법원에서 조정을 받을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자연재해로 인한 공사기간 연장을 두고도 합의를 보지 못하는 현장이 많다"면서 "파업으로 인한 공사 중단과 사업지연에 시공사의 책임이 전혀 없는지 등도 법리적으로 다투어 볼 요소가 많아서 향후에 화물연대 파업 관련 지체보상금 분쟁이 늘어날 가능서이 있다"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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