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맥주 1ℓ당 붙는 세금 885.7원···30.5원↑소주 원가 부담 가중···설 이후 병값 40원 오를 전망출고가 인상, 자영업자·소비자 부담으로 고스란히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전날 '2022년 세제개편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올해 정부는 맥주와 탁주 대상 지난해 물가상승률 5.1%의 70%인 3.57%의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4월부터는 맥주와 탁주에 붙는 세금이 리터(ℓ)당 각각 885.7원, 44.4원으로 오른다. 이는 전년 대비 30.5원, 1.5원 인상된 금액이다. 세 과세 체계는 오는 4월 1일부터 적용된다.
맥주 생산업체들은 통상 주세 상승 폭의 2~3배의 출고가를 인상해왔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지난 2021년 주세가 0.5% 올랐을 때 맥주 출고가를 1.36% 올렸다. 지난해에도 주세가 2.49% 오른 뒤 출고가를 7.7~8.2% 인상했다.
소주는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소주병을 제조하는 제병업체들은 지난해 연말 소주 생산업체에 병값 인상을 통보했다. 제병업체들은 현재 180원에 납품하고 있는 병값을 40원 올려 220원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값 인상은 공용병인 녹색병과 푸른병인 이형병에 모두 적용된다. 주류업체들은 설 이후께 병값이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류업계는 맥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원부자재 가격의 경우 원가 절감 대책을 강구할 수 있지만, 세금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소주의 경우는 상황이 다소 다르다. 애초에 소주업체가 원부자재 가격 인상을 이유로 1년에 한 번씩 가격을 인상한 사례는 거의 없어서다. 맥주에 비해 '서민 술'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어느 정도 원가를 부담하고 나서 3~4년마다 한 번씩 올리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미 지난해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은 참이슬·진로, 처음처럼의 출고가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4월까지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출고가 인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진 않다"며 "다만 원부자재 가격 같은 경우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수 있지만, 세금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출고가 인상이 결국 자영업자들과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점이다. 주류의 경우 유통채널보다는 유흥시장에서 소비되는 비중이 더 크다. 주세가 계속해서 오르면 주류업체들의 출고가 인상이 불가피하고 그렇게 되면 자영업자들도 소비자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업체가 높아진 세금만큼 출고가를 높이면 자영업자들의 병당 마진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이를 상쇄하려면 소비자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면서 "소비자들이 식당에서 주류를 주문할 때의 심리적 마지노선이 있는데, 현재 맥주 한 병당 비싼 곳은 7000원을 받는 식당도 있다. 이 이상의 가격을 소비자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텐데 자영업자들은 소비자와 주세 사이에 치이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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