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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포기하면 배임"···우리은행, 라임펀드 행정소송 '초읽기'

금융 은행

"포기하면 배임"···우리은행, 라임펀드 행정소송 '초읽기'

등록 2023.01.20 18:05

차재서

  기자

이사회, '라임 징계' 행정소송 여부 곧 결정 징계 형평성, '부당권유' 공방 등 쟁점될 듯

우리은행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우리은행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우리은행이 '라임펀드 사태 중징계'의 당위성을 놓고 금융당국과 법정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같은 상품을 판매하고도 상대적으로 가벼운 제재를 받은 신한은행과 형평성 문제가 불거진 데다, 소송 포기 시 배임 이슈에도 휘말릴 수 있는 만큼 법원의 판단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이사회는 '라임 징계' 행정소송 여부를 놓고 각 사외이사의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 징계가 확정된 후 90일 이내(2월9일)에 조치를 끝내야 하는 만큼 조만간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작년 11월10일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금융위원회로부터 신규 판매 3개월 정지, 과태료 76억6000만원 등 징계를 받았다.

업계에선 우리은행이 기한 내 소송 절차를 마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라임 사태 징계를 놓고 우리은행 내부는 물론 전문가 사이에서도 이견이 상당해 이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우리은행 징계를 확정지은 '제20차 금융위 정례회의'에서도 당국의 조치에 대해 엇갈린 의견이 나왔다. 의도적으로 소비자를 속인 신한은행에 비해 우리은행의 징계가 과할 뿐 아니라 라임펀드 판매를 '부당권유'로 보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의사록을 보면 한 금융위원은 "우리은행이 신한은행보다 더 위험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면서 "신한은행은 주도적으로 신한금융투자와 함께 라임을 팔았고 의도적으로 소비자를 속인 반면, 우리은행은 리스크를 파악하고자 많은 노력을 했고 이를 문서로 남겼다"고 강조했다.

다른 위원은 "자본시장법 입법취지상 부작위(해야 할 조치를 하지 않음)를 규율하는 것에 대해 의문이 있다"며 "판례나 행정제재 선례, 학설 등이 없어 요건사실이 잘 부합하지 않는 것 같다"는 의구심을 내비쳤다. 판매 당시 상품의 위험성을 알리지 않은 행위는 부당권유가 아닌 부작위로 간주할 수 있으니 자본시장법상 부당권유 금지 조항을 어긴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따라서 우리은행은 이 부분에 대한 금융당국의 실책을 따져보기 위해서라도 행정소송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당국도 소수의견을 무시한 채 징계를 내린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소송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금융감독원 권고를 수용해 라임펀드 투자자에게 원금을 모두 돌려준 뒤 신한금융투자와 구상권 청구 소송(647억원 규모)을 진행 중인데, 징계를 수용해 은행 책임을 인정하는 모양새가 되면 소송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은행 이사도 배임 논란에 휩싸이게 된다.

추가 배상액이 발생하는 것도 은행의 고민거리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는 금융회사의 부당권유가 인정되면 배상비율을 10% 더 올린다. 우리은행으로서는 제재를 수용하면 150억원을 더 배상해야 한다.

라임펀드 판매사인 KB증권이 무죄 판결을 받은 것도 우리은행의 소송 제기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지난 12일 재판에서 법원은 KB증권이 라임펀드 자산에 부실이 발생한 사실을 알고도 판매를 지속했다는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당초 검찰은 KB증권의 내부 조사결과 보고서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리스크관리 가이드라인 변경 등을 증거로 이 회사가 부실을 인지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를 인정받지 못한 셈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사회가 행정소송 제기 여부와 관련해선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면서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곧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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