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GDP 성장률 -0.4%···10분기만에 마이너스수출 부진과 함께 2, 3분기 살아났던 민간소비 감소세1분기 경제 전망 불투명···연간 마이너스 추락 전망도
◇작년 4분기 GDP -0.4%···"올해 1분기 역성장 가늠 어렵다"=한국은행은 26일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이 -0.4%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됐던 2020년 2분기(-3.0%) 이후 10분기 만이다.
반도체 수출이 줄면서 수출(-5.8%)이 크게 흔들렸고 투자도 부진했다. 특히 고금리, 지난해 10월말 이태원 참사 여파 등으로 민간소비가 감소세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 2분기 2.9%, 3분기 1.7% 등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던 민간소비가 4분기 -0.4%로 주저앉으면서 전체 성장률을 끌어내린 셈이다. 금리가 고공행진하면서 이자부담이 늘자 실질 구매력이 낮아지면서 재화(가전제품, 의류 및 신발)와 서비스(숙박음식, 오락문화 등)를 막론하고 소비가 침체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기자브리핑에서 "4월 거리두기 해제 이후 민간의 펜트업 소비가 올라왔는데 2, 3분기 회복된 수치가 4분기에 조정을 받았다"며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면서 이사 수요가 줄어 가전제품 등 내구재 수요가 감소하고, 10월과 11월 날씨가 따뜻해 의류소비가 줄었다. 서비스는 2, 3분기 대면서비스 중심으로 올라오던것이 조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까지 수출과 투자, 소비의 '트리플 악화'가 이어져 역성장을 기록한다면 '경기 침체'에 빠지게 된다.
황 국장은 "새해 들어 수출은 여전히 부진하지만 민간소비는 1월 들어 회복되는 모습이라 올해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지 여부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1월중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이 소폭 개선됐기 때문에 1분기 성장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어 " 전망 경로가 분기마다 성장률이 변하지 않는다고 전제하면 연간 전망 숫자는 낮아진다"면서도 "그 효과를 이월 효과, 성장 모멘텀 효과로 나눠 계산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재개) 상황, 펜트업 소비 회복세, 반도체 과잉공급 완화 여부, 물가 상승세, 금리 등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경기 침체를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올해 연간 성장률 하향 조정 불가피···1%대 밑 돌 우려도=한은이 지난해 전망한 올해 연간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것을 시사하면서 그 수준에 관심이 쏠린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3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을 (작년) 11월에는 1.7%로 봤는데 한 달 조금 넘었지만 그사이 여러 지표를 볼 때 그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질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는 재정확대를 통해 성장률을 떠받히겠다는 계획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올 1분기의 경우 기저효과, 중국 경제 리오프닝(오프라인 활동 재개) 등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정부는 올해 상반기 경기 보완을 위해 340조 원 규모의 재정·공공투자·민간사업 조기 집행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상반기 재정집행을 통해 성장률을 끌어올리더라도 하반기엔 그 효과가 빠지면서 경제 상황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를 기반으로 0%대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에 이어 수출이 악화하고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의 부진, 소비자물가 상승과 고금리로 인한 민간소비 부진이 이어지면서 성장률이 더 떨어질 수 있어서다. 실제로 수출은올해 들어 전년 동기 대비 10% 가까이 하락했다.
이에 연구기관 등은 경제성장률을 모두 낮춰 잡았다. LG경제연구원(1.4%)과 S&P(1.4%) 등 민간연구기관은 1%대 초반의 성장률을 예상했다. 씨티는 0.7% 성장을 전망했고 노무라증권의 경우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이 -0.6%로 추락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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