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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 "물가 하락 확신 없으면 금리 인하 시기상조"

이창용 한은 총재 "물가 하락 확신 없으면 금리 인하 시기상조"

등록 2023.01.13 13:29

수정 2023.01.13 17:38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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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금리 수준 두고 금통위원 3:3 의견 갈려한미기준금리 역전 두고 "기계적 판단 지양"부동산 연착륙 위해 기준금리 조정 안해 선긋기지난해 4분기 역성장 가능성···연간 전망치 밑돌수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기본적으로 물가가 예상하는 목표 수준으로 확실히 수렴해간다는 확신이 있기 전에 연내 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다. 상·하방 모든 리스크가 존재하는데 데이터를 보면서 중장기적으로 물가가 저희 목표수준에 도달한다고 확신이 있으면 금리 인하에 대해 논의하겠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올해 첫 통화정책결정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분간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기존 3.25%에서 0.25%포인트 인상항 3.50%로 운용하겠다고 결정했다.

그는 "올해 1, 2월엔 5%대 물가가 이어지겠지만 연말에는 3%로 내려가며 연중 3.6%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물가가 하락기조를 가졌을 때 물가와 경기, 금융안정 등을 동시에 고려하는 정교한 통화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 인상기조를 거듭 확인하면서 금통위 내 최종금리 전망에 대해서도 밝혔다. 이 총재는 "이번 금통위에서 당분간(3~4개월) 기준금리 정점이 얼마나 될지에 대해서 금통위원 3명은 최종금리를 3.5%로 보고 그 수준이 도달한 후 당분간 영향을 지켜보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과 나머지 3명은 최종금리가 3.75%도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두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통위원들의 견해는 물가와 성장 흐름, 금융 및 외환시장 상황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점도표가 바뀌듯 금통위원 견해도 바뀔 수 있다"며 "그 수준을 지키겠다는 정책 약속이 아닌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를 현재의 3.5%에서 동결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최종금리 수준을 3.5%로 밝힌 위원 3명은 3.5% 수준에서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고 영향을 본 다음 올릴지 보겠다는 것"이라며 "이를 금리를 동결하겠다고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미 연준보다 금리 인하를 먼저 단행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미국이 금리를 빠르게 올리는 상황에서 우리가 반대로 가긴 어렵다"면서도 "미국이 속도를 조절하기 시작했는데,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하면서 우리 기준금리 결정은 국내 상황을 우선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금리 인상과 인상 속도가 계속 된다면 (한미)금리 격차가 커질 때 생기는 금융안정을 고려해서 결정하겠지만 국내 상황을 보면서 금리 결정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한미기준금리 역전 차가 확대된 상황을 두고 "이론적으로도 양국간의 자금이동 결정하는 것이 금리차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면서 "과도하게 벌어지면 영향을 받으니까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수개월전부터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온 이후에는 미국 통화정책의 방향성이 환율에 더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경기 침체에 대한 판단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미국의 경우 경기 침체가 내수 경제와 연결되는 것에 반해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 이유가 에너지라는 점에서 에너지 가격이 떨어지면 물가가 떨어질 수 있다"면서 "에너지 가격이 떨어지면 물가가 안정되는 만큼 경기 침체 지표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를 통해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이끌어야 한다는 질문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금리 정책은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고, 부동산은 미시적"이라며 "(부동산 시장은) 그동안 레버리지가 너무 커 정상화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서는 정부 규제가 우선시 돼야 하고, 한은은 (공조한다면) 부분적 유동성 공급 정도가 돼야지 금리를 움직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가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해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를 시작한 것과 관련해, "과도한 부동산 규제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대출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주택 시장 가격 하락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감안하면 부동산 관련 대출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대출 감소 등 바람직한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부동산 시장 연착륙 시점에 관계 당국이 다시 모여서 거시건전성 방향에 대해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 총재는 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1월에는 (우리 경제의 올해 성장률을) 1.7%로 봤는데, 한 달 좀 넘었지만, 그사이의 지표를 볼 때 성장률이 그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클 것 같다"면서 "그동안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많이 번졌고 반도체 경기 하락, 이태원 사태 등의 이유로 지표가 좀 나쁜만큼 음(-)의 성장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경제 성장률 역시 지난해 11월 당시 내놓은 전망치인 1.7%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1분기에는 몇몇 상방 요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재정 조기 집행과 미국과 유럽의 성장률이 상향조정 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코로나19 상황도 1∼2월이 지나면 확산 속도가 줄 것으로 기대했다.

이 총재는 "크게 보면 수출 부진, 국제경제 둔화 등으로 올해 상반기는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는 전 세계 공통현상으로, (우리나라는) 주요국 경기 침체 가능성보다 나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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