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민원건수 1590건···5년來 '최저'

작년 민원건수, 전년대비 30.3% 줄어

앞서 사모펀드 등 급증한데 따른 기저효과

금소법 시행, 모바일·인터넷 이용 등 영향도

은행 창구 사진=강민석 기자 [e-mail]

지난해 은행들의 민원건수가 전년대비 30% 가량 감소하며 최근 5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그간 민원 급증을 야기했던 각종 사모펀드 사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데다 코로나19 여파, '대출 절벽'으로 늘었던 대출 관련 민원도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2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은행권의 민원건수는 총 1590건이었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30.3%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은행들의 민원건수는 최근 5년 내 가장 적었다. 또한 5년 전인 2018년 민원건수가 3486건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54.4% 줄었다. 절반 이상 감소한 셈이다. 2018년 당시에는 우리은행의 차세대 전산시스템 도입 과정에서 전산오류가 발생하면서 민원이 급증했던 바 있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 438건, 2분기 393건, 3분기 333건으로 점차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다 4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27.9% 증가한 426건을 기록했다. 이는 케이뱅크 민원건수가 94건(전분기 3건)으로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앞서 작년 11월 17일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모바일뱅킹 앱이 7시간 정도 접속 장애를 일으켰고 이로 인해 민원도 급증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해 4분기 민원건수 역시 4분기 기준으로는 최근 5년 내 최저 수준이었다.

이처럼 은행권의 민원 건수가 전반적으로 감소한데는 기저효과도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9~2020년까지 은행권을 중심으로 라임·옵티머스 등 각종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이슈들이 불거졌고 이는 결국 민원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재작년인 2021년의 경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인해 은행들이 대출문턱을 높이면서 '대출 절벽'에 따른 민원들이 늘었던 바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까지 대출규제에 대한 불만이 올라왔을 정도였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독일 헤리티지 펀드에 대한 분쟁조정 결과를 끝으로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금융당국의 피해 구제 절차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드는 등 민원 급증을 유발했던 요인들이 줄어들면서 최저 수준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지난 2021년 3월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이 안착한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 몇년간 각종 사모펀드 사태, 대출 등으로 민원이 급증했으나 이 부분들이 해소되면서 민원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금소법 시행으로 불완전판매에 대한 관리·감독이 강화된데다 최근에 내점 고객보다 모바일앱이나 인터넷뱅킹을 통해 고객들이 직접 상품·거래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아지다보니 이런한 부분들도 민원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들도 최근 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 관련 다양한 금리 인하 정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지금처럼 금리가 높을 때는 대출 관련된 민원이 늘어날 여지도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