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올해 3명 사외이사 임기만료노조, 임경종 후보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앞서 다섯차례 시도···이번에도 쉽지 않을듯낙하산 방지 정관 개정안도 추진키로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이하 KB노협)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금융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후보를 추천하는 6번째 시도에 나선다"고 밝혔다.
KB금융 사외이사 총 7명 가운데 선우석호, 최명희, 정구환, 김경호, 권선주, 오규택 등 6명의 임기가 올해 3월 만료된다. 그중에서도 선우석호, 최명희, 정구환 등 3명의 사외이사는 임기 5년을 채워 연임할 수 없다. 따라서 3명의 사외이사는 교체될 예정이다.
KB노협은 지난 2017년 금융권 최초로 주주제안을 통한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 나섰고 이후 지난해까지 총 5차례 도전을 했으나 매번 무산됐다. KB노협은 "이사회가 단 1주의 주식만 보유하더라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는 허울 좋은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를 앞세워 정당한 법적 권리인 주주제안권을 부정해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 결과 전문성과 상관없이 경영진의 입맛에 맞는 사외이사가 선출됨에 따라 해외투자 실패 등 갖가지 부작용이 뒤따르고 있다는 것이 KB노협의 설명이다. KB금융은 지난 2008년에 투자한 카자흐스탄 BCC은행에 1조원에 달하는 투자금액 전액을 손실 처리한 바 있다.
현재도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에 2조원에 가까운 자본투자에 이미 누적 적자가 7000억원에 달한다. KB노협은 이 과정에서 KB금융 이사회가 총 5차례 진행된 투자 안건 심의에서 단 한명의 반대도 없이 모든 안건에 대해 전원 찬성으로 역대급 손실을 자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KB노협에서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인물은 임경종 전 수은인니금융(PT KOEXIM MANDIRI FINANCE) 대표이사다. 임 후보는 6년 이상의 인도네시아 현지 근무 경력을 포함해 한국수출입은행에서 33년 동안 근무하면서 해외사업과 리스크 관리 분야에 전문성을 쌓아온 인물로 알려져있다.
KB노협은 "임 후보는 은행업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고 충분한 실무경험과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해외사업부문 정상화를 위해 KB 부코핀은행에 대한 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하고 현지 영업력 확대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적의 후보자"라고 강조했다.
KB노협은 사외이사 후보 추천과 함께 현 정부 출범 후 다시 대두되고 있는 이른바 '관치금융'과 '낙하산' 논란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정관 개정도 주주제안을 통해 추진키로 했다. '공직자 윤리법'을 준용해 최근 5년 이내에 행정부 등에서 상시 종사한 기간이 1년 이상인 자는 3년 동안 대표이사(회장) 선임을 금지하자는 제안이다.
KB금융노조가 6번째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 나섰지만 뜻을 관철시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간에도 KB금융노조가 추진한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후보 자진철회, 부결 등으로 결국 주총의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국내 최대 의결권 자문사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은 노조 추천 사외이사에 반대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KB금융은 이와 관련해 노조가 주장한 주주제안권 부정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주주제안 채택여부는 주주총회를 통해 주주가 결정하는 것"이라며 "그 동안의 주주제안은 제안주주의 철회 또는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결정에 따라 채택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노조측의 부코핀은행 투자 실패 지적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KB금융 관계자는 "KB부코핀은행의 경우 배드뱅크를 인수해서 굿뱅크로 전환하는 전략을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실패한 해외투자로 볼 수 없다"며 "시간은 다소 걸리겠지만 자본 투입을 통한 우량은행 전환 및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영업력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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