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입찰 전이지만 물밑작업 한창···상반기 내 시공사 선정할 듯노량진뉴타운 마지막퍼즐 '상징성'에 입지‧규모면에서 올해 최대어매몰비용 아까운 시장상황···컨소시엄 안 되면 발 빼는 업체 나올 수도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노량진1구역의 사업시행계획 검토절차가 마무리 수순에 돌입했다. 동작구청은 관련 부서 간 협의를 마치는 대로 사업시행계획을 승인할 예정이다. 동작구청 관계자는 "(노량진1구역이) 면적이 워낙 넓고 변경사항이 많아서 검토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면서 "검토가 끝나는 대로 고시가 이뤄질 텐데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조합은 사업시행인가 고시가 이뤄지면 곧바로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한다는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사업시행인가가 이뤄진 후 준비과정을 거쳐서 입찰공고를 하는데 3주가량이 걸릴 것으로 본다"면서 "상반기 내 시공사 선정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현재까지 노량진1구역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회사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GS건설 정도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조합 설립을 전후해서 현장에 직원을 수시로 파견해 민심을 살피는 등 물밑작업을 해왔다. 삼성물산도 지난해부터 현장의 분위기를 파악하면서 입찰 참여를 저울질하는 중이다.
노량진1구역은 노량진뉴타운 내 대장주로 꼽히는 단지다. 올해 시공사 선정을 앞둔 서울 내 단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재개발 후엔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278-2 일대 13만2132㎡에 지하 4층~지상 33층 아파트 2992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임대주택 531가구와 조합원 분양분을 제외하고 800~1200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배정될 전망이다.
다만 본 입찰이 흥행할지는 미지수다. 현재 관심을 보이고 있는 3개사 모두 최근 도시정비사업에서 경쟁입찰을 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가격이 상승하고 주택경기가 하락하면서 비용부담이 커진 탓이다.
실제로 건설업계 상위 10개사의 지난해 주택·건설원가율은 적게는 80% 후반에서 많게는 90%대에 이른다. 전년인 2021년 대비 10~15% 가량 오른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승자독식시장인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은 부담일 수밖에 없는 것.
3개사는 올해 도시정비사업에 보수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삼성물산은 준법경영을 선언한 이후 진흙탕 싸움을 피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현장에 관심을 쏟다가 최종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일이 잦았다. 최근엔 주택사업보단 해외수주에 비중을 높이는 상황이다.
현대건설은 이전에 수주한 약 80개의 현장 관리 만해도 벅찬데다 개발사업에서 발생한 PF우발채무를 관리하기 위해서 지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근처에 이미 수주한 노량진4구역과 제안내용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
GS건설도 최근 신사업에 힘을 주면서 상대적으로 도시정비사업에 힘을 빼고 있다. 여기에 다른 두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아 사업비대출 이자가 높다는 것도 불리한 점으로 꼽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경쟁입찰이 성사되면 기본적으로 나가는 홍보물제작비와 인건비 등 매몰비용에 대한 지출이 커진다"면서 "이런 매몰비용이 쌓이다보면 재정에도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경쟁을 피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컨소시엄으로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소위 빅3로 불리는 시공능력평가 상위 3개사가 모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선뜻 무조건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업체는 없는 상황"이라면서 "조합이 컨소시엄을 허용하면 경쟁 없이 컨소시엄을 결성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컨소시엄 불가 방침이 확정되면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업체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jim332@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