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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인구 70%가 쿠세권···'물류 결실' 맺는 쿠팡

유통·바이오 채널 투자의 '씬'

인구 70%가 쿠세권···'물류 결실' 맺는 쿠팡

등록 2023.02.07 08:00

수정 2023.02.07 15:04

대구 

김민지

  기자

쿠팡 핵심 경쟁력은 '물류'···적자 감수 6조 투자 흑자 결실로3200억 투자한 '아시아 최대 규모' 대구물류센터 최초 공개AGV 로봇·무인 지게차·소팅 봇 도입···"AI 자동화 기술 집약"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우리나라 인구의 70%는 쿠팡 물류센터 반경 15분 거리인 '쿠세권'에 산다.

물류는 쿠팡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쿠팡은 지난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이후 6조원에 이르는 누적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쿠팡 창립 이후 로켓배송 물류망 구축에 들인 비용만 해도 6조2000억원에 달한다.

◇수익성 빨간불 우려에도 공격 투자···흑자전환 드라마 썼다 = 그간 쿠팡의 투자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평가가 다수였다. 하지만 쿠팡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1037억원(7742만달러), 당기순이익 1215억원(9067만달러)을 기록하며 2014년 로켓배송 시작 후 첫 분기 기준 흑자를 달성했다. 이른바 '쿠팡식 비즈니스'가 지속 가능한 모델임을 입증한 셈이다.

당시 김범석 쿠팡 의장은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자동화 기술에 기반한 물류 네트워크'를 실적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쿠팡의 물류 인프라는 축구장 500개 크기로 뉴욕의 센트럴 파크보다 큰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팡 물류의 핵심은 제품의 유통, 배송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데 있다. 대부분 이커머스 기업이 상품을 배송하는 과정은 7~8단계를 거친다. 하지만 쿠팡은 제조사 제품을 직매입해 물류센터에 보관하고 직접 배송하는 방식을 택했다. 전국 30개 지역에 있는 100개 이상의 물류 인프라도 쿠팡의 로켓배송을 가능케 했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처음으로 도입할 당시 인천, 경기, 대구 등 7개 물류센터에 150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김 의장은 이듬해 "1조5000억원을 로켓배송에 투자하고 3만9000명을 채용하겠다"며 물류에 아낌없는 투자를 퍼부을 것을 예고했다.

지난 2021년 3월 미국 증시 상장은 쿠팡이 더욱 공격적으로 투자를 이어가는 계기가 됐다. 쿠팡은 미국 증시 상장 이후 5조원의 실탄을 확보했다. 쿠팡은 대구를 비롯한 경남 창원과 김해 등까지 물류센터, 신선센터를 늘려갔다. 2024년까지 대전, 광주 등지에 물류센터를 준공할 예정이다.

이중 지난해 3월 문을 연 대구 풀필먼트 센터(이하 대구FC)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초대형 메가 풀필먼트 센터'다. 축구장 46개 규모로 예상되는 직고용은 2500여명, 간접고용은 1만여명에 달한다. 대구FC로 인해 대구 소상공인 7000여곳은 연간 수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쿠팡 대구물류센터 전경. 사진=쿠팡 제공쿠팡 대구물류센터 전경. 사진=쿠팡 제공

◇아시아 최대 규모 대구FC, 물류 자동화 테스트 베드로 = 지난 2일 쿠팡이 대구FC의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반의 자동화 물류 현장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대구FC는 국내를 넘어 아시아권 물류센터 중에서도 최대 규모로 꼽힌다. 이곳은 지난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장한 쿠팡의 물류 노하우와 AI 기반 자동화 기술이 집약돼 있다.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2시간. 또 동대구역에서 차를 타고 50분 정도 달리면 대구FC가 모습을 드러낸다.

쿠팡은 대구FC 건립과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 구축을 위해 32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축구장 46개(지하 2층~지상 10층) 규모의 대구FC는 ▲무인 운반 로봇(AGV) ▲소팅 봇(sorting bot) ▲무인 지게차 등의 물류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이날 7층의 AGV 로봇과 5층의 무인 지게차, 1층의 소팅 봇을 활용한 자동화 기술을 차례로 둘러볼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으로 올라가니 선반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쿠팡은 대구FC 7층과 9층에서 AGV 로봇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물류센터는 선반이 고정돼 있어 작업자가 휴대정보단말기(PDA)를 들고 일일이 상품을 찾아다닌다. 이를 PTG(Person to Goods)라고 부른다. 그러나 대구FC는 선반을 로봇이 들고 이동해 작업자에게 가져다주는 GTP(Goods to Person) 방식이다.

AGV 로봇은 일정 간격으로 바닥에 부착된 QR코드를 카메라로 인지하고 수만 개의 선반을 평균 2분 안에 작업자에게 전달한다.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작업자가 집품하는 장소에 선반이 이동하면, 작업자가 보는 화면에는 어느 위치에 있는 상품을 집어야 하는지 이미지가 뜬다. 작업자는 상품을 꺼내 바구니에 넣기만 하면 집품이 끝난다. 이 바구니를 1층으로 내려 포장하는 구조다.

박주호 센터장은 "기존에는 작업자가 카트에 싣고 돌아오는 방식이라 업무강도가 높고 이동 거리도 길었다"며 "이곳에서는 작업자가 이미지를 확인해서 바코드만 스캔하면 돼 업무량이 65% 줄었다"고 설명했다.

▲ 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



5층 RC센터는 이른바 '보충센터'로 불린다. 이곳은 대구 1, 2센터를 비롯한 주변 센터의 재고가 떨어지면 보충해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무인 지게차가 수십 대 운영되고 있는 점이다. 무인 지게차를 도입한 곳은 국내에서 쿠팡 대구FC가 최초다.

이곳은 7층과 달리 기둥에 QR코드가 부착돼 있어 무인 지게차가 QR코드를 통해 위치와 상품을 인식한다. 작업자가 버튼 하나로 작업 지시를 내리면 무인 지게차가 상품을 입출고한다.

지게차는 안전사고 가능성이 커 중대 재해로 확대될 위험이 높다. 대구FC는 작업자와 무인 지게차가 운영되는 공간을 펜스로 완전히 분리하고 작업자가 게이트 센서에 가까이 가면 무인 지게차도 자동으로 정지한다.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 포장된 상품을 배송지별로 구분하는 과정을 둘러봤다. 박 센터장은 이곳을 '쿠팡 물류의 꽃'이라고 소개했다. 센터 안으로 들어서니 소팅 봇이 빠른 속도로 이동해 상품을 분류하고 있었다.

소팅 봇은 사람이 물건을 옮기거나 들어 올리는 분류 업무를 없앤 물류 로봇이다. 상품 포장지에 찍힌 운송장 바코드를 스캐너로 인식한 후 상품을 분류하고 옮겨준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소팅 봇이 도입된 곳은 대구FC뿐이다.

박 센터장은 "현재 대구FC에서는 수백 대의 소팅 봇을 운영 중"이라며 "소팅 봇을 도입해 일반 작업자의 업무량을 65%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대구FC에서 자동화 물류 기술 도입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배송 물량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은 대구FC에서 테스트를 마친 자동화 기술을 다른 지역의 물류센터에 적용할 수 있는지도 지속해 테스트할 예정이다. 테스트를 마친 기술은 타 물류센터에도 적용해 작업자의 업무량을 낮추고 효율성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는 "대구FC는 쿠팡의 최첨단 물류 투자를 상징하는 곳"이라며 "AI를 이용한 상품 관리, 자동화 로봇 기술을 접목한 최첨단 물류 인프라 기반으로 고용 창출을 비롯해 지역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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