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진 의장, 글로벌 우아DH아시아 집중 앞서 김상헌 부회장 선임해 '안살림' 맡겨수수료·골목상권·산재 등 논란서 책임 ↓
업계는 김 의장이 이미 우아DH아시아에서도 의장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글로벌 사업에 더욱 집중하려는 행보일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또 대표이사직을 계속 유지하는 것보다 내려놓는 것이 리스크를 피하기에 좋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봉진 의장은 지난달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이에 따라 우아한형제들은 이국환 단독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김봉진 의장은 대표이사직 사임 후에도 의사회 의장직은 유지한다. 우아DH아시아 의장직도 수행할 예정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이국환 신임 대표가 책임경영을 할 수 있도록 단일 대표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김 의장이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것에 대해 크게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다. 이미 김 의장은 우아DH아시아 의장을 맡으며 한국보다 싱가포르에서 더 많은 업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우아DH아시아는 아시아 지역을 총괄하는 헤드 오피스다.
앞서 2020년 우아한형제들은 우아DH아시아 설립을 위해 싱가포르로 떠나는 김봉진 의장의 후임으로 김범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배민의 인공지능(AI) 프로젝트 '배민데이빗'과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 프로젝트 등을 총괄한 'IT통'으로 대표직에 오른 이후 배민의 '새 얼굴'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이후 2021년 우아한형제들이 김상헌 네이버 전 대표를 영입할 때도 앞으로 김 의장은 국내보다 글로벌 영역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애당초 우아한형제들에는 부회장이라는 자리가 없었으나, 김 부회장 영입을 위해 기존에 없던 자리까지 새롭게 만들었다. 김 의장이 우아DH아시아에 더 공을 들이기 위해서는 '안살림'을 도울 인재가 그만큼 필요했다는 의미다. 김상헌 부회장은 김봉진 의장을 제외하면 우아한형제들 내에서 직급이 가장 높은 2인자다.
지난해 말에는 이국환(COO)가 새 대표로 내정됐다. 김범준 대표가 연임을 고사하면서다. 김 대표는 재임 기간 서빙 로봇 자회사 '비로보틱스'를 출범시키며 배민의 '푸드테크' 사업을 궤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제는 더 나아가 리스크 관리 등 '컨설팅 전문가'를 앞세워 책임경영에 더 무게를 실어야 할 때라는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김범준 대표에 이어 김봉진 의장까지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면서 '배민=김봉진'이라는 인식도 어느정도 옅어지지 않겠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봉진 의장은 업계에서 특별하게 상징성이 있는 인물로 꼽히는데, 그만큼 업계 전체의 부정적인 사안에서도 주목을 많이 받아왔다. 이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IT기업의 경우 기존에 없던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기존 산업계나 소상공인들과의 마찰이 끊이지 않는데, 창업자가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 김 의장은 수년간 배달수수료와 골목상권 침해, 라이더 산재 등 많은 논란에 휩싸이며 골머리를 앓아왔다. 바통을 이어받은 김범준 전 대표 또한 재임 기간 내내 국정감사 '단골'로 출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김봉진 의장이 이미 우아DH아시아 의장을 맡으며 싱가포르에서 글로벌 사업과 관련한 업무를 더 많이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것은 국내와 해외 영역을 구분함과 동시에 대표이사가 지는 리스크를 덜 수 있는 것이 이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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