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본업 막힌 저축은행···투자·기업금융으로 돌파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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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 막힌 저축은행···투자·기업금융으로 돌파 시도

등록 2026.05.28 07:03

이진실

  기자

주요 저축은행 예대율 일제히 하락경기 민감도 높은 사업 구조 부담기업금융·유가증권 투자로 수익원 다변화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가계대출 규제와 경기 둔화 영향으로 저축은행업권 전반의 예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저축은행들이 기업금융 확대와 유가증권 투자 등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는 가운데 건전성 부담과 규제 한계로 체질개선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 등 주요 5개 저축은행의 경영공시를 분석한 결과 OK저축은행을 제외한 대부분 저축은행의 예대율이 전년 대비 하락했다.

OK저축은행의 예대율은 2024년 말 93.84%에서 2025년 말 96.37%로 2.53%p(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SBI저축은행은 88.55%에서 85.39%로, 한국투자저축은행은 101.56%에서 93.01%로, 웰컴저축은행은 89.48%에서 84.02%로, 애큐온저축은행은 95.97%에서 87.48%로 각각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예대율 하락의 핵심 원인으로 '대출 감소 속도가 예금 감소보다 더 빠른 구조'를 지목한다. 지난해 시행된 '6·27 가계대출 규제' 이후 저축은행들이 건전성 관리에 무게를 두면서 대출 취급을 보수적으로 운용한 영향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예대율은 대출과 예금의 비율인데 최근에는 예금보다 대출 감소 속도가 더 빠르게 나타난 영향"이라며 "대출 규제뿐 아니라 경기 둔화와 연체율 상승 우려까지 겹치면서 영업 기조가 전반적으로 보수화됐다"고 말했다.

실제 저축은행은 중·저신용자를 주요 고객층으로 하는 만큼 경기 민감도가 높다. 이 때문에 기대수익보다 부도율과 연체율 관리가 우선되는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용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한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대출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문제는 대출 위축이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저축은행은 예대마진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갖고 있어 대출 성장 둔화가 장기화될 경우 실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출이 막히면 본업 자체가 위축되는 구조"라며 "올해 업황은 지난해보다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체질 개선 역시 대출 영업이 가능해야 의미가 있는데 현재는 구조 전환 자체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저축은행들은 투자와 기업금융을 통한 수익원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OK저축은행은 투자자산 확대 전략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진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내 유가증권 비중은 12.94%로 전년(12.68%) 대비 확대됐고 유가증권 관련 수익은 408억원에서 2090억원으로 급증했다.

다른 저축은행들도 유가증권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흐름이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5.73%에서 9.92%로, 웰컴저축은행은 7.82%에서 12.70%로, 애큐온저축은행은 3.68%에서 5.98%로 각각 증가했다. 반면 SBI저축은행은 7.48%에서 6.82%로 감소하며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운용 기조를 유지했다.

기업금융 확대 움직임도 나타난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기업자금대출 비중이 60.34%에 달하며 기업금융 중심 구조를 강화했고, 애큐온저축은행도 37.25%에서 42.07%까지 비중을 끌어올렸다. 반면 OK저축은행(44.76%), 웰컴저축은행(40.58%) 등은 소폭 감소하며 포트폴리오 조정 양상을 보였다. SBI저축은행의 기업자금대출 비중은 37.77% 수준이다.

다만 기업대출 역시 경기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업황이 좋지 않아 기업대출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미 포트폴리오가 일정 수준 균형을 이루고 있어 급격한 구조 변화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유가증권 투자 확대 역시 대안이지만 근본적인 해법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유가증권 비중을 늘린다고 해서 수익이 자동으로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전문 인력과 자본력이 필요한 만큼 일부 대형 저축은행 중심 전략에 가깝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이 지난 2월 발표한 '저축은행 건전 발전방안'에 따르면 올 하반기 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대형 저축은행의 유가증권 종목별 보유 한도를 완화하고 기업대출 대상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본업인 대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투자 등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금융기관 입장에서 중·저신용자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릴 유인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공공성·포용금융과 건전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고민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경기 회복과 함께 차주의 신용도가 개선되고 저축은행의 자본력과 건전성이 강화돼야 리스크를 감수하고 수익을 추구하는 영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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