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HD현대重·한화오션, KDDX 재입찰···'보안 감점 vs 기술 연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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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重·한화오션, KDDX 재입찰···'보안 감점 vs 기술 연속성'

등록 2026.05.28 18:19

이승용

  기자

양사 2차 입찰 등록 완료···7조8000억원 규모 수주전 본격HD현대重, 기본설계 경험 앞세우지만 보안 감점 부담한화오션, 공정 경쟁 명분 확보···기술 연속성 입증 과제

한화오션이 전시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모형. 사진=한화오션 제공한화오션이 전시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모형. 사진=한화오션 제공

7조8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둘러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수주전이 본격화됐다. 1차 입찰 유찰 이후 양사가 2차 입찰 등록을 모두 마치면서 경쟁 구도는 확정된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의 보안 감점과 한화오션의 기술 연속성 문제가 최종 사업자 선정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DDX 사업의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맡을 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2차 입찰 참가 등록이 이날 마감됐다. 입찰 참가 등록을 마친 업체들은 오는 29일 제안서를 제출할 수 있다. 앞서 1차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HD현대중공업은 2차 입찰 마감일을 앞두고 지난 27일 참가 등록을 마쳤다. 한화오션도 입찰 등록을 완료하면서 양사 간 경쟁 구도가 확정됐다.

KDDX는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이번 입찰 대상인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규모는 8821억원이며, 후속함까지 포함한 전체 사업비는 7조8000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을 향후 국내 수상함 시장 주도권과 글로벌 함정 수출 경쟁력을 가를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이번 입찰의 핵심 쟁점은 HD현대중공업의 보안 감점과 한화오션의 기술 연속성이다. HD현대중공업은 KDDX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라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함정 사업은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KDDX는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이 개념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맡았다.

통상적으로 함정 사업에서는 기본설계를 맡은 업체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까지 이어가는 수의계약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경우가 많았다. 기본설계 단계에서 함정의 주요 장비 배치와 무기체계, 시스템 구상이 이뤄지는 만큼 같은 업체가 후속 단계를 맡는 것이 사업 안정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 경험을 바탕으로 설계 이해도와 기술 연속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보안 감점은 HD현대중공업의 가장 큰 부담이다. HD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은 과거 KDDX 관련 자료를 불법 촬영·유출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방위사업청은 이와 관련한 보안 감점 적용 기한을 올해 12월까지로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정 사업은 소수점 단위 점수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경우가 많아 감점 적용 여부는 최종 평가의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

한화오션은 공정 경쟁과 보안 신뢰성을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은 그동안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을 문제 삼으며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입찰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방사청이 지명경쟁입찰 방식을 택하면서 한화오션은 공정성 측면에서 명분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한화오션은 기본설계를 직접 수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넘어야 한다. 한화오션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기본설계와 상세설계를 서로 다른 업체가 맡게 된다. 이 경우 설계 이해도와 체계 통합, 일정 관리 측면에서 추가 검증이 필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화오션은 제안서 평가 과정에서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 간 법적 공방도 사업 추진의 변수로 남아 있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방사청이 입찰 준비 과정에서 자사 기본설계 결과물 중 일부를 한화오션에 제공했다며 공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해당 자료가 계약 납품물에 해당해 방사청에 비밀 유지 의무를 부과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HD현대중공업은 이에 불복해 항고장을 제출한 상태다. 여기에 보안감점 연장적용 금지 가처분까지 제기되면서 사업자 선정 이후에도 법적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입찰은 어느 한쪽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도라기보다 각사가 가진 약점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보완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DDX는 단순한 함정 건조 사업이 아니라 향후 국내 수상함 시장 주도권과 해외 함정 수출 경쟁력까지 연결되는 사업"이라며 "보안 감점과 기술 연속성, 기존 수의계약 관행에서 경쟁입찰로 전환된 의미가 최종 사업자 선정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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