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 17일 오전 포스코센터에서 주총 개최회사 측 "정기적으로 하는 조사일 뿐, 회장과는 무관"국세청 "조사 범위와 착수 여부 등은 알려줄 수 없어"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이날 포스코홀딩스를 대상으로 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18년 이후 5년 만으로, 오늘부터 약 3개월간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이번 세무조사는 포스코홀딩스의 정기 주주총회(17일)를 하루 앞두고 전격적으로 시작돼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최 회장이 정권 교체 이후 사퇴 압박을 받는 것 아니느냐는 의심이 제기된다.
포스코는 KT와 함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적 외풍에 시달리는 대표적 기업 중 하나다. 최 회장의 전임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은 지난 2018년 임기 2년을 앞두고 물러났고, 앞선 정준양 전 회장도 2013년 국세청 세무조사 때 자진 사퇴했다.
권 전 회장은 2014년 박근혜 정부 때 취임했지만, 임기를 2년 앞두고 문재인 정부 때 돌연 사퇴했다. 그는 취임 후 사업구조 개편 및 구조조정 등으로 포스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을 받았다.
다만 정권이 바뀐 후 끊임없이 사퇴설이 돌았고, 같은 시기 황창규 KT 회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에 소환되는 등 대내외적인 부정적 이슈에 맞물리며 회장직을 내려놨다.
2009년 이명박 정부 때 취임한 정준양 전 회장도 2013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뒤 국세청 세무조사 때 자진 사퇴했다. 특히 당시 세무조사는 5년 단위가 아닌 3년 만에 이뤄져 정 회장의 사퇴를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무성했다.
정 회장은 당시 사의를 밝히며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사의 표명과 관련한 외압이나 외풍은 없었다"고 말했다.
포스코홀딩스 측도 최 회장 거취와 관련한 확대 해석은 경계한다는 입장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세무조사는 5년마다 이뤄지는 정기 세무조사일 뿐, 회장 거취와는 무관하다"며 "구체적인 조사 범위는 세무조사가 시작된 뒤 자세히 나올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와 관련, 범위와 착수 여부 등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세청 측은 "세무조사와 관련한 내용은 개별 납세자 정보기 때문에 확인이 불가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기업에서는 KT는 구현모 대표가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 군에서 사퇴한다고 밝힌 상태다. KT 이사회는 이를 수용, 구현모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사내 후보자 군에서 제외한다.
한편 최 회장의 거취와 관련해선 정치권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말들이 오고가는 모양새다. 지난해에는 태풍 힌남노로 포항제철소 가동이 중단됐으나, 당시 골프 라운딩을 다녀온 사실로 정치권의 질타를 받았다. 게다가 포항제철소 내 성폭력 사건이 확대되자 '윤리경영'을 강조하던 최 회장에게도 책임론이 부각됐다.
포스코는 지난 2000년 10월 이후 민영화 된 기업이다. 만일 최 회장도 이번 임기를 채우지 못하면 포스코 전임 회장들을 비롯한 수장들은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오명을 쓰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KT와 더불어 정권 교체 때마다 대표가 갈리는 오명을 써왔다"며 "이번 조사가 불순해보이는 건 누가 봐도 바람직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달 17일 오전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요 안건은 △본점 소재지 변경의 건 △사내·외 이사 선임의 건 △기말 배당 기준일 변경의 건 등이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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