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라임사태 이유로 진 내정자 선임 반대의견신한금융, '이미 종결된 사건'···연결 고리 끊기 안간힘진 내정자, '세대교체·책임경영' 취임 후 메시지 주목
17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전날 오는 23일 열릴 신한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진옥동 신한금융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하기로 했다. 기업가치 훼손 내지 감시 의무 소홀 등을 이유로 들었다. 진 내정자는 지난 2021년 금융당국으로부터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주의적 경고를 받았다. 진 내정자 선임건과 함게 사외이사 성재호·이윤재 각 선임의 건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 역시 같은 이유에서다.
신한금융은 진 내정자와 라임사태 고리를 끊어내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조 회장이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용퇴를 결정한 만큼 실질적으로 '종결된 사건'임을 강조했다.
신한금융이 공개한 제22기 주주총회 안건 설명자료에 따르면 조 회장은 라임사태 책임 등을 이유로 연간 성과급 지급이 보류돼 있다. 지난해 8억51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는데 이는 기본급과 활동수당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연간 성과급은 0원이었다.
지난해 성과급은 4억8800만원 수준으로 라임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징계 절차가 진행된 이후 내규에 따라 지급을 유보하고 있는 것이라고 신한금융 측은 설명했다.
조 회장은 2021년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등에 대한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경징계인 '주의' 처분을 받은 뒤 이후 금융위의 징계 최종 결정이 미뤄지면서 2년 연속 성과급을 받지 못한 셈이다.
이와 더불어 모든 사태의 책임 소재도 분명히 하는데 공을 들였다. 진 내정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는데 당시 진 내정자가 은행장으로서 선제적으로 판매 중단 지시를 내리고 재발장지를 위한 은행 차원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한 점 등을 강조해 설명했다. 또 KPI(핵심성과지표) 제도 개선 및 선제적 피해 보상을 실시한 점 등을 들어 사태해결에 중대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주의적 경고' 제재가 임원 결격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특히 결권자문기관들에게 반대 권고를 하지 말아 줄 것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자료에서 "2심 법원과 대법원 역시 무죄를 판결한 상황에서 사외이사가 아닌 사내이사에게도 반대 권고를 하는 것은 다소 과도한 기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어 "현 CEO(조용병)가 사퇴한 상황에서 무죄로 종결된 재판과 관련해 의결관 자문기관의 반대 권고로 인해 역량 있는 회장 후보가 주주총회에서 선임되지 못할 경우 CEO의 공백이 발생해 심각한 주주가치 침해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CEO 교체 이슈를 빠르게 마무리 짓고 조직 안정을 꾀하고 있는 신한금융이지만 선임 과정에 작은 소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신한금융은 주총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돼 진 내정자가 회장으로 취임하더라도 별도의 간담회 등도 예정하지 않는 등 '조용한 취임'을 준비해 왔다. 금융업계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인 만큼 취임 후 경영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대대적인 조직개편 이후 이사회 구성에서는 안정을 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한금융은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10명 가운데 8명을 재선임할 예정이다. 다만 신임 사외이사 선임은 하지 않는다. 올해 초 자진 사퇴한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과 임기 6년을 채운 박안순 일본 대성상사 회장, 사외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한 허용학 퍼스트프릿지스트래티지 대표의 후임을 정하지 않고 9명으로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진 행장의 안정적인 경영을 뒷받침 하기 위해서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때문에 취임 후 진 내정자가 낼 경영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조직 안팎에서는 세대교체와 책임경영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이 용퇴를 결정한 이유로 "사모펀드 사태로 (신한금융의) 고객들이 피해를 보고 직원들도 징계를 받았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에 세대교체를 통해 조직에 변화를 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한 만큼 진 내정자의 경영 방향도 이에 맞춰져 있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번 금융권 주총에서 신임 회장 선임 안건이 핵심으로 꼽히는 만큼 주목도가 높다"면서 "조직 안정과 향후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큰 이변없이 원안대로 가결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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