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위원장은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5대 금융지주 간담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지급 결제망은 근본적인 인프라인 만큼 한국은행으로서는 당연히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는 한은 측이 '디지털 런(모바일 뱅킹으로 대규모 자금 인출)' 발생 가능성을 이유로 비은행 지급결제업 도입에 반대한 데 따른 발언이다.
김 위원장은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디지털 런에 대한 문제가 드러났다"면서도 "금융위는 이러한 위험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전제로 새 비즈니스가 열릴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특화은행도 같은 맥락"이라며 "전문가의 의견을 취합해 조만간 결론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공매도 규제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는 철학도 공유했다. 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차원에서 정부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자본시장을 만들고자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며 "코로나 위기 때 공매도를 금지했다가 지금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0개 종목, 코스닥 150개 종목만 허용하고 있는데, 과연 이 조치가 국제 기준에 맞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불확실성이 많아 지금 시점에서 언제 하겠다고 말하긴 어렵다"면서 "시장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을 때 추진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부동산 대출 부실 우려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통제 가능한 범위에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그는 "우리나라는 연체율이나 공실률, 임대료 추이 등이 미국과 상대도 안 될 정도로 안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새마을금고를 놓고도 "행정안전부 자료를 보면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기본적인 판단"이라며 "상호금융정책협의회를 통해 정보공유를 활성화하는 등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고가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도 완화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아파트가 15억원이 넘는다고 대출이 안 되는 것은 이상하다"며 "누군가 사주지 않으면 경제활동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밖에 예금자 보호한도(5000만원) 상향 문제에 대해선 "오래된 제도인 만큼 예금자 보호 제도를 더욱 튼튼하게 하자는 주장은 당연히 나올 수 있다"면서도 "5000만원 이하 소비자가 98%를 차지하고, 한도 상향에 따라 예금보험료가 상승하는 등 조심스럽게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견을 모두 듣고, 필요하다면 시행령을 개정하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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