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물가 4.2%로 상승폭 둔화인상 사이클 마무리 신호 될 수도'피봇' 시점에 관심···전망 엇갈려
10일 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지난 2월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3.50% 수준에서 동결을 결정했는데 이달에도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은이 지난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10차례, 기준금리 3.0%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그 효과를 지켜보는 것과 동시에 물가 안정과 경기침체 등 경제 상황 전반을 살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의 전망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변수나 예상하기 못한 경기 지표가 나오지 않은 점도 동결을 점치는 이유 중 하나다.
최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전문가 83%가 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본 17% 중 15%가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고, 0.50%포인트, 0.75%포인트 인상 의견은 각 1%였다.
이는 국내 물가 상승 흐름이 둔화된 영향이 가장 크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4.2%로 1년 만에 가장 낮은 폭으로 둔화했다. 물가 상승세는 지난해 4월 4.8%, 5월 5.4%, 6월 6.0%, 7월 6.3%까지 가파르게 치솟았다가 점차 둔화화는 모습이다.
향후 1년 물가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3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한은의 2023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한 3.9%로 집계됐다.
한은은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상당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완만한 하강 곡선을 그리며 연말에는 3% 수준까지 내려올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 안정을 기반에 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이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의 마침표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은의 전망이 맞아떨어진다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지 않고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접어든 것도 동결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1~2월 경상수지가 11년 만에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충격을 줬다. 주요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이 올해 우리나라 1%대 성장률을 점치면서 예상보다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졌다.
여기에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유동성 위기 등으로 고조된 금융위기 가능성도 한은의 추가 인상을 억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내 인하 가능성을 두고는 의견이 갈린다. '피봇(pivot·정책 방향 전환)' 시점이 연말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측은 경기·금융안정을 강조하는 반면 기준금리 인하가 시기상조라고 주장하는 측은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가 더 확대되거나 유가 상승 등의 변수가 있는 만큼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현재 한미금리차는 1.50%로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대된 상황이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0.25%p 인상하면서 미국(4.75~5.00%)과의 금리차가 2000년 5~10월 이후 22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기서 더 확대됐을 때 외국자본이 유출되거나 환율을 자극하는 등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 진정과 국내 물가 안정 확인은 4월 기준금리 동결 명분"이라면서 "추가적으로 고려할 부분은 국내 경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출과 소비 동반 부진이 계속되는 모습"이라면서 "실제로 1분기 권역별 생산 경기를 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 부진이 지속되고 소비와 투자 둔화도 심화된 가운데, 건설투자 부진이 이어진다는 점 등은 국내 경기 상황 역시 기준금리 동결을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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