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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면세산업 경쟁력 높이려면

오피니언 기자수첩

면세산업 경쟁력 높이려면

등록 2023.04.10 15:55

수정 2023.04.10 16:43

윤서영

  기자

reporter
국내 면세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 면세업계가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사이 글로벌 면세업체들은 빠르게 성장해 우위를 점했다. 이로 인해 국내 면세업계는 최근 중국에 면세점 왕좌를 뺏겼고, 지난해에는 2년 만에 스위스에 2위 자리마저 내주는 비상사태가 발생했다.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인 악재 가운데 하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면세업계만 아직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인들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지는 면세업계에게도 항공 노선 회복으로 실적 반등의 기회가 찾아오고는 있지만 여전히 힘들다고 말한다. '큰 손'으로 불리는 중국인들이 단체관광으로 한국을 찾기 시작한다면 면세점 쇼핑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면세업계의 기대감을 알고 있는 듯, 중국 정부는 지난달 자국민의 해외 단체여행 허용 국가 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했기 때문이다.

면세업계는 올해 하반기에서 늦으면 내년 상반기 내로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는 올해 실적도 힘든 상황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는 동안 글로벌 면세점 '세계 1위'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는 중국국영면세그룹(CDFG)의 경쟁력은 얼마나 더 강해질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CDFG는 하이난 지역 면세특구 지정과 내국인 대상 면세 쇼핑 한도 상향 등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통해 국내 면세업계의 막강한 경쟁자로 단숨에 부상했다. 불과 2019년만 해도 스위스 듀프리,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이 글로벌 1~3위권을 유지했고, CDFG는 글로벌 면세점 순위에서 한국에 밀렸지만 지난 2020년 1위로 급부상한 이후 줄곧 왕좌를 내주지 않고 있다.

정부 지원을 통해서도 충분히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산업이라는 점이 중국을 통해 입증됐기 때문인지 면세업계는 더욱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정부의 정책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면세업계가 가장 절실히 원하고 있는 지원책은 매출에 연동해서 납부하는 특허수수료 책정방식 변경과 공항 면세점 임대료 인하 등이다. 영업이익 창출이 힘든 상황 속에서 사업자당 연간 몇백억원의 특허수수료를 납부하고 있는 것은 물론 높은 임대료 또한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내국인들의 면세한도가 낮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600달러(약 79만원)였던 면세한도를 800달러(약 105만원)로 33.3%가량 인상했지만, 실질적으로 이는 30만원도 채 안 되는 금액이다. 중국 하이난의 면세한도인 10만 위안(약 1918만원)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면세한도는 5.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내국인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품목은 화장품과 식품, 주류정도에 그친다는 이야기도 적지 않게 들린다. 소비자 입장에선 명품과 같이 고가의 상품을 구매하려면 한도가 좀 더 높아져야 하고, 업계 입장에선 매출을 높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면세업계는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면세산업 활성화 대책에 여느 때보다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국내 면세업계는 그동안 정부의 강력한 지원 없이도 우위를 점해왔지만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판도는 뒤집혔다.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면세업계의 경쟁력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더 이상 낮아질 곳 없는 면세산업이 위상을 되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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