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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사명 바꾸고 도약 시동···종합 방산社 재탄생

산업 중공업·방산 한화, 대우조선 품었다

사명 바꾸고 도약 시동···종합 방산社 재탄생

등록 2023.04.27 11:50

수정 2023.04.27 13:32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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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인수 작업 마무리···임시 주총서 이사진 선임·사명 변경 등 안건 결의 HSD엔진까지 '속전속결' 인수···엔진 제작~선박 건조까지 '조선 밸류체인''한국판 록히드마틴' 한 발짝 더 가까이···육·해·공 무기 포트폴리오 완성

지난 2008년 한차례 고배를 마셨던 한화그룹이 재도전 끝에 대우조선해양을 품에 안았다.지난 2008년 한차례 고배를 마셨던 한화그룹이 재도전 끝에 대우조선해양을 품에 안았다.

한화그룹이 통합 방위 산업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식 출범과 대우조선해양 인수라는 양 날개를 달고 '글로벌 종합 방산 기업'으로 도약할 채비를 마쳤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한화그룹의 5개 계열사가 대우조선해양의 주식 49.3%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승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기업결합심사는 현재와 같은 경쟁 여건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행태적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방위산업의 특수성과 수직결합에 따른 효율성 증대 효과를 고려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이번 공정위 승인을 끝으로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지난해 12월 본계약 체결 이후 4개월 만에 모든 승인 절차를 완료했다. 이후 한화는 바로 2조원을 투입해 유상증자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 내달 모든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지난 21년간 주인 없는 회사의 설움을 겪었던 대우조선해양은 한화 품에 안겨 '한화오션'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항할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내달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신임 이사진과 사명 변경 등의 안건을 결의할 예정이다. 한화오션이라는 상표는 이미 특허청 등록을 마쳐 새 사명으로 가장 유력하다.

조선업 패권경쟁 참전···'속전속결' 조선 밸류체인 완성
14년 만에 대우조선해양 재인수에 나선 한화는 조선업에 매우 진심인 모습이다. 조선업 진출에 '재도전장'을 내민 이후 선박엔진 전문 기업인 HSD엔진까지 '속전속결'로 인수하면서 선박건조부터 엔진 제작까지 아우르는 '조선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지난해 12월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경영권 인수 계약을 체결한 지 단 두 달 만이다. 한화는 지난 2월 HSD엔진과 주식 매매계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달 본 계약까지 마친 뒤 기업결합심사를 거쳐 올 3분기에는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사명 바꾸고 도약 시동···종합 방산社 재탄생 기사의 사진

한화의 발 빠른 수직계열화는 그만큼 조선업 육성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달 초 공정위 심사가 늦어질 당시 한화가 이례적으로 "공정위와 협의한 사실이 없다"며 거세게 반박하고 나선 것은 대우조선해양을 향한 한화의 열정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제 한화는 대우조선해양과 HSD엔진의 시너지를 통해 조선산업 패권 경쟁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국내 조선 대형 3사 중 자체 엔진사업부를 갖춘 곳은 HD현대의 조선계열사인 현대중공업이 유일하다. 자체 엔진사업부가 없는 대우조선해양은 지금까지 전량 외부로부터 공급받았다.

한화가 HSD엔진을 성공적으로 인수하면 대우조선해양 역시 자체적으로 엔진 수급이 가능해져 그만큼 비용절감과 함께 수주 경쟁력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신성장동력 핵심인 친환경 선박·엔진 개발을 물론 '에너지 생산→운송→발전'으로 이어지는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도 한층 더 단단해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HSD엔진과 대우조선해양이라는 두 가지 패를 모두 갖추면 한국조선해양 독주 체제가 자리잡은 조선업계에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올해 수주목표의 15.2%를 달성했다"며 "아직까지 신규수주 흐름은 부진하지만 한화로부터 인수가 완료되면 본격적으로 빈 슬롯을 채우기 위한 노력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 관계자는 "HSD엔진의 제조 기술력을 대우조선해양과 결합해 친환경 엔진 선박 제조 등 고부가 가치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며 "여러 계열사들과의 협업으로 시너지를 창출하는 등 미래 성장동력과 핵심 역량 확보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남다른 '재도전'의 의미···'육·해·공' 방산 완전체 구축
이번 기업결합은 대우조선해양이 험난한 매각 항로를 마무리한 것 이상으로 '한화'에게도 의미가 크다.

한화는 이미 2008년 한차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했다가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당시에는 단순히 조선업 신규 진출에서 파생된 플랜트·건설 부문 정도의 시너지가 기대됐으나, 이번에는 그룹 전체의 차세대 먹거리 축으로 꼽히는 방위·친환경 사업 확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훨씬 크다. 14년 만에 '전화위복'을 이뤄낸 셈이다.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마무리 되면 한화는 기존 '우주·지상' 방산 사업에서 해양 사업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방산 완전체를 갖추게 된다. 명실상부한 글로벌 방산 기업으로의 성장 토대를 마련하면서 김승연 회장의 숙원인 '한국판 록히드마틴'에도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

동시에 방산업을 이끄는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의 경영 승계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김 부회장은 오는 2030년 세계 10위권 방산기업을 목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방산 사업 구조 재편에 힘써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1월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한 데 이어 이달 초 ㈜한화에서 물적분할된 방산 부문을 인수하면서 3사 통합사 구축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기존의 항공기 엔진·부품, 유도무기 엔진, 우주발사체 등 항공·우주사업에 K9 자주포, 레드백 장갑차 등 지상무기체계 사업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까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회사로 편입되면 방산업 확장에 따른 김 부회장의 그룹 내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한화 방산 부문에는 잠수함과 전투함, 보조함 등 군용 선박이 빠져있기 때문에 향후 대우조선해양의 실적이 곧 그의 경영성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대우조선해양은 고난이도의 최첨단 선박건조 기술이 필요한 잠수함을 30년 넘게 건조해오고 있다. 국내 최초로 독자 설계·건조한 도산안창호함(KSS-III Batch-I)과 한국 해군의 최신예 잠수함(KSS-III BatchII)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업계 관계자는 "전체 사업 영역에서 방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자체적으로 군함·조선함을 만들 수 있다"며 "이전에는 배에 들어가는 부품만 만들었다면 이제는 배까지 한 번에 다 만들 수 있게 되는 큰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한화의 산업 특성상 내수시장에서는 한계가 있어 해외 수출이 중요하다"며 "예전에는 팀을 이뤄 수출을 추진했다면 이제는 계열사 내에서 하나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에 편입되는 대우조선해양은 국내 함정 전투체계 분야의 1인자인 한화시스템과의 협력관계가 강화돼 수출시장에서 더욱 입지를 다질 예정"이라며 "한화가 이미 구축하고 있는 육상 분야의 방산 수출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상분야의 수출 역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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