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 혐의"···윤홍근 BBQ 회장 법정 선 까닭

검찰 "BBQ가 윤회장 개인회사에 회삿돈 부당 대여"

BBQ "윤회장이 상환확약서 썼고 개인 돈으로 변제"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이 지난 27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윤홍근 BBQ 회장이 지난 27일 배임 혐의로 기소돼 법정에 섰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윤홍근 회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bhc치킨과의 법정 공방전에 윤 회장이 직접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윤 회장은 BBQ의 지주사인 제너시스가 회사 자금을 그의 개인회사에 대여케 하고 상당액을 회수하지 못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013년 윤 회장은 다단계 회사인 지엔에스하이넷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윤 회장 일가가 전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로 BBQ나 제너시스의 계열사가 아니었다. 당시 BBQ는 bhc치킨을 매각하는 등 경영악화로 자금난을 겪던 상황이었다.

지엔에스하이넷은 설립 초기부터 사업이 순탄치 않았고 2019년 자본잠식 등을 이유로 결국 매각됐다. 지엔에스하이넷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제너시스와 BBQ로부터 빌린 금액은 수십억원에 달한다.

제너시스와 BBQ는 2016년 말 지엔에스하이넷의 대여금을 대손충당금으로 손실 처리했다. 지엔에스하이넷이 2019년 대주주 지분 매각으로 BBQ와 특수관계자 범위에서 제외되면서, 자금 회수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이에 bhc는 2021년 "윤홍근 BBQ 회장이 BBQ와 관련 없는 개인회사에 회사 자금 83억원을 대여하게 해 손해를 끼쳤다"며 그를 배임 혐의로 성남수정경찰서에 고발했다.

경찰은 1년간 수사를 진행했고 '경영 판단에 의한 정상적 신사업 추진 사례'라며 불송치 처분했다. 그러나 bhc는 이에 불복해 지난해 8월 이의를 신청했다. 검찰은 배임 혐의가 있다고 보고 윤 회장을 재판에 넘겼다.

bhc의 고발로 시작된 이 재판은 2013년 BBQ가 bhc를 사모펀드에 매각한 이후 수년간 이어져온 갈등과 분쟁의 결과물이었다.

BBQ와 bhc 로고. 사진=각 사 제공

앞서 BBQ는 지난 2016년 bhc 전·현직 임직원을 고소했다. BBQ의 핵심 영업비밀을 조직적으로 반출하고 부정 사용해 인수계약 상대방으로서 준수해야 할 의무를 위반했다는 혐의였다. 이를 이유로 BBQ는 두 회사 사이 물류용역계약과 상품공급계약도 파기했다.

BBQ는 bhc를 매각하면서 'BBQ 가맹점에 식재료를 10년간 공급하게 해주겠다'는 조건으로 bhc와 물류계약을 체결했고 보유하고 있던 물류센터도 함께 팔았다.

'bhc로부터 10년간 소스·파우더 등을 공급받겠다'는 전속 상품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두 계약의 보장 영업이익률은 각각 15.7%, 19.6%였다.

bhc는 일방적 해지가 부당하다며 2017년과 2018년 각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려 7년간 이어져온 일련의 소송은 지난 13일 대법원 판결로 일단락된 상태다.

이번 윤 회장 재판은 BBQ가 지엔에스하이넷에 부당하게 자금을 대여해 줬는지가 쟁점이다. BBQ가 회삿돈을 개인회사에 빌려줬다는 것 자체가 배임죄로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

또 대여 과정에서 윤 회장이 제출했다고 주장하는 '상환확약서'가 자금 대여에 있어 합당한 담보가 될 수 있는지가 재판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검찰은 윤 회장이 지엔에스하이넷의 부실한 재무 상황을 알면서도 제너시스와 BBQ를 동원해 자금을 지원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무혐의 처분했지만 검찰이 기소하면서 재판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 측은 "피고인이 제너시스의 자금을 대여할 때 충분한 채권 회수 조치를 취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위배했다"며 "담보 없이 자금을 대여함으로써 제너시스에 손해를 가하고, 지엔에스하이넷으로 하여금 이익을 취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BBQ는 bhc의 보복성 고발이라 주장하고 있다.

BBQ 관계자는 "검찰은 담보도 없이 자금을 대여했다고 하지만 윤 회장은 '지엔에스하이넷이 못 갚으면 개인 돈으로 갚겠다'는 상환확약서를 두 차례나 썼다"면서 "윤 회장 개인 돈으로 대위변제가 이미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상환확약서와 대위변제 사실이 인정돼 경찰에도 무혐의 처분한 건이나, 검찰은 윤 회장이 2016년과 2019년 상환확약서를 제출한 사실을 공소장에서 배제해 무리한 기소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또 "실질적 피해자도, 피해 금액도, 사회적 피해도 없는 무리한 기소 사건이므로 향후 법적절차를 통해 무죄로 밝혀질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