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기자협회, 전기차엑스포 맞춰 전문가 심포지엄 개최불나면 탈출 어려운 전기차···주행거리보다 '안전' 관심↑문제 피드백 정책에 반영해야···보조금 정책 개선도 필요
한국자동차기자협회는 2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와 안전'을 주제로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2일부터 5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10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개막에 맞춰 진행됐다,
이번 심포지움은 전기차의 안전관리 필요성에 대한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들어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는 1회 충전 시 최대운행거리(배터리 용량)보다 '안전'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배터리로 인한 화재 발생 시 진압이 어렵고, 열 폭주 현상에 의해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주제 발표는 ▲전기차 안전 기준 현황과 향후 동향(석주식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부원장) ▲전기차 리콜 현황 및 시사점(이광범 법무법인 세종 고문) ▲전기차 안전요소와 대응방안(이후경 EVall 대표) ▲전기차 충돌 안전을 위한 기술 및 연구개발 현황(백창인 현대자동차 통합안전개발실장 상무)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는 주제 발표자와 함께 김동영 한국개발원 전문연구원, 채영석 한국자동차기자협회 고문(글로벌오토뉴스 국장)이 참여했다. 좌장은 최웅철 국민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교수가 맡았다.
주제 발표에 나선 석주식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부원장은 "고전압 배터리에 대해 사전에 정부가 승인하고 제작에서부터 폐차 및 재활용까지 이력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구동 축전지 사전 승인 및 이력 관리 제도 도입을 위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도 제도 개선에 대비한 연구 수행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적으로 배터리 1개의 셀에서 문제가 발생해 불이 나도 다른 셀로 옮겨붙지 않도록 하는 열전이 시험을 검토 중"이라며 "전기차 주행거리에 따른 성능 기준(SOH)도 신설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광범 법무법인 세종 고문은 전기차의 리콜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 고문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2018년에 3건이던 전기차 리콜은 지난해 67건으로 증가했다.
다만 전기차의 고전압 배터리 리콜은 화재 사고로 이어진 경우 여론을 의식해 불완전한 리콜을 실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일반적인 리콜은 결함 확인 후 한 번 정도 리콜을 결정했지만, 고전압 배터리 리콜은 최소 2회, 최대 4회까지 진행됐다.
또 이 고문은 "지하에서 전기차 충전 중 발생하는 화재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현재 SOC(배터리 충전 상태) 100%로 돼 있는 지하 충전시설의 완속 충전기를 100%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후경 EVall 대표는 전기차의 화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체계적인 안전 정책을 수립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제작사의 관심과 협조가 없으면 소비자들의 불안만 가중될 것이라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전기차 사고에 대한 유형을 정확히 파악하고 조치 가능한 것들은 교육이나 홍보 등을 통해 미연에 방지해야한다"며 "단기 조치가 불가한 사항은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을 모색하는 등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떨어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조치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백창인 현대자동차 통합안전개발실장(상무)은 전기차의 충돌 안전을 위한 연구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백 상무는 "현대차는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충돌시험을 통해 배터리 화재 안전성을 검증하고 있다"며 "주행 중 충격을 줄 수 있는 노면 위 장애물의 하부 충격 등 전기차에 특화된 개발 기준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 충돌사고 시 화재 발생 사례에 대해서도 국내외에서 수집한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개발 기준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화재 원인을 분석해 선행 개발 단계에서부터 이를 반영해 제품을 개발하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전기차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해 정부의 역할의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시행착오에 대해 구체적인 피드백을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안전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더불어 수요자 중심의 보조금 정책에서 벗어나 공급자에게도 보조금이 지급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김동영 한국개발원 전문연구원은 "아직까지 전기차는 안전이라는 이슈에 막혀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전에 사고를 최대한 방지하고, 문제에 대한 피드백이 다시 정책에 반영 되는 구조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기차 사고는 유형에 따라 다양한 정부 부서들이 담당하고 있어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게 문제"라며 "우리 기업들은 시행착오를 보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전기차 산업에 뛰어든 만큼, 피드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면 먼저 시작한 리스크보다 얻고자 하는 것보다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끝으로 채영석 한국자동차기자협회 고문은 "무거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의 충돌 사고 발생 때 대상물의 충격피해 증가 등에 대해서는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3톤에 육박하는 전기차의 무게로 인한 에너지 손실, 타이어와 도로의 마모로 인한 미세 플라스틱 발생에 대한 문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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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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