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GT CDMO·기술수출 성과 매출 반영신사업 투자 확대···'바이오USA'서 기술력 알려치료제 임상 속도, 글로벌 전문가 대거 영입
23일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차바이오텍은 올 1분기부터 글로벌 CDMO 사업 매출이 연결기준 실적으로 잡히며 서비스 사업 부문에서만 16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체 매출의 7.6%를 차지한다.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미국 자회사 마티카 바이오테크놀로지를 통해 세포·유전자치료제(CGT) CDMO 사업에 뛰어들었다. 작년 5월 시설 준공을 완료한 마티카 바이오는 CGT의 핵심 원료인 렌티 바이러스벡터,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 벡터 등 바이럴 벡터 생산과 CGT 개발 및 생산서비스를 제공하며 지난해 하반기에만 8건의 계약을 수주했다. 현재 다국적 빅파마 4곳을 포함한 34개 기업과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올 초에는 2002년 설립 이래 첫 기술수출 성과를 냈다. 노인성황반변성(AMD)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망막색소상피세포 실명치료기술(RPE) 및 배아세포 기술'을 지난 3월 일본 글로벌 제약회사 아스텔라스의 자회사인 아스텔라스 재생의학센터(AIRM)에 기술이전했다. 계약 규모는 약 430억원(3200만 달러)이며, 반환 조건 없는 계약금 200억원(1500만달러)를 수령했다.
차바이오텍이 세포치료제 관련 사업에서 매출을 내기 시작한 것은 신성장동력 확보와 수익구조 다변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회사의 매출 대부분은 의료서비스와 제대혈 보관 사업, 임대 매출에서 나왔다. 특히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364억원 중 절반 이상은 해외 병원사업을 하고 있는 자회사 차헬스케어 실적이 차지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315억원으로 떨어진다. 이 가운데 제대혈 채취 및 보관 매출 실적이 36억원, 줄기세포은행인 바이오 인슈어런스 매출이 8억원이다.
다만 임대매출과 로열티 등이 포함된 기타매출은 211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는데, 이는 기술수출에 따른 계약금 200억원이 모두 입금된 영향이 크다. 전년 동기 기타매출이 14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고무적인 수치다.
회사는 지속적인 체질개선 노력을 통해 CGT CDMO사업과 개발 중인 세포치료제 상용화의 성공을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CGT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재조합단백질, 항체치료제에 이은 3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시장 잠재력이 크다. 출시된 치료제는 많지 않지만 연평균 49%씩 고성장하는 분야로 꼽히고 있어 많은 기업들이 치료제 개발 및 CDMO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차바이오텍은 20년 넘게 쌓아온 세포치료제 연구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CDMO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이를 위해 마티카 바이오는 CGT CDMO시장의 요충지인 미국에서 공장 증설과 장비 확충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현재 완공된 1공장 외 2공장을 추가로 만들 예정이다. 이미 지금 시설의 두 배 이상 규모의 부지를 추가로 확보했다. 2공장이 완공되면 현재 500L 규모의 생산 용량이 2000L까지 확대된다. 마티카 바이오는 이러한 용량 확대로 임상단계 의약품 생산을 넘어 상업화 단계 의약품까지 생산할 방침이다.
마티카 바이오는 내달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바이오 박람회 '미국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도 참가해 전시 부스를 마련하고, GCT CDMO 기술력을 알린다.
전문 인력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현지에서 팀장 및 핵심 인력을 확보한 데 이어 올해도 200명 이상의 CGT 전문가를 추가로 채용한다.
마티카 바이오측은 "글로벌 제약사를 비롯해 다수의 고객사와 계약 수주를 이어가고 있어 매출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는 2030년 매출 1조원 달성이 목표"라고 했다.
차바이오텍은 국내에 CGT CDMO 시설을 짓고 있다.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세워지는 'CGB'(Cell Gene Biobank)는 단일시설로 세계 최대 규모의 CGT CDMO시설이며, 내년 완공 예정이다. 회사는 마티카 바이오의 선진 시장 CDMO 사업 기술력과 경험을 접목해 북미를 비롯, 유럽, 아시아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세포치료제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R&D 부문 총괄에 이현정 대표를 선임하고 오상훈 단독 대표 체제에서 오상훈·이현정 각자 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오 대표가 사업 부문을 맡고 이 대표가 R&D 부문을 총괄한다.
이 대표는 산부인과 전문의 출신으로 글로벌 신약 개발 경험을 가진 임상 개발 전문가다. 화이자, 일라이릴리, 박살타와 샤이어(현 다케다), 삼양바이오팜USA 등 글로벌 제약회사에서 20년간 항암제 개발을 주도했다.
회사의 대표 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은 'CBT101', 'CordSTEM-DD', 'CordSTEM-POI' 등이다.
'CBT101'은 환자 본인의 혈액에서 선천적 면역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NK세포를 추출한 뒤 체외에서 증식해 제조한 고형암 면역세포치료제이다. 현재 임상 2상을 준비 중이다.
'CordSTEM-DD'는 탯줄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를 활용한 퇴행성 요추 추간판으로 인한 만성 요통 세포치료제다. 올해 9월 1·2a상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으로, 임상 결과에 따라 후속 임상시험계획 승인신청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하고, 다국적 임상을 추진한다.
'CordSTEM-POI'는 탯줄유래 줄기세포를 주성분으로 하는 난소기능부전 치료제다. 지난해 11월 식약처로부터 국내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 받았고, 임상 진행을 준비 중이다.
회사는 R&D 부문의 인·허가 역량강화를 위해 최근 글로벌 전문가들을 잇달아 영입했다.
차바이오텍의 허가개발실을 맡게 된 나혜정 상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한올바이오파마 등에서 글로벌 허가 책임자로 일했던 인물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 등 선진 규제기관 허가 경험이 풍부하다.
임상운영실 강재선 상무는 목암생명공학연구소, GC녹십자에서 다양한 국·내외 1상부터 3상 품목허가용 임상시험을 거쳐 제품을 시판한 경험이 있다. 미국, 유럽, 기타 여러 국가에서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한 경험을 활용해 차바이오텍이 진행하는 다국적 글로벌 임상을 이끌 예정이다.
임상약리학 전문의인 장경호 상무는 임상개발실에서 상업화에 적합한 기초연구를 발굴한다.
지난해엔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 양은영 본부장을 영입해 차바이오그룹의 사업개발(BD) 부문 역량 강화에 나섰다. 차바이오텍의 핵심기술과 주요 세포치료제 개발현황을 국내외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기술이전, 공동개발, 투자유치 등 사업 기회를 확대하겠단 계획이다.
차바이오텍 또한 내달 열리는 바이오USA에 참가해 비즈니스 미팅에서 주요 파이프라인 기술이전 및 파트너십을 논의할 방침이다.
차바이오텍 임원들은 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 임상시험과 글로벌 CDMO사업에 힘을 더하기 위해 최근 자사주를 대거 매입하기도 했다.
회사는 지난달 12일 공시를 통해 오 대표와 이 대표 등 임원 10명이 자사주 1만7000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오 대표 3000주, 이 대표 2000주, 민영선 부사장 2000주, 이동준 부사장 2000주, 조광용 부사장 2000주, 양은영 전무 2000주, 정인철 상무 1000주, 양승호 상무, 1000주, 정재석 상무, 1000주, 윤보현 상무 1000주 등이다.
회사 측은 "회사가 주력하고 있는 사업 성공에 대한 확신이 반영된 것"이라며 "주식 매수로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한편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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