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평가기관, 객관적 데이터로 기업 진단···이해상충 인력은 분리"

금융당국, 'ESG 평가기관 가이던스' 제정

데이터 수집방법, 평가결과 투명하게 공개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유관기관 합동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e-mail]

한국ESG기준원과 한국ESG연구소, 서스틴베스트 등 ESG평가기관은 객관적이고 검증 가능한 데이터로 기업을 진단하고 기관 내 이해상충 가능성이 있는 업무·인력을 분리해야 한다.

24일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ESG 평가시장 투명성·신뢰성 제고 방안을 공개했다.

이번 방안은 정부와 한국거래소, 자본시장연구원의 지원 아래 국내 주요 ESG평가기관이 자율규제로서 'ESG 평가기관 가이던스'를 마련해 운영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ESG 등급의 활용도가 증가함에 따라 평가기관의 역할과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기관별로 제시하는 등급이 달라 그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를 반영한 조치다.

평가기관은 가이던스 합류 여부를 자율적으로 천명하고, 원칙준수‧예외설명 방식으로 참여한다. 모범규준을 따르되 회사 특성이나 사정 등 이유로 적용이 어렵다면 그 이유를 설명하는 식이다.

가이던스는 ▲총칙 ▲내부통제체제의 구축 ▲원천데이터 수집과 비공개정보 관리 ▲평가체계 공개 ▲이해상충 관리 ▲평가대상기업과 관계 등 총 6개의 장, 21개 조문으로 구성됐다.

먼저 제1장은 총칙으로 가이던스의 목적과 적용 방식 등을 규율한다. 또 제2장에선 준법감시인 지정 등 준법감시체제를 구축하고 이해상충방지를 위한 내부통제체제를 마련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아울러 제3장에서는 평가기관이 객관적이고 검증 가능한 데이터에 근거해 평가하는 한편, 그 과정에서 취득한 비공개정보를 대외비로 관리하고 임직원이 남용하지 않도록 한다. 제4장엔 ESG 평가방법론과 기업별 등급, 평가점수 등을 공개하고 인터넷 홈페이지 등 정보접근성이 높은 방식을 이용할 것을 요구한다.

또 제5장에서는 기관 내 이해상충 가능성이 있는 업무‧인력을 분리하고, 계열회사의 업무와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정책을 수립‧운영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밖에 제6장엔 평가등급 확정 전 대상 기업에 수집데이터 내용 등을 통보하고 사실오류에 대해선 설명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가이던스는 약 3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9월1일부터 시행된다. 금융위는 2024년까지 가이던스를 운영한 뒤 2025년부터 진입규제, 행위규제 등 법제화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한 보완방안도 추진한다. 각 평가기관은 자신의 가이던스 이행현황을 공시하며, 협의체 또는 거래소가 정기적으로 이들의 이행현황 등을 비교‧분석해 공유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평가시장뿐 아니라 공시와 평가, 투자로 이어지는 ESG 생태계 전반에 대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향후에도 전문가의 의견수렴 등을 거쳐 제도개선 방향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