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종금·벤처파트너스 자회사 편입키로 시너지 강화로 효율성·주주가치 높이겠다지만신뢰도·존재감 타격 불가피···지분가치도 희석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포괄적 주식교환을 거쳐 우리종금, 우리벤처파트너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우리종금과 1대 0.0624346, 우리벤처파트너스와 1대 0.2234440 비율로 주식을 교환한다. 자회사 주식을 지주사 우리금융으로 이전하고 기존 주주에게 지주사 신주를 배정하는 방식이다. 오는 8월 거래가 끝나면 우리종금과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증시에서 이름을 감춘다.
우리종금은 국내 유일의 종합금융사다. 증권사 업무 중 '주식 위탁매매'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무를 수행한다. 우리금융은 2007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구조조정에 착수하자 우리PE를 통해 자금을 투입하며 이 회사(당시 금호종금)와 연을 맺었고, 2013년 정식 인수한 뒤 지금의 간판으로 바꿔 달고 적극 육성해왔다. 현재 우리종금에 대한 우리금융의 지분율은 59.8%다.
또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우리나라 1세대 벤처캐피탈인 한국종합기술금융(KTB네트워크)에 뿌리를 둔 기업이다. 금융 플랫폼 토스의 비바리퍼블리카, 배달의민족의 우아한형제들과 같은 굵직한 기업에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우리금융은 3월 다올금융그룹으로부터 이 회사 지분 52%를 사들여 15번째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 같은 결정은 일차적으로 경영 효율성을 높이려는 취지라고 우리금융 측은 설명했다. 영업 등에 대한 협업 체계를 공고히 하고 중간배당·유상증자와 같은 의사결정 절차를 간소화함으로써 자원을 적시에 배분하려는 것이란 전언이다.
동시에 우리금융으로서는 지주의 수익성을 높이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완전 자회사로 전환한 두 회사의 이익이 고스란히 그룹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 교환을 통해 지주의 지배순이익이 44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나 외부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표면적으로 지주의 외형을 키우는 것 외에 기대할 만한 부분이 보이지 않아서다. 특히 두 계열사는 존재감이나 신뢰도 측면에서 손실이 불가피하다. 증시에서 이름을 빼면서 자연스럽게 외부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은 물론, 비상장사로 바뀜에 따라 경영 성과도 즉각적으로 공개되지 않는 탓이다.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함이란 우리금융 측 명분을 놓고도 의구심이 상당하다. 우리금융지주와 종금, 벤처파트너스 주주 모두 당장 손실을 감내해야 해서다.
먼저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주식교환을 위해 신주(총 3247만주)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소폭 하락할 공산이 크다. 지배순이익 증가분이 이를 상쇄하더라도 유통 주식이 늘어나는 만큼 주당순이익(EPS)이 떨어지는 탓이다.
실제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 목표주가를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5500원으로 하향했다. 그는 "우리금융지주가 종금과 벤처파트너스 등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자본비율 제고는 긍정적이나 산술적인 주식 수 증가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3%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계열사도 마찬가지다. 종금은 우리금융의 증권업 진출, 벤처파트너스는 우리금융 편입 후 성장 가능성 등으로 투자자가 모였는데, 그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주가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임 회장을 향한 원성도 쏟아지고 있다. 비은행 부문을 키우고 주가도 띄우겠다는 앞선 약속과 달리 주주에게 걱정을 떠안긴 셈이 돼서다. 종금과 벤처파트너스 주주 사이에선 관련 사안을 표결에 부치는 임시 주주총회에 참석해 반대표를 던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다만 우리금융 측은 이번 결정과 무관하게 비은행 부문을 지속 육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금융 측은 "일체성을 강화해 사업적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할 것"이라며 "향후에도 자회사 등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경영관리, 그룹 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 수립,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 확충 전략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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