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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취임 1년' 강석훈 산은 회장, HMM·아시아나 매각 난기류에 무거운 어깨

금융 금융일반

'취임 1년' 강석훈 산은 회장, HMM·아시아나 매각 난기류에 무거운 어깨

등록 2023.06.20 17:41

수정 2023.06.21 07:18

정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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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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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통합 3분기 결론···美·日 판단이 관건""HMM도 연내 SPA 맺을 것···영구채 고민 중"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강 회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강 회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2년 차'에도 주요 기업의 구조조정 현안으로 부담스러운 경영 행보를 이어가게 됐다. 24년간 책임지던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에 새 주인을 찾아주면서 큰 짐을 덜어내긴 했지만, 아시아나항공과 HMM(옛 현대상선) 등 굵직한 기업의 매각 작업이 여전히 불투명한 양상을 띠고 있어서다.

강석훈 회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앞으로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면서 "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과 이해관계자의 고통 분담, 지속가능한 경영정상화 방안, 신속한 매각 등 원칙에 따라 문제를 풀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항공사 통합과 HMM, 생명보험사 매각을 비롯한 기업 구조조정 현안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데 따른 발언이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美·日 반대 시 '원점'···"3분기 중 결론"

그 중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건은 산업은행이 직면한 최대 과제로 꼽힌다. 당초 수월하게 끝날 것으로 점쳐졌으나, 미국과 EU·일본 등 주요국 경쟁 당국이 뜸을 들이면서 3년 가까이 지연되는 탓이다.

실제 양대 항공사 통합 건과 관련해선 국내외 14개 경쟁 당국 중 11곳이 심사를 마무리했으나, 미국·일본·EU 측은 결론을 미루고 있다. 그나마 EU는 8월3일까지 심사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못 박았지만, 미국·일본은 입장조차 내놓지 않은 상태다.

특히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막고자 소송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 사 합병 시 한국과 미국에 오가는 여객·반도체 등 핵심 산업의 운송 경쟁력이 하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만일 미국이나 일본·EU 중 어느 한 곳이라도 반대로 뜻을 굳힌다면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해 추진한 양대 항공사 통합 작업은 원점으로 되돌아온다.

이에 산업은행의 추가적인 움직임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비록 인수 주체인 대한항공 측으로 책임이 넘어갔다고 하나,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국책은행이 협상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어서다.

그간 산업은행은 주요국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도 측면으로 양 사의 합병을 지원해왔다. 강석훈 회장도 유럽 방문 당시 윤순구 주EU 대사에게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강 회장은 "이르면 3분기 중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만, 심사 기한이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해외 경쟁 당국 설득을 위한 대한항공의 적극적인 대응을 독려하고, 정부 부처의 지원을 요청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연내 HMM 새 주인 찾는다는 산업은행···영구채 처분 숙제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 매각 건도 마찬가지다. '새 주인 찾기'가 시작됐지만, 10조원을 웃도는 몸값에 시장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서다. 산업은행은 연내 승부를 걸겠다고 예고했으나, 인수 구조나 가격 등 요건이 원매자의 기대치를 밑돈다면 성사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

현재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자문단'을 가동하며 범정부기관이 보유한 HMM 지분 총 45.7%에 대한 매각 작업에 시동을 건 상태다. 삼성증권과 삼일회계법인, 법무법인 광장 등으로 꾸려진 자문단은 HMM에 대한 컨설팅에 착수했으며, 조만간 잠재 매수자와 최적의 거래구조를 포함한 솔루션을 산은에 제안하기로 했다.

관건은 산업은행과 해진공이 어떤 방식으로 인수자의 부담을 덜어내느냐다. 만만찮은 가격으로 인해 현대글로비스와 포스코를 비롯한 주요 후보 기업이 "생각 없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어서다.

HMM 인수가격을 10조원으로 추산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시가총액이 9조3358억원(20일 기준)에 달해 정부 지분 45.7%를 사들이는 데만 약 5조원이 필요하고, 산업은행과 해진공이 보유한 총 2조7000억원대 영구채의 처리까지 고려해야 해서다.

따라서 산업은행도 컨설팅을 통해 걸림돌을 치우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일정 기간 영구채를 처분하지 않거나 주식 일부를 단계적으로 시장에 내놓음으로써 덩치를 줄이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대우조선 사례처럼 '전략적 투자유치'를 시도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인수자가 매각 기업의 '구주' 대신 '신주'를 사들이도록 함으로써 경영권을 확보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일단 강 회장은 "자문사에서 다수의 전략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인수 의향을 태핑(사전조사) 중"이라며 "매각작업이 차질 없이 수행된다면 연내 SPA(주식매매계약) 체결도 가능하리라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또 영구채 처분 방식 등을 놓고는 "매각 과정 중 결정될 일이라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거래 당사자와 협의 과정에서 노력하면 조정될 여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KDB생명 본입찰 임박···"재무구조 개선에 매력도↑"

다시 한번 시장에 나온 KDB생명의 향방도 관심사다. 재무구조 개선을 거쳐 다섯 번째 도전에 나선 산업은행이 올해는 반드시 매각을 성사시키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면서다.

KDB칸서스밸류PEF는 지난해 11월 28일 공고를 내고 KDB생명 매각 절차를 재개했으며, 곧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KDB칸서스밸류PEF의 KDB생명 지분 92.7%인데,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돕는 차원에서 자본확충(신주인수 등)을 포함한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은 2010년 금호그룹 지원 과정에서 칸서스자산운용과 6500억원 규모 사모펀드(PEF)를 조성해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인수했다. 이어 총 4차례에 걸쳐 매각을 시도했지만,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에도 JC파트너스와 협상을 이어갔으나,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무산됐다. JC파트너스가 운영하는 또 다른 보험사 MG손해보험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실 금융기관에 선정된 게 화근이었다.

강 회장은 "KDB생명은 산업은행에 줄곧 '아픈 손가락'이었다"면서도 "과거 네 차례의 매각 시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특히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5월 75% 무상감자로 자본금을 줄이고 이월결손금을 축소했다"며 "산업은행도 신종자본증권 차환발행분 2160억원 전액을 매입함으로써 가용자본 관리도 용이해졌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올해 들어 KDB생명의 운용자산수익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매물로서의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며 "다수의 원매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돼 이번 본입찰에서는 매각이 성사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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