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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하림 장남 김준영, NS쇼핑·글라이드로 경영 전면 나선 까닭

유통·바이오 채널

하림 장남 김준영, NS쇼핑·글라이드로 경영 전면 나선 까닭

등록 2023.06.23 15:44

수정 2023.06.27 14:37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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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NS쇼핑·글라이드 사내이사 선임···승계작업 재개홈쇼핑 업황 악화·이커머스 경쟁 심화···능력 증명에 걸림돌NS쇼핑 지배구조 개편·온라인 물류센터 완공은 긍정적

하림 장남 김준영, NS쇼핑·글라이드로 경영 전면 나선 까닭 기사의 사진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장남 김준영 씨가 엔에스쇼핑·글라이드 사내이사에 선임되면서 잠정 중단됐던 승계작업이 다시 시작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준영 씨의 경영수업은 지난 2021년 하림그룹이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철퇴를 맞으면서 잠정중단됐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준영 씨는 올해 3월 엔에스쇼핑 사내이사에 올랐다. 또 엔에스쇼핑 임원 발탁과 비슷한 시기 글라이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준영 씨가 하림그룹의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린건 처음이다.

준영 씨의 이사 선임을 두고 업계에서는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현재 홈쇼핑과 이커머스 계열사에서 준영 씨의 능력을 증명하는 것은 업황 등 여러 여건상 어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단 홈쇼핑의 경우 업황이 좋지 않고 실적 반등의 해법이 크게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온라인 플랫폼인 글라이드 또한 아직까지 주력 사업이라 보긴 어렵다.

엔에스쇼핑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한 5509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36.2% 감소한 397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한 807억원을 기록했는데, 중단영업손실이 1125억원이 반영된 영향이 컸다.

홈쇼핑 산업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TV 시청 시간 감소가 지속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특수도 거리두기 해제를 기점으로 사라지면서 업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송출수수료 증가율 또한 매년 두 자릿수 대다. 실제 2021 회계연도 방송사업자 재산 상황을 보면 2021년 TV홈쇼핑과 T커머스 업체들이 유료방송사업자에 낸 송출수수료는 전년 대비 11% 늘어난 2조24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커머스 사업을 영위하는 글라이드의 상황도 좋지만은 않다. 아직 사업이 자리잡지 못해 손실이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라이드의 매출액은 ▲2019년 1600만원 ▲2020년 6억원 ▲2021년 41억원 ▲2022년 50억원으로 지속해서 늘었다. 그런데 순손실도 점점 불어났다. 글라이드의 순손실은 2019년 8억원에서 ▲2020년 32억원 ▲2021년 81억원 ▲2022년 90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엔에스쇼핑은 지난해 지배구조 개편으로 하림지주의 완전 자회사로 바뀌며 본업인 홈쇼핑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오히려 이전보다 사업 성과를 내기 좋은 구조로 바뀌었다는 점에서 김준영 이사에게 긍정적일 수 있다. 엔에스쇼핑은 수익성이 높은 카테고리 위주로 상품을 구성하고, PB사업 등을 강화하는 한편 모바일 커머스 등 디지털 역량 강화에도 방점이 찍힐 것으로 전망된다.

글라이드 또한 현재는 주력 계열사라고 보기 어렵지만, 향후 하림그룹 전체 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하림그룹은 육가공 위주로 사업을 영위해왔으나 '하림 퍼스트 키친'을 만들면서 가정간편식(HMR)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섰다.

하림은 현재 퍼스트 키친 중간에 2만4061㎡ 규모의 온라인 물류센터를 짓고 있는데, 올해 이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중간 유통 과정 없이 퍼스트 키친에서 생산한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바로 전달할 수 있게 된다.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퍼스트 키친을 연결하는 브릿지가 이어지고 그 안에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퍼스트 키친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한 곳에 모을 수 있다. 닭고기 종합처리센터에서 원재료를, 이를 활용해 퍼스트 키친에서 제품을 만들고 제조된 제품은 온라인 물류센터로 배송하게 되는 것이다. 생산부터 소비자 식탁까지 아우르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준영 씨에게 유통 계열사 이사직을 맡긴 것은 그룹 전체의 성장 동력 강화를 맡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업황이 좋지 않거나, 자리를 잡지 못한 계열사지만 김홍국 회장이 그리는 그룹의 청사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만한 곳들이기 때문이다.

현재 하림그룹을 준영 씨에게 넘겨주기 위한 작업은 김 회장의 지분 증여 정도만 남아 있다. 하림지주는 2022년 12월 31일 기준 김홍국 회장이 22.1%로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이어 한국바이오텍이 16.69%, 올품 5.78%, 김 회장의 배우자인 오수정 여사가 2.52%를 보유 중이다.

이 중 올품은 준영 씨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개인 회사나 다름없고 올품은 한국바이오텍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올품과 한국바이오텍이 보유한 하림지주 지분을 합치면 22.47%로 김 회장(22.1%)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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