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상률 4.5% 합의···"흑자전환 시점에 지급"대규모 순손실 유지 중인 솔리다임 실적은 제외반등 쉽지 않은 듯···"PS 지급 당시와 동일한 규정"
4일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노조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달 말 2023년 임금 인상률을 총 4.5%로 정하되 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되는 시점에 임금을 인상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만약 올해 분기 영업이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올해에는 임금인상을 시행하지 않고 내년 흑자 확인 시점에 소급 적용하는 방식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임금 교섭과 관련해 "구성원들의 실리를 위한 노사간 전략적 판단과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면서 구성원의 자부심을 지켜내야 하는 회사의 고민이 맞물려 새로운 형태의 '윈(win)-윈(win)' 해법을 도출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합의안에서 주목할만한 부문은 솔리다임 실적은 임금인상 합의안에서 제외됐다는 점이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지난 2020년 10월 약 10조3000억원을 들여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해 세운 기업이다. 당시 사측은 D램에 편중돼 있던 회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낸드플래시 영역까지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수익성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솔리다임을 포함한 SK하이닉스 낸드 프로덕트 솔루션 미국법인은 작년 누적 순손실만 3조325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도 8559억원의 순손실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7000억원 이상 증가한 규모다. 인플레이션에서 비롯된 전방산업의 수요 부진으로 재고 소진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적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쌓인 탓이다.
경영진들도 어려움을 토로했으나 실적은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재 솔리다임 성과는 부진하나 기업용 SSD에서 최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개발 역량 통합을 지속하고 비용 구조 개선 등을 진행할 것"이라며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체계를 갖추면 업황 회복 시 경쟁사들보다 빠르게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시장에선 올해에도 솔리다임 반등이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동사 D램은 HBM, DDR5 기술에 힘입어 시장 대비 가격 프리미엄을 받아 적자 폭 축소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D램 부문은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해 4분기 흑자전환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노 연구원은 "낸드는 슈퍼컴퓨터 중심으로 투자가 집중되면서 SDD 수요는 감소하고 있으며 중화권 모바일 업체들의 수요는 연말까지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낸드 업황 부진은 솔리다임 실적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흑자전환 시점이 불투명해지면서 솔리다임 실적은 이번 임금 인상안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 PS(초과이익분배금) 지급 당시에도 성과급 지급 기준은 솔리다임 실적을 제외해 지급하기로 협의한 바 있다"며 "올해 합의안도 동일한 기준으로 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지난달 기술전임직노조와 임금 인상률에 합의했으나 노조의 대의원 투표결과 합의안이 부결되면서 2023년 임금 교섭 재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사측은 이번 주 있을 기술사무직지회 투표 결과를 지켜보며 대응하기로 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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