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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알츠하이머 신약 '레켐비' 정식 허가···삼성바이오 CMO 맡을까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알츠하이머 신약 '레켐비' 정식 허가···삼성바이오 CMO 맡을까

등록 2023.07.08 08:00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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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승인 받은 최초의 Aβ항체, 근본적 치료 기대감미충족 수요 커 시장 폭발적 성장 예상···삼성도 준비 바이오USA서 계획 밝혀···"개발사들이 대량생산 문의"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6일(현지시간) 에자이(일본)·바이오젠(미국) 제약의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를 정식 승인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미국 식품의약국(FDA)은 6일(현지시간) 에자이(일본)·바이오젠(미국) 제약의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를 정식 승인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알츠하이머병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가 미국에서 정식 승인을 받은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가 위탁생산(CMO)을 맡게 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4월 착공에 돌입한 5공장을 필두로 알츠하이머 등 새로운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온 데다, '레켐비' 개발사 중 한곳인 바이오젠과 과거 협력한 인연이 있어 생산물량을 수주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6일(현지시간) 에자이(일본)·바이오젠(미국) 제약의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를 정식 승인했다고 AP통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레켐비는 FDA의 정식 허가를 받은 최초의 항아밀로이드베타(Aβ) 항체다. 알츠하이머 치매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비정상 단백실 '아밀로이드 베타'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간 사용되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들은 인지 기능을 일시적으로 개선할 뿐, 근본적 치료가 어려웠지만 레켐비는 알츠하이머 병세의 진행을 억제해 기대를 모았다.

이에 FDA는 지난 1월 레켐비를 '신속승인'하면서 사용 대상을 '임상 시험 중인 환자'로 제한한 바 있다.

이어 FDA 산하 말초·중추신경계의약품자문위원회(PCNSDAC)는 지난달 만장일치로 레켐비의 승인을 권고하기도 했다.

다만, 레켐비의 임상시험에서 일부 환자들이 뇌부종 또는 뇌출혈 등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고, 치매 위험이 높은 변이유전자 APOE4를 가졌거나 항응고제를 투여하는 경우 부작용 위험이 더 큰 것으로 확인돼 FDA는 레켐비 라벨에 이같은 부작용을 설명하는 경고문을 표기하도록 했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 치매 초기 환자와 경도인지장애 환자에 한해 사용할 수 있다. 2주에 한 번 정맥 주사로 투여하며, 미국 기준 정가는 연간 2만6500달러(약 3500만원)로 알려진다.

에자이는 지난달 8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해당 치료제의 시판허가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한국을 포함해 유럽, 영국, 캐나다, 일본, 중국 등에서도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에자이는 '레켐비'가 시장에 출시될 경우 3년 내 10만여명이 이 약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충족 의료수요가 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IMARC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0년 63억4000만 달러(약 7조8840억원)에 달하며, 2026년까지 연평균 6.5%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효과적인 신약이 상용화된다면 이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 필요해진다.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를 주목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일찍부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대응을 예고한 바 있기 때문이다.

케빈 샤프 삼성바이오로직스 미국 영업(SBA-S) 담당 상무는 미국 보스턴에서 케빈 샤프 삼성바이오로직스 미국 영업(SBA-S) 담당 상무는 미국 보스턴에서 "5공장 건립 후에는 대량생산이 요구되는 제품을 집중 타깃해 수주를 확보하고 알츠하이머 등 새로운 블록버스터 의약품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유수인 기자

앞서 삼성바이오 케빈 샤프 미국 영업(SBA-S) 담당 상무는 지난달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2023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 기간 기자간담회를 열고 "5공장 건립 후에는 대량생산이 요구되는 제품을 집중 타깃해 수주를 확보하고 알츠하이머 등 새로운 블록버스터 의약품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당시 샤프 상무는 "알츠하이머는 환자들의 수요가 높은 질환이다. 치료제가 개발된다면 폭발적으로 시장이 커져 대량 생산이 필요해질 것"이라며 "의약품을 공급해줄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 상황인 만큼 그 물량을 우리가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알츠하이머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며 "미국 현지 영업사무소에서 만난 고객사 중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곳들은 회사 측에 대량생산, 타임라인, 서플라인 체인, 듀얼 소싱 등과 관련한 문의를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삼성바이오는 지난달 1일부터 4공장(24만 리터)을 전체 가동하면서 총 60만4000리터의 세계 최대 생산역량를 확보한 상태다. 다만 꾸준히 증가하는 수주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18만 리터의 제5공장 건축을 지난 4월 돌입했다. 5공장의 예상 공기는 총 24개월로, 목표 가동 시기가 당초 공시한 2025년 9월에서 동년 4월로 5개월 단축했다.

5공장까지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는 압도적인 1위 규모인 총 78만4000리터의 생산역량을 확보하게 된다.

회사는 속도와 품질 면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필수적인 기술이전 기간을 업계 평균의 절반 수준인 3개월로 단축했고, 촉박한 일정으로 긴급 물량 요청이 있을 경우에도 유연하고 신속한 대응으로 생산 일정을 준수했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과 잇따라 수주계약을 체결하며 높은 신뢰도를 구축한 점도 기대감을 높인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바이오는 최근 화이자와 대규모 수주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24만 리터의 4공장 완공으로 계약체결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품종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다국적사가 전담으로 생산을 맡아서 하기에는 신약 대량생산대비 생산 효율이 높지 않아 위탁을 결정한다"고 했다.

그러며 "삼성바이오의 생산능력은 글로벌 1위이고, 이를 바탕으로 29개 고객과 44개 제품에 대한 계약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다품종 시밀러 생산 및 알츠하이머 등 신약 출시 등의 이슈가 있는 만큼 상황이 (삼성바이오에) 우호적이다. 우수한 트랙 레코드와 여유 케파(CAPA)를 보유하고 있어 추가 수주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강하나 이베스트증권 연구원도 "삼성바이오는 최근 뉴저지 오피스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해 글로벌 탑20 빅파마 중 13곳이 거래처로 자리잡았다. 화이자와의 장기 대규모 수주 계약 같은 공시를 또다시 기대해볼만 하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는 레켐비 개발사 중 한 곳인 바이오젠과 10여 년 동안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며 인연을 쌓은 바 있다.

회사는 바이오젠과 합작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했다. 삼성바이오가 지난해 바이오젠의 지분을 모두 사들이며 합작 관계는 끝났지만 시장에서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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