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완공, 빅파마 대형 계약 체결로 풀가동 시기 단축 존림, 안정적 성장 가능한 매출 구조 확립···'4조원' 눈앞'대량생산' 경쟁력에 알츠하이머 시장 진입 기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고 내년 매출액은 4조원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의 4공장 풀가동 예상 시기는 오는 2025년이다. 4공장은 지난 6월 완공과 동시에 가동률이 증가하고 있다. 다만 고객사의 제품 기술을 이전받는 기간이 통상 6개월 이상 걸리고, 10년 이상 장기 계약일 경우 구체적인 생산 규모 및 시기를 알 수 없어 풀가동 체계로 진입까지는 일정 기간이 소요된다.
그런데 최근 화이자, 노바티스 등 대형 글로벌 제약사들과 대규모 수주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제품 생산에 돌입할 경우 바로 풀가동으로 진입할 수 있을 거란 예측이 나온다.
회사는 올해 GSK·일라이릴리·화이자·노바티스 등과 대규모 위탁 생산계약을 체결하며 연간 수주액 2조3000억원을 돌파했다. 역대 최고 수주액을 달성한 2020년 약 1조9000억원의 기록을 올해 반년 만에 경신한 것이다. 특히 노바티스는 삼성바이오와 지난해 6월 1000억원 규모의 의향서(LOI)를 체결한 이후 1년여만인 올해 7월 생산 규모를 약 5배(5110억원)로 키워 본계약을 체결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원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4공장 수주는 대부분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4공장과 연계된 5공장 수주를 기대할 수 있는 시기"라고 분석했다.
4공장의 매출 기여도 가시화되면서 회사는 지난 1월말 전년도 대비 매출 증가 범위를 10~15%에서 4월 15~20%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글로벌 CMO 기업 중 올해 매출 가이던스를 상향한 곳은 삼성바이오가 유일하다. 4공장의 매출은 3분기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삼성바이오의 전망이 밝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삼성바이오의 주가는 지난 7월 81만원대에서 9월 15일 기준 73만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빅파마 고객사 증가, 수익성 개선, 5공장 건설, 항체 CMO 시장 성장, 삼성바이오만의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실적 확대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국내 바이오제약업계 최초로 지난해 매출 3조원을 돌파한 삼성바이오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조5871억원, 영업이익 445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특히 4공장의 매출 반영에 앞서 감가상각 비용 등이 실적에 선반영 됐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9%나 성장하는 등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이는 매출 상승, CMO 사업 기존 공장 풀가동에 따른 영업 레버리지 효과,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결에 따른 외형성장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올 하반기도 이러한 영향으로 삼성바이오의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삼성바이오의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24% 증가한 1조352억원이다.
내년 연매출은 4조원대로 예상된다. 빅파마의 대규모·장기 계약을 중심으로 수주 계약 구성이 재편돼 업황이나 경기 영향 없이 안정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는 매출 구조를 확립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는 존림 대표 체제가 시작된 2020년부터 글로벌 빅파마 고객사가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빅파마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을 갖춘 존림 대표는 생산능력, 속도, 품질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와 계약을 맺은 빅파마들은 첫 계약 이후 모두 계약제품을 확대하거나 기존 계약된 물량의 생산 규모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공시된 증액 계약 11건 중 증액 계약은 총 7건으로 8805억원 규모다. 올해도 9월 현재까지 7건(9481억원) 증액 계약이 공시됐다.
아울러 생산능력부터 품질·속도·ESG에 이르기까지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이 갖춰야 할 경쟁력을 보유했다는 점도 CMO 수주 계약 급증의 배경이 되고 있다.
회사는 증가하는 CMO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2025년 4월 완공을 목표로 18만리터 규모의 5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미 1~4공장을 통해 총 60만4000리터의 생산능력을 확보했지만 선제적 투자와 업계 공기 대비 40% 단축한 초스피드 건설 기술로 초격차를 실현해나가겠단 방침이다.
5공장을 필두로 알츠하이머 등 새로운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 시장에도 대응한다.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대량 생산이 요구되는 제품과, 새롭게 적응증이 확대되는 제품 등을 집중 타깃해 수주를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삼성바이오가 알츠하이머병 신약 '레켐비'의 CMO를 맡을 수 있을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레켐비는 FDA의 정식 허가를 받은 최초의 항아밀로이드베타(Aβ) 항체다.
해리 김(Harry Kim) CLSA증권 연구원은 "이르면 내년 중 치매치료제가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바이오와 같이 대량 생산이 가능한 CDMO 기업들의 도움을 구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삼성바이오는 대형 제약사들의 최고의 선택지이다. 회사는 글로벌 시장의 30%를 점유하며 생산능력 면에서 선두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도 "항체 CMO 시장 성장은 상당히 견고하다. 기존 항체의약품 적응증 확대, 알츠하이머, 자가면역, 비만 등 신규 타킷 항체 의약품 등장, 빅파마 자체 캐파 노후화 때문"이라며 "특히 향후 알츠하이머 항체 침투 속도에 따라 (삼성바이오도) 추가적이 아웃소싱 수요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재병 하나증권 연구원은 "레켐비, 도나네맙 등 알츠하이머 항체치료제는 만성적으로 사용될지 여부, 투여의 불편함, 안전성 대비 효능에 대한 우려 등으로 침투에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 단기보다는 장기적인 수혜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삼성바이오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및 ADC(항체 및 항체-약물 접합체) 등 포트폴리오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7월 CEO 직속 센터 레벨의 바이오연구소를 출범했다. 초대 연구소장으로 임명된 정남진 부사장은 유전학자, 유전체 엔지니어, 빅파마 연구원, 교수, 바이오텍 임원으로서 28년간 미국에서 바이오 기술을 연구한 인물로, 지난해 11월 삼성바이오에 합류했다.
특히 삼성바이오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ADC 시장에 선제적 대응하기 위해 ADC 바이오의약품 전용 생산 공장을 건설할 방침이다. ADC 시장은 오는 30년까지 26% 성장이 예상되며,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7%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존림 대표는 지난 6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바이오USA에서 "시장 트렌드와 성장성을 감안해 ADC 전용 생산 시설을 신규 건립하기로 계획했다. ADC 상업 생산 일정은 2024년 내"라며 "ADC 생산 설비뿐 아니라 생산 기술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반 기술에도 적극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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