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공장, 호흡기질환 치료제 생산 풀가동 국내 최대 규모 내용액제 생산···'완전 자동화' 효율↑직원 작업환경 개선도···내년 시설 추가해 사업 확대
지난 19일 충북 진천 광혜원 농공단지 소재 대원제약 진천공장에서 만난 백승영 대원제약 진천공장 제조지원팀장(이사)은 "지금은 감기약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상황이 끝나지 않고 독감 지수도 높아 예전과 달리 비수기 없이 제품들이 계속 나가고 있다"며 "물량 비축도 못 하고 있어서 12월까지는 공장을 풀가동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때까지 철야 근무를 시행해 감기약 공급에 지장이 없게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6개 라인으로 구성된 진천공장은 대원제약의 내용액제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전라인을 하루 2교대로 풀가동해 호흡기질환 치료제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1~3라인은 코대원에스, 코대원포르테 등 전문의약품(ETC) 위주로 생산 중이고 4번 라인은 콜대원과 파인큐아세트펜시럽 등을, 5번 라인은 콜대원키즈시리즈 등을, 6번은 프리비투스 등 조제용 호흡기질환 치료제를 생산 중이다.
특히 급성 상기도 감염 적응증이 추가된 코대원에스시럽과 최근 제제 개선을 마치고 판매를 재개한 콜대원키즈펜시럽의 생산에 더욱 신경 써 감기약과 진해거담제 공급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5월 맑은 투명 액상과 흰색의 불투명 액상으로 분리되는 '상분리 현상'이 나타난 콜대원키즈펜시럽에 대해 자체 회수를 권고한 바 있다. 회사는 낮은 점도와 밀도로 인해 주성분이 아래로 침강하면서 상분리 현상이 발생한 것을 확인, 이를 개선하고자 첨가제 분량 등을 변경하고 판매를 재개했다.
백 팀장은 "6개 전라인에서 호흡기질환 치료제를 생산하고 있다. 1~3라인은 직원들과 협의해 철야를 진행하고 그 외 라인은 2교대로 교체했다. 내년에는 인력을 더 확보해 철야 대신 2~3교대로 진행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진천공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내용액제 생산기지다. 42톤의 내용액제를 동시에 제조할 수 있으며, 스틱형 파우치 제품의 경우 시간당 3만6000포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하루 285만6000포, 연간 5억6000만포 생산 규모다.
그 비결은 원료·생산·물류까지 전 공정을 자동화한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에 있다. 회사는 800억원 이상을 투자해 cGMP 수준으로 진천공장을 지었다. 대지 약 8만㎡(2만4000여 평), 연면적 약 1만8000㎡(약 5500평) 규모로 지난 2019년 완공했다.
진천공장의 핵심은 완전 자동화다. 원료 투입 단계부터 이미 자동화가 적용돼 있어 정해진 대로 정확한 양의 원료가 자동 투입된다.
내용액제는 1만 리터 용량의 조제 탱크에서 만들어진다. 탱크 안에 채워진 정제수에 원액을 넣어 조제한 약물은 외부에 노출되지 않은 채 파이프를 통해 그대로 아래층으로 내려가 충전실로 이동한다. 외부 공기의 접촉으로 인한 약품 오염은 원천 차단된다.
충전실에서 완성된 제품은 로봇이 차곡차곡 박스에 포장하고, 이어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이송된다. 또 다른 로봇이 제품 박스를 식별해 팔레트에 쌓으면, 자동 운반 로봇(AGV)이 자동화 창고까지 배달한다.
높이 42미터에 이르는 규모를 자랑하는 자동화창고는 6500셀 규모의 물량을 소화하며 입고와 출고를 모두 로봇이 자동으로 수행한다. 창고에 도착하면 적재 로봇이 제품을 받아 입고한다. 제품의 분류와 저장, 입출고까지 사람의 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부적합한 제품이 발견되면 즉시 해당 제품을 따로 빼 알려주며, 외부에서 들어오는 원료나 자재, 위험물 등도 3~4단계에 걸친 검사 시스템을 통해 품질을 철저히 관리한다.
전 과정이 정교하게 프로그래밍된 컴퓨터에 의해 수행되는 첨단 디지털 시스템이지만 대원제약도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었다.
회사 측은 "처음에는 프로그램이 엉킨다거나 시스템이 끊기는 에러(error)가 종종 발생했다. 그런 부분을 잡는데 6개월 정도 소요됐다"며 "(공장을 지은 지)만 5년 차에 접어든 지금은 안정화가 됐다. 가끔 완제품이 창고로 넘어가기 전 과정에서 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때가 있는데, 이럴 땐 우선 그날 밤에 생산한 물량을 모두 창고에 올려서 이튿날 아침에 정리해 다시 시스템을 돌리는 식으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료 입고부터 완제품 이송까지 모든 작업은 기계가 스스로 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인원 외에는 인력이 필요하지 않다. 진천공장과 규모가 비슷한 대원제약의 향남공장(경기도 화성 소재) 인력은 260명 정도인 데 반해 진천공장은 외주 인원 포함 90명 정도다.
대원제약은 강화된 산업안전보건법에 발맞춰 직원들의 작업 환경 개선에도 총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충전실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부터 직원들의 청력을 보호하기 위해 귀마개 사용, 정기검진 등을 수행하고 있다.
백 팀장은 "직원들의 연령층이 낮은 편이다. 자동화 공정이다 보니 기계를 다룰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산업안전보건법이 강화되면서 2주에 한 번씩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작업 환경도) 매일 체크하고 있다. 포장실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규정 안에 들어와 있고 충전실에서는 모두 귀마개를 하고 있다. 특수검진도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원제약은 진천공장 주변 부지에 내용액제 외에 다른 형태의 제제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추가로 건설하고 생산능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백 팀장은 "(전체 2만4000여 평 중) 현재 사용하는 데가 1만4000평 정도고, 여기서 4~5000평과 공장 건너편 1만여 평이 남아있다. 내년부터 남아있는 곳에 정제, 캡슐, 과립 등 내용 고형제 생산 시설을 추가로 건설하려고 한다"며 "향남공장 고형제 CAPA(캐파·생산능력)가 꽉 찬 상태이고, 물류시스템 고도화 작업 중이어서 향남공장 고형제 물량을 순차적으로 내려보내 진천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새로운 사업이나 새로운 제형 생산도 이곳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인력도 300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대원제약은 1958년 '인류 건강의 실현'이라는 창업 이념을 바탕으로 설립된 기업이다. 국산 12호 신약인 소염진통제 '펠루비 시리즈', 복용의 편의성을 높인 진해거담제 '코대원 시리즈' 등 다양한 영역의 전문 치료제를 보유하고 있다.
2015년부터는 짜 먹는 감기약 '콜대원 시리즈'를 필두로 일반의약품 시장에도 진출해 파이프라인을 강화해 나가고 있으며 건강기능식품 등의 사업도 점차 확장하고 있다.
코로나19 수혜로 지난해 전년 대비 35.2% 성장한 4789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올해는 5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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