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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60대도 받은 특례보금자리론"···김주현, '50년 주담대' 공방 '진땀'(종합)

금융 금융일반

"60대도 받은 특례보금자리론"···김주현, '50년 주담대' 공방 '진땀'(종합)

등록 2023.10.11 18:15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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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모순된 정책으로 국민 기만" 집중 공세 '50년 특례보금자리론 운영상' 허점 지적도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 듣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 듣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취임 후 두 번째로 출석한 국정감사에서 국회의 날선 공세에 진땀을 흘렸다.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부상한 가계부채 리스크부터 은행 횡령·서류조작 사고에 이르기까지 주요 현안을 놓고 여야 의원의 송곳 질의가 이어지면서다.

특히 금융당국은 앞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가계부채 급증의 주범으로 지목하며 은행의 영업 관행에 제동을 걸었는데, 감사 중 정책금융상품도 허점을 드러내면서 김주현 위원장이 난처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野 "정부, 가계부채 관리 실패···은행에 책임 떠넘겨"

11일 금융위원회 국감에서 정무위 의원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사안은 '50년 주담대'였다. 정부로부터 출발한 이 상품이 가계부채 위험을 높였고, 그 책임은 금융회사로 넘어간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지난 7~8월 앞다퉈 50년 주담대를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관련 상품 출시 이후 가계부채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당국은 판매에 제동을 건 상태다. 초장기 주담대가 리스크를 키우는 것은 물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일각에선 정부가 최장 50년 만기의 '특례보금자리론'을 설계하는 등 사실상 상품 판매를 부추겼음에도 은행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볼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월을 저점으로 가계대출 총액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고, 주담대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면서 "2월 이후 기준금리가 3.5%로 유지되고 있음에도 대출이 늘어난 것은 정부의 관리 실패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가계부채를 가장 큰 문제로 지목하면서도 대출 장려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가계 대출을 우선순위로 뒀다면 정책 실패, 아니라면 국민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50년 주담대와 관련해서도 김 의원은 "대통령이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제시한 공약인데, 금융당국이 이를 도입한 은행 잘못으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모순되는 정책이 실패로 이어졌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은행의 '50년 만기' 주담대가 상식적이지 않은 상품이라며 강경한 어조로 맞섰다.

김 위원장은 "특례보금자리론은 34세 이하 청년과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하고 고정금리가 적용된다"면서 "은행은 변동금리에 다주택자를 포함시켰고 60세 차주에게도 이를 적용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정부가 50년 주담대에 관여하지 않았냐는 백혜련 정무위원장의 질의에 "은행 상품은 공식적으로 승인을 받는 절차가 없다"면서 "50년 주담대에 대해 당국과 은행의 사전 교감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특례보금자리론 공급과 가계부채 관리 정책이 모순된다는 주장엔 "가계부채를 줄이는 노력을 하면서도 무주택 서민이 주택을 마련하도록 하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고 일축했다.

청년 지원 취지 무색···'50년 특례보금자리론' 차주 11%는 40대 이상

문제는 '50년 만기 특례보금자리론' 운영 과정에서도 비슷한 실책이 포착됐다는 점이다. 청년층 주고 안정이라는 취지와 달리 정부가 60대 소비자에게도 이를 취급한 사실이 확인되면서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시한 '40·50년 특례보금자리론 연령별 이용현황' 자료를 보면 정부는 40~50대 차주에게 총 798건(2255억원), 60대 이상 차주에겐 5건(총 15억원)의 50년 특례보금자리론을 판매했다. 40대 이상 차주의 비중은 취급건수(7613건)의 10.6%, 총금액(2조978억원)의 10.8%다.

강 의원은 "과거 최장 만기가 40년일 땐 40대 이상 사용자가 3%에 불과했지만, 50년 만기 항목이 생긴 이후엔 그 수치가 11%까지 상승했다"면서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만 34세 이하 청년이나 신혼부부(혼인신고 7년 이하)를 대상으로 하는 50년 특례보금자리론의 요건에 기인한다. 즉, 나이가 34세를 초과해도 신혼부부라면 보금자리론을 50년 만기로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갑작스런 질의에 김 위원장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고 잘못 운영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면서 "사실 관계를 확인하겠다"고 에둘러 해명했다.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금융위원장이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한 조건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데다, 신혼부부의 허점을 간과한 것도 큰 문제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DGB대구은행 시중은행 인가 시 '불법계좌 파문' 점검"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 중인 DGB대구은행과 관련해선 인가 심사 과정 중 '증권계좌 불법 개설' 파문 등 사안을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신청하면 사업계획 타당성이나 건전성, 대주주 적격성 등을 두루 살펴봐야 한다"면서 "관련 사안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김성주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이다. 김 의원은 대구은행이 소비자 몰래 문서를 위조해 1000여 개 불법 계좌를 개설하고 이른바 '상품권 깡'으로 비자금 30억원을 조성한 사례 등을 열거하며 당국 차원의 점검을 촉구했다.

동시에 김 위원장은 잇따른 은행의 금융사고를 놓고도 "내부통제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사고가 줄었을 것"이라며 "현재 입법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부통제 체계를 마련하고 제대로 운영되도록 관리할 의무까지도 법에 명시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산업은행 연내 부산이전?···법 개정이 먼저"

이밖에 김 위원장은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과 관련해선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못 박았다. 연내 부산 이전 계획안을 승인하겠다는 앞선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셈이다.

김 위원장은 "산업은행 이전 대상 기관 지정이 끝났고 컨설팅 결과도 나오면서 산업은행과 세부 계획을 마련 중"이라면서도 "국회에서 법 개정을 마쳐야 이전 계획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은행은 지난 7월 본점의 모든 기능과 조직을 부산으로 옮기는 계획을 당국에 보고했다. 하지만 한국산업은행법 4조 1항엔 '한국산업은행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명시됐다. 따라서 정부가 계획대로 산업은행을 이전하려면 이 조항부터 수정해야 한다.

김 위원장은 "내부적으로 세부적인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국정감사가 끝나는대로 야당 의원을 찾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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