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1일 제19차 정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은행업감독규정' 일부개정고시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감독규정 개정은 은행권에 대한 금융당국의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을 도입하고 은행별 대손충당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예상손실 전망모형 점검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근거규정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지난 2022년부터 금리 상승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일각에서는 은행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美 SVB 사태 등을 계기로 은행권 전반에 대한 위기대응능력을 제고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은행은 회계기준에 따라 향후 예상손실에 상응하는 대손충당금을 적립해 왔으나, 대손충당금 적립수준이 미국·유럽 등에 비해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권 손실흡수능력을 선제적으로 제고하고자 지난 3월 16일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TF' 논의를 거쳐 '은행 건전성 제도 정비방향'을 발표하고 제도개선을 추진해 왔다. 이번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도입 및 예상손실 전망모형 점검체계 구축은 이에 따른 후속조치의 일환이다.
먼저 금융당국은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을 도입해 은행의 대손충당금 및 대손준비금 적립수준이 부족하다고 판단될 경우 대손준비금 추가적립을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종전에는 경기순응성 완화, 미래불확실성 대응 등을 위해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선제적으로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없어 그간 필요시 금감원이 은행권에 대손충당금·대손준비금 추가 적립 등 자율적인 협조를 요청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은행이 보유중인 잠재부실여신(요주의 등)의 부실화를 가정할 때 필요하다고 추정되는 충당금·준비금 규모에 비해 현재 충당금·준비금 적립규모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금융위가 은행에 대손준비금 추가적립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실제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은 은행권의 자산건전성 및 손실흡수능력 추이를 보아가며 금융위 의결을 거쳐 시행할 계획이다.
더불어 금융당국은 예상손실 전망모형 점검체계를 구축해 은행별 대손충당금 적립수준의 적정성을 검증하고 향후 예상손실 수준에 걸맞는 대손충당금 적립을 유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은행은 회계기준(IFRS9)에 따라 자체적으로 마련한 '예상손실 전망모형'을 기반으로 예상손실을 추정하고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다. 그러나 그간 은행들은 과거 저금리 상황에서의 낮은 부도율을 기초로 예상손실을 산출하는 등 미래전망정보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었다. 최근에는 국내·외 주요 기관에서 코로나19 이후 예상손실 산출의 적정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바도 있다.
이번 감독규정 개정으로 은행은 예상손실 전망모형에 따른 충당금 적립의 적정성을 점검해 그 결과를 금감원에 제출하고, 금감원은 은행이 제출한 점검결과를 토대로 향후 예상되는 신용손실을 은행이 적절히 측정하였는지 등을 확인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고 판단되는 은행에 대해서는 개선 요구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올해부터 은행은 예상손실 전망모형에 대한 자체 점검을 실시하고, 금감원은 점검결과를 평가해 은행별로 필요한 조치를 추진하겠다"며 "이번 제도개선을 통해 은행권 손실흡수능력이 향상됨으로써 국내은행의 건전성에 대한 대내외 신뢰도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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