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신생 스튜디오에 224억원 투자, 2대주주로해외 콘솔게임 개발사 첫 투자···개발진 역량에 베팅흥행작 'P의 거짓' 다음 모색, 글로벌 입지 다진다
신생 개발사에 224억원이나 투자, 왜?
14일 업계에 따르면, 네오위즈는 전날 폴란드 콘솔게임 개발사 '블랭크 게임 스튜디오'(BLANK sp.z.o.o, 이하 블랭크)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투자금액은 1700만 달러(224억원)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96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로써 블랭크의 지분 21.26%를 확보, 2대주주로 등극했다.
이는 네오위즈 설립 후 해외 콘솔게임 개발사에 대한 첫 투자이기도 하다. 김승철 네오위즈 공동대표는 "블랭크는 AAA급 게임 영역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한 스튜디오"라며 "높은 역량으로 전 세계 대형 게임사 및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는 블랭크와의 협업은 양사 모두에 시너지를 낼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블랭크는 올해 설립된 신생 개발사임에도, 콘솔 본진인 서구권에서는 이미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마테우슈 카닉(Mateusz Kanik)을 비롯해 ▲옌제이 무르스(Jędrzej Mróz) ▲마르친 예피모프(Marcin Jefimow) ▲미콜라이 마르헤브카(Mikołaj Marchewka)가 공동 창립자로 참여했다는 이유다.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위쳐' 시리즈와 '사이버펑크 2077'을 제작한 'CD 프로젝트 레드'(이하 CDPR) 핵심 멤버들이다.
마테우슈는 '위쳐3' 공동 게임 디렉터와 '사이버펑크 2077'의 게임과 디자인 디렉터를, 옌제이와 마르친은 해당 프로젝트들의 프로덕트 디렉터와 총괄 프로듀서를 각각 맡았다. 미콜라이는 여러 개발 스튜디오에서 자문위원과 감사위원을 수행했으며 게임 개발사 '루키즈'(Rookiez from Warsaw) CEO를 역임했다. 이들 외 주요 개발진 역시 수년간 함께 호흡을 맞춰온 CDPR 출신들로, PC와 콘솔용 트리플A(AAA)급 게임 개발 경력이 풍부한 베테랑 개발자들로 구성돼 있다.
최근 글로벌 콘솔시장 안착을 꿈꾸는 네오위즈로서는 최적의 투자처인 셈이다. 블랭크는 인공지능(AI)으로 붕괴된 세계(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하는 생존 어드벤처 AAA급 콘솔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종말에 대한 독특한 시각을 바탕으로 흥미진진한 반전을 선사할 예정이다.
글로벌 콘솔 강자로 도약···원조 3N 영광 찾는다
과거 영광을 되찾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기도 하다. 네오위즈는 한때 넥슨·엔씨소프트와 함께 '원조 3N'으로 꼽히던 곳이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 들어 모바일 게임 전환에 밀리며 '3N' 자리는 넷마블에게 넘겨줬다.
어려운 시기 반등의 기회로 찾은 분야가 콘솔시장이었다. 2023년 글로벌 콘솔시장 규모는 561억 달러(74조원)로 전망된다. 북미·유럽에서는 가장 큰 시장으로, 게임 플랫폼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모바일이나 PC게임보다 이용자 눈높이가 높아 신작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높다. 장기간 공을 들여 개발해도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
네오위즈는 이런 점에 착안해 오래전부터 콘솔 역량 강화에 온힘을 쏟아 왔다. 그러던 중 올해 9월 선보인 콘솔 기반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P의 거짓'이 소위 '대박'을 쳤다. 데뷔 전 국내 게임사 중엔 처음으로 세계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에서 3관왕을 차지하더니, 출시후에는 주요 평점 지표인 메타크리틱 80점대를 기록했다. 또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넘어섰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콘솔게임을 사업의 한 축으로 삼아 내부 개발 조직을 정비하는 한편, 자체 라인업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며 "역량 있는 해외 개발사들에 대한 투자도 적극 진행해 사업 기회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P의 거짓의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을 발판 삼아 콘솔시장 본진에서 입지를 더욱 단단하게 다져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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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Limjd87@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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