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취임 후 당기순익 흑자전환 성공IPO 무한 연기·내부통제 미흡 뼈아파KT, 인사태풍 악영향 받을 수도
14일 케이뱅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13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48.4% 감소한 수치지만 10분기 연속 흑자행진이다. 2017년 출범 이후 4년 만인 2021년 2분기 첫 흑자를 기록한 뒤 흑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는 셈이다.
특히 여수신의 고른 성장이 눈에 띈다. 케이뱅크의 여신 잔액은 작년 3분기 말 9조7800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12조8100억원으로 31.0% 증가했고, 같은 기간 수신 잔액은 13조4900억원에서 17조2400억원으로 27.8% 늘었다.
여신이 늘어난 것은 포트폴리오 확대 덕분이다. 케이뱅크는아파트담보대출 상품의 금리 인하, 역전세난 해소를 돕는 전·월세 보증금 반환 대출 출시 등으로 주담대 상품 경쟁력을 키웠다. 그 결과 전체 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3분기 말 19.9%에서 올해 3분기 말 32.9%로 확대됐다.
수신은 신상품 출시와 높은 예·적금 금리를 바탕으로 고객을 끌어모았다. 케이뱅크는 지난 8월 28일 수시입출금통장인데도 300만원까지 조건 없이 연 3%의 금리를 보장하는 '생활통장'을 출시하고 지난 9월엔 정기예금 상품인 '코드K 정기예금' 금리를 1금융권 최초로 연 4.0%(12개월 기준)로 인상했다.
이는 지난 2021년 취임한 서 행장의 큰 성과다. 여수신 신상품 개발 등으로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케이뱅크는 같은 해 출범 후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카카오뱅크와 달리 자본확충에 난항을 겪으며 큰 폭의 적자를 이어갔는데, 이를 끝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연간 당기순이익 836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서 행장의 연임을 점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흑자전환으로 경영 능력을 입증한 만큼 케이뱅크를 몇 년 더 이끌 것이란 분석에서다.
다만 서 행장이 추진했던 IPO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것은 뼈아프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9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하고 상장 준비를 해왔지만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기업가치 평가가 기대 수준에 못 미치는 등 다양한 이유로 과정을 중단했다.
서 행장이 연초 신년사에서 "IPO는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며 의지를 드러냈음에도 대내외 상황에 어쩔 수 없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뱅크 측은 시장 상황이 회복되는 등 시기를 봐서 다시 IPO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기약이 없는 상태다.
내부통제에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케이뱅크는 지난 4월 '대주주 신용공여 위반'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과태료와 과징금 총 4억3000만원가량을 부과받은 데 이어 지난 13일에는 '고객 확인 의무 위반'으로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으로부터 4320만원의 과태료 제재 처분을 받았다.
아울러 KT의 '인사 태풍'이 케이뱅크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케이뱅크는 KT의 손자회사로 KT 계열사 사장단에 대대적인 교체가 이뤄진다면 케이뱅크 역시 그 범위안에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다.
김영선 KT 신임 대표이사가 이달 말 정기 인사에서 대대적인 물갈이를 단행할 경우 KT 계열사 사장도 대폭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 행장과 최원석 BC카드 사장의 임기가 올해 말까지여서 교체가 거론되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연임 절차는 정관에 따라 진행되며 아직 일정 등 결정된 바가 없다"며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후보군을 대상으로 각종 평가와 검증을 통해 최종 은행장 후보자를 추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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