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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고가 의료비에도 돈 척척···제약사 캐시카우 된 '반려동물 치료제'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고가 의료비에도 돈 척척···제약사 캐시카우 된 '반려동물 치료제'

등록 2023.11.15 16:34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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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비 비싸도 비용 지불, 반려인 늘며 인식 개선성장 잠재력 커···제약사, '전문약·영양제' 진출 러시인체에 쓰이던 성분·제품, 동물용으로 개발하기도

반려동물 헬스케어 사업이 국내 제약사들의 차세대 캐시카우로 떠오르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구성원 중 하나로 인식하고 의료비에도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사진=2023 케이펫페어 현장. 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반려동물 헬스케어 사업이 국내 제약사들의 차세대 캐시카우로 떠오르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구성원 중 하나로 인식하고 의료비에도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사진=2023 케이펫페어 현장. 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반려동물 헬스케어 사업이 국내 제약사들의 차세대 캐시카우로 떠오르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인식하고 의료비에도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15일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반려동물 관련 사업은 사료, 용품 등에 집중돼왔으나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면서 시장이 다변화되고 있다"며 "특히 과거에는 반려동물 치료에 높은 의료비용을 쓰는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최근 인식이 바뀌고 있어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및 의료기기 등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 포텐셜(잠재력)이 커지고 있다. 또 약을 만드는 제약사의 역량과 이어지기도 해 관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 2조원이 채 안되던 반려동물 연관 산업 시장 규모는 5년간 78.9% 성장해 지난 2020년 3조4000억원으로 늘었고, 오는 2027년에는 6조원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지난 2015년 2조원이 채 안되던 반려동물 연관 산업 시장 규모는 5년간 78.9% 성장해 지난 2020년 3조4000억원으로 늘었고, 오는 2027년에는 6조원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반려동물(개·고양이) 수는 약 799만 마리로 추산된다. 지난 2015년 2조원이 채 안되던 반려동물 연관 산업 시장 규모는 5년간 78.9% 성장해 지난 2020년 3조4000억원으로 늘었고, 오는 2027년에는 6조원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헬스케어 시장은 아직 1조원대에 불과하다. 한국동물약품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국내 동물용의약품, 동물용의약외품, 동물용의료기기 등을 포함한 동물약품 시장규모는 1조348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과 가축 등을 합한 규모다.

그동안은 높은 진료비 등에 부담을 느껴 반려동물의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의료기술 발전 등으로 반려동물 수명이 길어지고 있고 의료비 지출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면서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매우 큰 상황이다. 현재 반려동물 양육비 중 병원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의약품 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제약사들은 반려동물 헬스케어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유한양행은 신약개발 기업 지엔티파마와 지난 2021년 5월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반려견 치매 치료제 '제다큐어'를 출시한 이후 반려동물 의약품 기업에 투자하며 사업을 넓히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의약품 개발 전문기업 플루토와 함께 동물용의료기기 '애니콘주'를 출시했다.

애니콘주는 폴리뉴클레오타이드(PN) 성분으로 구성된 골관절염 치료기기다. 주성분인 PN은 사람에게도 쓰이는 성분으로, 연어 정소에서 추출한 DNA이며 재생활성 물질로 최적화 시킨 성분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체용 의료기기 허가를 받아 안전성 및 효능을 검증 받았다.

김성수 유한양행 전무는 "반려동물이 노령화됨에 따라 관절 질환 등 다양한 질병이 발생하는데, 애니콘주 출시를 통해 골관절염으로 인한 반려동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의 지주사 대웅은 반려동물 헬스케어 전문 자회사를 통해 의약품, 영양제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대웅은 지난 2021년 8월 한국수의정보를 인수하고 반려동물 헬스케어 전문 자회사 '대웅펫'을 출범시켰다. 2019년 설립된 한국수의정보는 반려동물 의약품 임상시험, 비대면 진료 기기 개발 및 컨설팅업을 제공해왔다.

'대웅펫'은 1년여간의 개발 및 준비 기간을 거친 후 반려동물용 프리미엄 영양제 '임팩타민펫' 2종을 출시하며 반려동물 시장에 출사표를 알렸다. 해당 영양제는 계열사인 대웅제약의 스테디셀러인 '임팩타민'을 반려동물 전용 비타민 제품으로 개발한 것이다.

이어 작년 말에는 반려동물 영양제 브랜드 '애니웰'을 론칭하며 사업 확대에 나섰다. 회사는 올 초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엔테로바이옴과 업무협약을 맺고 체지방 감소 및 피부 질환 개선 효과를 내는 반려동물 영양제 연구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의약품 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제약사들은 반려동물 헬스케어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 유한양행, 대웅펫 제공의약품 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제약사들은 반려동물 헬스케어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 유한양행, 대웅펫 제공

대웅펫은 반려동물 의약품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라트바이오, KIST, 성균관대학교와 함께 세계 최초 반려동물 근감소증 혁신신약(First-In-Class)을 개발 중이다. 오는 2025년까지 반려동물 근감소증 치료제 후보 물질을 개발하고, 2026년부터 2029년까지 반려동물 근감소증 신약 개발을 완료한 후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7월에는 췌장염, 외분비성 췌장기능부전증 등 췌장 질환 치료 시 보조제로 활용 가능한 신제품 '에피클'을 출시하고, 반려동물 소화기계 질환 치료 시장에 진출했다. 에피클은 동물병원 전용으로 판매 중이다.

대웅제약은 오는 26일 수의사 및 반려동물 업계 종사자 대상 오프라인 심포지엄도 개최해 반려동물의 췌장질환 진단 및 치료에 대한 최신 지견을 공유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웅제약은 계열 내 최고 신약인 SGLT-2 억제제 당뇨병 신약 'DWP16001'을 반려동물 대상 의약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HLB생명과학은 지난해 3월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반려견 유선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허가용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확증 임상이 진행 중이다.

동화약품은 지난 3월 반려동물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 핏펫(Fitpet)에 5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고, 동국제약은 간판 제품인 잇몸약 '인사돌'과 유사한 성분으로 만든 반려견 잇몸병 치료제 '캐니돌 정'을 판매하고 있다.

GC(녹십자홀딩스)는 반려동물 전 주기 생애의 전문 검진과 헬스케어를 담당하는 자회사 '그린벳'을 지난 2020년 설립했다. 회사는 올 초 건기식을 주축으로 한 반려동물 전문 케어 브랜드 '파이브빈스'를 런칭했으며, 최근에는 나노신소재 및 광촉매 개발 환경기업 씨투씨소재와 손을 잡고 동물용의약품 및 보조제품 개발에 나섰다.

업계는 국내 반려동물 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더라도 의약품 시장의 성장잠재력이 크고 제약사들의 역량을 바탕으로 의미 있는 상품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펫사업은 중소기업 난립이 심했다. 반면 제약사들은 동물 임상 데이터를 많이 가지고 있고, 동시에 임상시험 진행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투자를 본격화하는 것"이라며 "경쟁회사가 많아 살아남기 쉽지 않겠지만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다. 제약기업들의 진출로 의미 있는 제품이 나올 거라는 기대가 크다"고 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제 막 동물용 의약품 개발 붐이 일고 있어 아직 시장 자체는 작은 편이다. 다만 인체에 쓰이던 의료제품이 반려동물용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만 봐도 관련 시장이 커질 수 있다는 잠재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시장 확대를 위해선 반려인의 인식 개선, 높은 진료비 등의 문제 해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람과 달리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의료비만 수백만원씩 나오기도 하는데 이러면 의료비에 부담을 느끼기 쉽다"며 "이에 제약사들도 더 적극적으로 사업을 키우기 어려운 상황"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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