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후판가 최종 협상 단계···소폭 인하될 듯中 철강 과잉 생산에 글로벌 후판 가격 '하락세'조선 철강 '희비'···6개월 만에 최종 협상 마무리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현재 하반기 후판 가격과 관련, 최종 협상 단계에 들어갔다. 구체적인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상반기 대비 소폭 인하될 것으로 알려졌다. 후판은 선박에 사용되는 재료로, 두께 6㎜가 넘는 두꺼운 철판이다.
이번 가격 인하는 중국 등 글로벌 후판 가격 하락세에 따른 것이다. 전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이 하반기 비수기로 제품 수요가 부진함에도 무리하게 저렴한 물량을 과도하게 늘리면서 시장 내 과잉 공급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후판 가격도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후판 가격 인하를 부추겼다.
후판 가격이 소폭 인하로 무게가 실리면서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의 온도차도 극심하게 갈리고 있다. 후판은 통상 조선사 생산원가의 20~30%를 차지하고,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를 차지하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면 이들이 부담해야 할 원가비용도 높아진다. 이에 조선사들은 후판 가격 협상 때마다 가격 인하를 줄곧 주장해왔다.
게다가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은 이미 한차례 인상됐기 때문에 조선사들은 추가적인 가격 인상은 어렵다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은 지난 2021년부터 업계 호황이 시작됐지만, 후판 가격 인상에 따른 충당금 반영으로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어온 바 있다.
반면 철강업계에 후판은 핵심 매출원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가격 인하는 수익 하락으로 이어진다. 특히 철강사들은 올해 상반기 잇달은 전기요금 인상과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업계 불황을 고려,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전기요금은 총 kWh당 31.7원 인상됐으며, 지난해까지 합산하면 kWh당 60.2원 올랐다. 다만 철강사들은 전기요금이 1kWh만 올라도 연간 200억원 이상의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이에 철강사들은 후판 가격을 인상해 늘어나는 비용 부담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판 가격 인하에 따른 실적 악화도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미 올해 어려운 중국 시황, 원재료 가격 부담 등으로 시황 반등 시점이 미뤄졌다. 게다가 부진한 업황 탓에 원재료 가격 상승분도 판가에 전가하는데 어려움이 예상돼 이번 후판가 인상은 수익성에 더욱 치명적일 전망이다.
이번 협상은 무려 6개월 만에 종료된다. 통상 후판 가격 협상은 상·하반기 한 번씩 진행하며, 올해 하반기는 후판의 주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급등락 등 대외적인 변수에 따라 장기전으로 번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 기간산업인 조선업과 철강업이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수준에서 가격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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