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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CHIP WAR' 최후 승자의 전제조건

산업 전기·전자 기업에 힘을!-반도체

'CHIP WAR' 최후 승자의 전제조건

등록 2024.01.03 07:57

수정 2024.01.03 09:23

정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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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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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 온디바이스 AI 수요에 반도체 가격 상승 곡선 '혹한기' 삼성전자·SK하이닉스, 올해 흑자전환 기대"파운드리·패키징 등 투자"···압도적 경쟁력 지켜내야

반도체 가격이 작년 12월까지 3개월째 오름새를 유지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반도체 가격이 작년 12월까지 3개월째 오름새를 유지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최악의 혹한기를 보낸 글로벌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24년 새해 기지개를 켤 전망이다. 글로벌 기업의 감산 효과로 제품 가격이 상승 흐름에 올라탄 가운데 생성형 AI(인공지능)와 '온디바이스 AI' 확산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수요가 커질 것으로 점쳐져서다.

다만 반도체 기업이 훈풍을 타고 정상궤도에 재진입하려면 고성능 제품 설계·제조부터 첨단 패키징에 이르는 모든 공정의 원천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압도적 경쟁력'을 지켜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수급 정상화에 반도체 가격 '쑥'···삼성전자·SK하이닉스 '훈풍'

반도체 업계를 향한 희망적 시선은 작년말부터 시장 곳곳에서 감지되는 일련의 시그널에 기인한다.

수요 위축에 급락한 반도체 가격이 회복하고 있는 게 첫 번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 통계를 보면 반도체 가격은 작년 12월까지 3개월째 오름세를 유지했다. 세부적으로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지난달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65달러로, 전월 대비 6.45% 상승했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뛰었다. 같은 기간 메모리카드·USB용 낸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값은 6.02% 오른 4.33달러였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기업이 작년 한 해 생산량을 줄인 영항이다. 이들 기업은 수요가 급감하자 웨이퍼 투입을 줄이는 인위적 감산으로 대응에 나섰다. 그 결과 수급이 정상화하면서 가격도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모양새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2022년 4분기 이래 분기마다 많게는 40%씩 줄던 반도체 수출액은 작년 11월께 전달보다 12.9% 늘더니 12월엔 110억3000만달러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반도체로 100억달러 이상의 수출 실적을 올린 것은 2022년 9월 이후 15개월 만이다.

이렇다보니 증권가에선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봄'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10조원대 적자를 냈던 '흑역사'를 뒤로 하고 그룹에 수익을 안길 것이란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작년 1~3분기 실적을 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누적 12조6900억원, SK하이닉스는 7조758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 가운데 올해는 이들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에프앤가이드는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을 8조5495억원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삼성전자 DS 부문에 대해선 회사의 전체 영업이익(추정치) 33조8109억원 중 30%를 책임질 것으로 진단했다. 최소 10조원의 영업익을 거둘 것이란 얘기다.

반도체 수출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작년 12월엔 15개월 만에 100억달러 이상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그래픽=홍연택 기자반도체 수출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작년 12월엔 15개월 만에 100억달러 이상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갤럭시 S24에 '온디바이스 AI' 탑재?···반도체 수요 기대감↑

이와 함께 AI 관련 수요도 반도체 업계에 기대감을 더하는 대목이다.

먼저 AI용 반도체 생산을 위한 핵심 부품인 HBM 특수가 예상되고 있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빅3 업체의 올해 물량이 작년에 완판됐을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HBM 시장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이 50%, 40%에 달할 정도로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체가 주도권을 쥔 상황이다.

'온디바이스 AI' 제품의 등장도 반도체 시장 회복을 견인하고 있다. 외부 서버나 클라우드의 도움을 받지 않고 기기가 독자적으로 AI 연산과 추론을 지원하는 시스템의 특성상 많은 데이터를 담을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공개할 스마트폰 갤럭시 S24에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 '가우스'를 탑재할 예정이며, 애플도 하반기 선보일 아이폰16 시리즈에 비슷한 기능을 구현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HBM 생산능력이 2배 증설돼도 전체 HBM 수요의 50% 미만 밖에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며 "HBM3를 건너 뛰고 HBM3E 생산으로 직행한 마이크론은 초기 대량 양산의 수율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SK하이닉스는 HBM 신규 생산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 유리한 원가 구조를 보유할 전망"이라며 "올해도 HBM 시장은 SK하이닉스의 승자독식 구조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비메모리 영역 투자로 미래 경쟁력 높여야"

하지만 안심해선 안 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국내 기업이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수요·공급·가격의 순환 주기가 있는 분야인데다, 후발국의 추격도 거세지는 탓에 언제든 지난 2년과 같은 위기에 봉착할 수 있어서다.

따라서 각 기업이 기존 제품을 고도화 하는 동시에 시스템반도체나 파운드리(위탁제조), 패키징과 같은 비메모리 영역에도 관심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산업연구원의 김상훈 선임연구위원과 경희권 부연구위원이 작년 8월 펴낸 보고서를 보면 2022년 기준 반도체 시장 규모는 약 6000억달러(약 780조원)인데, 그 중 비메모리가 76.1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시장에 대한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3.3%(151억달러, 20조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러한 목소리에 부응하고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네덜란드 노광장비 업체 ASML과 국내에 연구개발(R&D) 시설을 마련키로 한 데 이어 일본 요코하마에도 연구개발 거점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새 연구소를 통해 반도체 고성능화를 위한 패키징 기술을 다루고 인공지능(AI)과 5세대 이동통신(5G) 수요에 대응할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을 연구한다.

SK하이닉스도 낸드 경쟁력을 키우고자 미국에 연구개발 조직을 신설했다. 새 조직은 낸드 관련 차세대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데, 온디바이스 AI 단말기를 위한 맞춤형 메모리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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