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4일 매각대금 지원 및 사재출연 발표"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태영건설 지원"채권단 "말도 안되는 주장···설득 불가능한 내용"
채권단과 금융당국이 '납득할 만한 카드'를 연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태영그룹이 좀처럼 진정성 있는 자구안을 내놓지 않으며 워크아웃 개시도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태영그룹 지주회사인 TY홀딩스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관련해 주채권은행에 약속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의 태영건설 지원이 3일자로 모두 이행됐다"고 발표했다.
TY홀딩스에 따르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중 400억원은 워크아웃 신청 직후 태영건설의 협력업체 공사대금 지급에 지원됐다.
문제가 된 부분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에 따라 TY홀딩스에 청구된 연대채무 중 리테일 채권 상환에 매각대금 890억원이 투입된 점이다. 주채권인행인 KDB산업은행은 전일 설명회에서 이 부분을 두고 태영 측이 워크아웃 협의 과정에서 약속한 조건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이에 대해 "태영 측이 약속한 자구 계획을 이행하지 않고 있어 주채권은행으로 대단히 유감스러운 상황"이라며 "당초 약속한 자구계획을 충실히 이행하는 한편 채권단 설득을 위해 실질적인 자구 노력을 추가해 주길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태영 측은 "연대보증 리테일 채권 상환은 워크아웃 신청으로 즉시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 태영건설을 대신해 TY홀딩스가 개인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직접 상환한 것"이라며 "자구계획 내용대로 매각대금 전액이 태영건설을 위해 사용이 완료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259억원은 3일 태영건설 공사현장 운영자금 등에 마저 지원됐다.
특히 이날 태영그룹 측은 "TY홀딩스가 지켜져야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다"며 "이를 호도하는 주장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단 이날 태영그룹 측의 주장은 여전히 채권단의 요구와 다른 내용으로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태영 측은 티와이홀딩스의 연대보증채무를 태영건설 지원금으로 해석했으나 채권단 측은 대주주 채무 해소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태영그룹은 티와이홀딩스의 채무 상환이 결국 태영건설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지주사의 연대보증채무만 골라서 갚는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명백히 채권단의 요구와 다른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티와이홀딩스를 살리는 것이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는데 이 것이 채권단 설득이 가능한 내용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채권단 측에서는 태영그룹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을 티와이홀딩스의 채무를 해소하는데 사용한 데 이어 향후 블루원 매각 대금도 티와이홀딩스에 투입할 예정인 것을 두고 향후 태영건설 '꼬리자르기'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한편 이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전일 태영그룹이 제출한 자구안을 비판하며 이번 주말까지 대안을 제출하라고 태영그룹 압박에 나섰다.
이 원장은 "오너 일가 입장에서는 자회사 매각 등으로 수백억, 수천억 등의 현금 등 유동자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워크아웃 계획에는 단돈 1원도 포함돼 있지 않고 이미 제시한 계획 내에서도 동원할 계획조차 포함돼 있지 않다"며 태영건설의 자구안이 총수일가를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은 11일 태영건설의 1차 채권자협의회를 앞두고 주요 채권자들과 실질적인 자구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산업은행 측은 "태영건설 주요 채권자들과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며 "아직 대상과 일시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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