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약속했던 890억원 추가로 태영건설 투입태영 "나머지 자구계획도 성실 이행 재확인"추가 자구계획 발표 미뤄···사재출연 의지도 '물음표'
태영그룹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워크아웃을 신청하며 제출한 4가지 자구계획안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단 추가 자구계획에 대해서는 곧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답변을 미뤘다.
태영그룹이 워크아웃 개시의 기본이 되는 4가지 자구계획안의 이행을 약속했으나 채권단이 '구체적인 추가 자구안 제시'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실제 워크아웃 개시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금융당국부터 국무총리·대통령실 압박에 '백기'
태영그룹은 워크아웃 신청 후 채권단과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을 놓고 날을 세우며 좀처럼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당초 태영그룹은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부족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으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후 매각대금 태영건설 지원 ▲블루원의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제공을 제출 및 확약했다.
이후 태영그룹은 티와이홀딩스가 연대채무 해소를 위해 사용한 890억원을 포함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전액이 태영건설을 위해 사용 완료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채권단은 태영그룹이 경영권 유지를 목적으로 티와이홀딩스의 연대보증채무에 사용한 자금을 태영건설 지원으로 왜곡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태영그룹이 사전에 합의한 워크아웃 개시 조건을 지키지 않는다며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채권단의 압박에도 태영그룹이 태도에 변화를 보이지 않자 금융당국과 정부도 지난 주말 총공세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4월 총선을 앞두고 금융당국이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끌고 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으나 채권단의 강경한 태도와 정부가 태영 측에 책임 있는 태도를 지속 요구하며 태영그룹도 결국 백기를 들었다.
티와이홀딩스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나머지 3가지 자구계획도 빠른 시일내 이사회 결의를 거쳐 조속히 실행할 예정"이라며 "추가 자구안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협의해 구체적인 방안을 곧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400곳 넘는 채권단···추가 자구안 '관건'
금융권에서는 400곳이 넘는 채권단의 마음을 돌리려면 태영그룹이 남은 이틀 동안 실효성 있는 자구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와중에 오너일가는 사재 출연이 아닌 티와이홀딩스를 통한 우회지원에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티와이홀딩스는 8일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의 딸인 윤재연씨로부터 300억원을 연리 4.6%에 6개월간 차입했다고 공시했다. 자금용도는 '자금운용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자금차입'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티와이홀딩스는 윤재연 씨에게 차입금에 대한 담보로 SBS 주식 117만2000주를 제공했다.
티와이홀딩스는 윤재연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골프장 계열사 블루원에서도 100억원을 차입했다.
앞서 티와이홀딩스는 지난 5일에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을 대상으로 416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사채(영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남은 이틀 동안 발표될 추가 자구안은 채권단 설득에 중요한 키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오너일가가 사재를 출연하고 태영건설을 살리기 위해 티와이홀딩스 지분을 담보를 내놓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는 "오너일가는 채권단의 입장을 무조건 수용했을 때 출혈이 크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줄다리기를 통해 지출을 줄이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며 "선거를 앞두고 조기봉합이 될 것이란 기대도 있겠지만 문제는 태영의 채권단이 400곳이 넘어 이들을 설득하려면 의미있는 자구안이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11일까지 티와이홀딩스의 지분 담보 제공이나 지배주주를 유지하는 선에서 일부 매각 가능성이 있다"면서 "단 최근 행동주의펀드들이 SBS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에 태영 오너가도 지분을 지키려는 노력을 최대할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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