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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비트코인, 금융상품화 시대 개막···SEC, 'BTC 현물 ETF' 마침내 공식 승인(종합)

IT 블록체인 비트코인 ETF 시대

비트코인, 금융상품화 시대 개막···SEC, 'BTC 현물 ETF' 마침내 공식 승인(종합)

등록 2024.01.11 06:50

수정 2024.01.11 10:06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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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EC, 블랙록 등 11개 현물 ETF 증권신고서에 서명이번주 중 뉴욕서 비트코인 현물 추종 ETF 거래 가능시장 안팎 의문 떼고 어엿한 제도권 금융상품에 편입2004년 '금 현물 ETF' 이후 금융시장 바꿀 일대 혁명비트코인 가격, 단기 급등 난망···추세적 상승세 유력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비트코인 현물을 추종 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마침내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을 직접 갖지 않고도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돼 대체자산 투자 시장의 일대 혁명이 벌어질 전망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0일 오후(현지시간) 블랙록, 아크인베스트-21셰어즈 등 자산운용사들이 제출한 11개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관련 S-1 신청서 최종본에 공식 서명했다고 밝혔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SEC 홈페이지에 공유한 성명서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 상품을 추종하는 ETF 상품의 상장을 승인했다"면서도 "ETF만 승인한 것일 뿐 비트코인 자체에 대한 승인이 아닌 만큼 투자자들이 주의를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앞서 지난 9일 오후에는 SEC 공식 홈페이지가 아닌 X 계정을 통해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됐다"는 글이 올라와 세계 자산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소식이 가짜뉴스로 밝혀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SEC가 확실하게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승인 사실을 공인하면서 시장에 오랫동안 존재하던 의문과 기다림을 말끔하게 끝냈다.

◇비트코인 ETF, 10년 기다림의 종식 = 비트코인 현물 ETF가 세상에 등장하기까지는 상당한 고역을 치렀다. 지난 2013년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의 창립자인 캐머런 윙클보스-타일러 윙클보스 형제가 비트코인 ETF를 최초 언급한 후 10년 6개월여 간의 좌충우돌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비트코인 ETF의 진화는 2021년 10월 15일 비트코인 선물 ETF가 잠정 승인을 받은 이후 2년 2개월 28일 만의 일이며 그레이스케일이 SEC와 벌인 비트코인 현물 ETF 전환의 적법성 관련 재판에서 승소한 후 135일 만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의 프로토타입이라고 볼 수 있는 비트코인 선물 ETF가 2021년 10월 승인된 후 여러 자산운용사가 앞다퉈 비트코인 현물 자산을 추종하는 ETF의 승인을 추진했다.

그러나 SEC는 "암호화폐의 특성상 관련 규제가 없어서 시장 조작이 우려되며 투자자 보호도 어렵다"는 이유를 내세워 반에크, 그레이스케일, 크립 토인, NYDIG 등 자산운용사들이 냈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신청을 모조리 반려했다.

높은 벽에 부딪히는가 했던 비트코인 현물 ETF의 탄생은 지난해부터 국면이 전환됐다. 지난 2021년 비트코인 펀드 'GBTC'를 현물 ETF로 전환하려던 그레이스케일이 SEC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고 지난해 8월 그레이스케일이 승소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레이스케일과 SEC의 재판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해 6월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운용사이자 ETF 운용의 대가로 알려진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신청하고 피델리티, 인베스코 등 다른 운용사들도 적극적으로 나서자 분위기는 SEC에 불리하게 흘러갔다.

결국 SEC가 시대 흐름의 변화에 사실상 백기 투항하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의 기대감은 서서히 확신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SEC는 지난해 11월부터 블랙록, 그레이스케일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을 필두로 연쇄적으로 만나 ETF 승인에 대한 제반 사항 조율에 나섰고 12월에는 ETF 승인을 신청한 모든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합동 전화 회의(컨퍼런스 콜)를 여는 등 본격적인 승인 검토에 착수했다.

결국 SEC는 지난 8일 증권법 관련 규정 변경 내용 확인서인 19b-4s 신청서에 서명한 데 이어 증권 상장 관련 최종 서류인 S-1 신청서에도 도장을 찍으면서 비트코인 ETF의 최종판이라 할 수 있는 현물 ETF의 시대를 열었다.

이번 SEC의 승인에 따라 앞으로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비트코인 현물을 추종 자산으로 하는 ETF 상품의 거래가 가능해지게 됐다.

◇비트코인, ETF 자산 편입의 의미 = ETF는 특정 가격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로 많은 투자자의 사랑을 받아온 전통 금융투자 상품이다. 그동안 뉴욕증시 대표 지수인 S&P500 등 주요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ETF부터 금, 은, 원유, 곡물 등 원자재까지 추종 자산으로 삼는 ETF 등이 다양하게 등장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화폐 여부를 두고 오랜 논란의 핵심에 섰던 비트코인이 미국 금융시장이 인정하는 ETF의 추종 자산이 됐다는 것은 비트코인이 제도권 금융권에서 거래되는 핵심 자산으로 인정받고 전통 금융자산의 일원이 됐다는 증거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금융권과 암호화폐 시장 안팎에서는 이번 비트코인 현물 ETF의 역사적 승인이 2004년 11월 금 현물 ETF의 등장 이후 20년 만에 벌어지는 대체자산 투자 시장의 초대형 혁명 사례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비트코인 현물 시세 등락에 연동해 가격이 변하는 금융투자 상품이다. 쉽게 말해 비트코인 가격이 변동하면 ETF 가격도 변동하는 형태다.

통상적으로 ETF는 주식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대표적 상품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현물 자산의 가격 지표를 추종하기 때문에 종목이나 차트 분석 등 투자를 위해 필요한 탐구도 크게 필요치 않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 현물 ETF가 등장하면 암호화폐 투자에 문외한이었던 개인투자자들은 물론 기관투자자들도 손쉽게 암호화폐 투자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그동안 암호화폐 시장 안팎의 여러 관계자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되면 금융시장 안팎에서 대기하고 있는 유휴자금이나 다른 투자 자산에 물려있는 자금이 한꺼번에 암호화폐 시장으로 몰려들 것으로 예측해왔다.

마이클 소넨사인 그레이스케일 CEO는 "기관투자자들은 그동안 암호화폐 투자에 대해 높은 관심을 드러냈으나 현실적 여건이 여의치 못한 탓에 투자를 단행하지 못했다"며 "약 30조달러(한화 약 4경원) 규모의 자금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가격 얼마나 오를까 = 지난 2022년 이후 암호화폐 시장은 그야말로 '빙하기'를 그대로 관통했다. 시장 안팎에서 암호화폐 가격을 끌어올릴 만한 호재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한동안 바닥을 벗어날 줄 몰랐다.

지난 2022년 4월을 끝으로 4만달러선 아래로 추락한 비트코인은 급기야 지난해 초에는 1만6000달러선까지 추락했다. 바닥을 기던 비트코인 가격에 다시 서광이 비친 것은 역시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8월 29일 그레이스케일의 현물 ETF 전환 관련 소송 승소 발표 직후인 9월부터 폭발적으로 상승하더니 12월 초에는 20개월 만에 4만달러선을 훌쩍 넘었다. 그리고 승인이 임박한 최근에는 4만4000~4만5000달러선까지 회복했다.

현물 ETF 승인 이후의 비트코인 가격 전망은 다소 분분하다. 단기에 폭발적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단기 급등 여론은 과거보다 다소 수그러들었다. 오히려 조정 국면을 겪은 후 장기 추세적 상승 흐름을 탈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수 투자자와 전문가들이 언급하고 있는 추세적 상승 흐름의 근거는 지난 2004년에 탄생한 금 현물 ETF의 등장 이후 금값 변동의 추이다.

2004년 11월 18일 최초의 금 현물 ETF인 GLD가 뉴욕증시에 정식 상장되기 전까지 금값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상장 당시 금 현물 가격은 440달러였다. 그러나 정작 상장 직후 금값은 반등하지 못했다. ETF 상장의 기대감이 상장 전 시세에 먼저 반영됐다는 해석이었다.

그러나 금값은 몇 년 뒤 폭발적으로 상승해 2011년 1800달러까지 치솟았고 현재는 203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조정과 급등락 국면을 오가기는 했으나 추세적으로 살펴보면 금값은 결국 올랐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비트코인 가격도 SEC의 승인 발표와 상장 후 단기 급등할 가능성은 작고 오히려 조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다만 비트코인 ETF 시장이 성숙해지고 투자 관련 여건이 안정화되면 올라갈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 여러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당국의 승인을 얻었지만 비트코인이 과연 가치가 있는 자산이냐에 대해서는 여전한 논쟁거리"라며 "다만 상당 규모의 자금이 비트코인 현물 ETF로 유입될 것은 분명하기에 제도권 내 투자 자산으로서의 입지는 확실히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소식 발표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요동치지 않고 있으며 약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11일 오전 6시 40분 비트코인 가격은 업비트 기준 6118만원, 코인마켓캡 기준 4만524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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