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임종윤, 통합 결정에 반발···법적 대응 고려한미 "이사회 만장일치 결정···통합 지장 없을 것"경영권 분쟁 시 차남·신동국 회장과의 연대 관건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임종윤 사장은 지난 13일 개인회사인 코리그룹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한미사이언스와 OCI 발표와 관련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이 없다"며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통합 작업은 임 사장의 어머니인 송영숙 회장과 동생 임주현 실장이 주도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사이언스 측도 지난 14일 "이번 통합 절차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의 만장일치로 결정된 것"이라며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지만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속해있지 않다"며 한미사이언스의 독자 결정임을 강조했다.
지난 2020년 창업주인 임성기 회장이 별세 할 당시만해도 한미약품 유력 후계자로는 임종윤 당시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거론됐다. 그러나 임 창업주 별세 후 송 회장이 그룹을 이끌게 되며 후계 구도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송 회장은 임 사장이 이끌던 한미사이언스에 각자 대표 체제로 경영에 참여했고, 2년 후에는 단독 대표가 됐다. 한미사이언스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임 사장은 사내이사 명단에도 들지 못했고, 후계 구도가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평가가 나왔다.
임 사장은 현재 한미약품 사내이사이자 사장 직책을 맡고 있다. 또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디엑스앤브이엑스(Dx&Vx) 최대주주이자, 2009년 홍콩에 설립한 코리그룹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임 사장이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서며 지주사 간 통합 작업은 넘어야 할 관문이 많다. 임 사장은 오너가이자 후계까지 이으려던 인물인 만큼 중요 경영 사실을 고지받지 못한 것에 대해 굉장히 노여워한 것으로 전해진다. 임 사장 측은 향후 임시이사회 소집 요구,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임 사장이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 경우 우호지분 확보 여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공식적으로 발표하진 않았으나 차남 임종훈 사장도 형의 뜻을 함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각각 9.91%, 10.56%를 가지고 있다.
송 회장(11.56%)과 임 실장(10.20%), 이들의 우호 지분으로 꼽히는 가현문화재단(4.90%), 임성기재단(3.0%)을 더하면 29.66%다.
두 형제가 어머니와 동생과 경쟁할 수 있는 장도를 마련하기 위해선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셈이다. 개인 최대주주이자 임 창업회장의 고교 후배인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11.52%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신 회장은 경영에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미사이언스그룹은 "이번 통합 결정이 적법한 절차를 통해 이뤄진 만큼 지속적으로 임종윤 사장과 만나 통합의 취지와 방향성을 설명해 (통합이)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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