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년 만에 재계약···주요 제품 '순차 입점'이커머스 1위 판로 확보···소비자 접점 확대"지속 협의 진행한 결과···유통채널 다각화"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이날부터 소비자들이 자사의 주요 제품을 쿠팡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순차적인 입점에 나선다.
세부적으로 보면 엘라스틴과 페리오, 테크 등 생활용품은 물론 코카콜라 등 음료 제품과 CNP 등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는 '로켓배송'을 실시한다. 여기에 궁중 화장품 브랜드 더후와 숨37, 오휘 등 럭셔리 브랜드는 뷰티 브랜드 전용관인 '로켓럭셔리'로 구매가 가능해진다.
이번 LG생활건강의 계약 재개는 4년9개월 만에 이뤄졌다. 앞서 LG생활건강은 지난 2019년 4월 말 쿠팡의 로켓배송에 납품을 중단했다.
이후 같은 해 6월 LG생활건강은 쿠팡을 '대규모유통업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고 양사의 납품 갈등 역시 불거지기 시작했다.
LG생활건강은 당시 쿠팡이 대규모유통업자라는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일방적으로 주문을 취소하고 거래를 종결했으며 상품의 판매가 부진해 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손해보전, 공급단가 인하 등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쿠팡이 경쟁 업체와의 거래 해지를 거론하는 등 상품 반품 금지와 경제적 이익 제공 요구 금지, 배타적 거래 강요 금지 등을 일삼았다는 게 LG생활건강의 설명이다.
이에 공정위는 2021년 8월 쿠팡의 행위를 납품업체를 상대로 한 갑질로 인정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2억9700만원을 부과했다. 그러나 쿠팡은 지난해 2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오는 18일 판결 선고를 앞두는 등 이번 사건에 대한 결말을 매듭짓지 못한 상태다.
그럼에도 쿠팡과 LG생활건강의 재계약은 급물살을 탔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쿠팡과 거래 재개를 위한 협의를 지속 진행해 왔다"며 "쿠팡 측에서 먼저 손을 내밀어 이번 거래가 성사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이 쿠팡과의 직거래를 재개하면서 향후 실적에 긍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커머스 업계 1위인 쿠팡에서의 유통 판로를 다시 개척하게 되면서 소비자 접점이 확대된 만큼 추가적인 매출 증가세도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은 현재 주력 시장인 중국의 경기 둔화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에 따라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LG생활건강이 더후와 같이 중국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럭셔리 라인도 쿠팡에 함께 입점하기로 결정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연간 실적 전망도 먹구름이 가득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작년 한 해 매출은 전년(7조1858억원) 대비 3.2% 감소한 6조9597억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924억원으로 30.8%(7111억원) 줄어들 전망이다.
LG생활건강 측은 "고객들이 앞으로 쿠팡을 통해 자사 상품을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에도 입점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이 있다면 언제든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사의 거래 재개로 향후 쿠팡과 CJ제일제당의 '극적 화해' 움직임도 관심을 끌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CJ제일제당의 햇반 납품가에 대한 갈등이 깊어지자 상품 발주를 중단하는 등 현재까지 햇반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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