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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은행 충당금 더 쌓아라" 주문한 금융당국···금융지주, 실적 부담 더 커진다

금융 금융일반

"은행 충당금 더 쌓아라" 주문한 금융당국···금융지주, 실적 부담 더 커진다

등록 2024.01.22 17:06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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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민생금융지원 방안·추가 충당금으로 실적↓당국 8대 은행에 대손충당금 산정 체계 강화 주문"추가 충당금 규모에 따라 실적 변동성 생길 전망"

금융당국이 주요 은행들에게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를 늘리도록 조치하며 은행들의 실적 부담감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부터 경기대응완충자본(CCyB)과 스트레스완충자본, 특별대손준비금 등의 제도도 본격 시행될 전망인 만큼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KB국민·신한·우리·NH농협·광주·대구·경남은행과 카카오뱅크 등에 대손충당금 산정 체계를 강화하라는 내용의 경영유의 조치를 취했다.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산정하기 위한 기대 신용 손실 추정 때 사용하는 지표가 최근 실측치보다 낮아 부실 위험 확대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당국은 은행에 부도율 등이 최근 실측치보다 낮지 않도록 추정 방식을 보완하고 미래 거시경제 변화를 예측하는 모형의 적정도도 강화하라고 강조했다.

주요 은행들이 고령층을 위한 점포부터 어린이집 설립 등 다양한 상생 금융 방안들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각 사 제공주요 은행들이 고령층을 위한 점포부터 어린이집 설립 등 다양한 상생 금융 방안들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각 사 제공

단, 이 같은 조치는 은행들의 실적 악화 요인 중 하나로 꼽혀 향후 배당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을 포함한 4대 금융지주사의 지난해 4분기 추정 순익은 2조2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9% 감소해 시장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악화의 주요 요인은 민생금융지원 방안에 따라 은행들이 4분기에만 약 1조4000억원의 비용을 인식할 것으로 추정되고 상당한 추가 충당금 적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선 증권가에서는 4대 금융지주사가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약 3100억원의 추가 충당금 적립이 예상되고 그 외 해외대체자산 평가손 인식과 담보대출 부도시손실률(LGD) 상향 및 부동산PF 추가 충당금 등을 상당히 적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민욱 DS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의 경우 3분기 신용 LGD에 이어 담보 LGD 관련 추가 충당금을 대형은행 기준 평균 약 1000억원 규모로 전입할 예정"이라며 "4분기 은행 합산 충당금 전입 규모는 3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약 34.3%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금융당국은 자본확충과 관련해 3가지 제도를 올해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밝히며 주요 은행들의 실적 압박은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우선 5월부터 신용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경대응완충자본' 제도가 시행된다. 이는 신용평창 시기에 추가 자본을 적립해 과도한 신용 확대를 억제하고, 신용 경색 때는 적립한 자본을 해소해 신용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2016년 제도를 도입 후 가중위험자산의 0~2.5% 범위에서 추가 자본 적립 의무를 부과했으나 금융권 부실 위험이 커지자 지난해 5월 적립 수준을 1%로 상향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스트레스완충자본도 올해 중 제도화가 예상된다. 이는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을 점검하는 제도로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시범 운영을 거쳐 올해 내로 도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은행의 예상 손실에 비해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이 부족할 경우 특별대손준비금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증권사들은 4분기 은행 실적을 하향 조정하며 2024년 연간 이익도 함께 내려 잡고 있다. 삼성증권은 당초 8개 주요 금융그룹의 2024년 연간 이익을 20조5440억원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19조250억원으로 7.4% 하향 조정했다. 이는 순이자마진(NIM) 전망의 하향 조정과 더불어 부동산 PF 정리 등을 감안한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충당금을 적립하게 되면 배당, 실적에 있어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코로나19 때부터 현재까지 충당금을 지속적으로 쌓으며 위험 관리를 하고 있는데 향후 실적 영향 등은 금융당국의 요구 규모 등에 따라 변동이 생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은행이 몇 년간 역대 최고 실적을 쓴 만큼 올해의 경우 성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는 쪽으로 기조가 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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